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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 거리 50분 기다려… 놓친 버스 택시타고 추격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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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대중교통 불편' 영종·용유지역 가보니… |
영종하늘도시 조성 등으로 인구가 늘고 있는 영종·용유지역 주민들이 대중교통 이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정류소 표지판만 '덜렁' 시간표 모르면 추위에 낭패
1개 노선 제외 공항에 편중… 신도심 주민들 '몸서리'
2013.1.22일 오전 11시10분 동인천역 버스승강장. 50여분을 기다린 끝에 영종하늘도시로 가는 307번 좌석버스를 탈 수 있었다.
이 버스는 영종하늘도시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노선을 운행한다.
소요시간은 약 40분. 다른 노선 버스들은 시내 곳곳을 돌아서 가기 때문에 2시간 이상 소요된다.
307번 버스 또한 중구 일부지역과 청라국제도시만 경유하기 때문에 부평 등 인천 시내에서 지하철을 타고, 버스로 다시 갈아타 영종지역을 오가는데 대략 1시간 30분이 걸린다.
버스기사 A씨는 "이 노선은 원래 없었는데 영종하늘도시 쪽으로 가는 버스가 없어 생긴 것이다"며 "버스는 물론 택시도 흔치 않아 영종하늘도시에 사는 사람은 굉장히 불편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정 탓에 대중교통 이용을 위한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영종하늘도시의 한 아파트 앞에서 버스를 놓친 20대 여성이 택시를 타고 버스를 쫓아와 허겁지겁 올라탔다.
또다른 20대 여성은 인천 시내로 나가는 버스가 오지 않자 영종지역에 들어오는 버스에 탔다.
이 여성은 "인천 시내에 나가려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1시간 이상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 운서역으로 가 지하철을 타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부족한 버스승강장에 대한 불만도 컸다. 영종하늘도시 내에서 버스정류소는 파란색 표지판만 세워져 있어 찾기 어려웠다.
바람막이나 버스안내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수십분씩 눈을 맞으며 버스를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주민 강모(86)씨는 "버스시간표를 모르면 추위에 떨며 한참을 기다려야 해 곤욕이다"며 "버스가 부족하면 승강장이라도 갖춰서 노인들이 눈·비라도 피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내에서 영종·용유지역으로 들어가는 버스노선은 모두 7개지만, 대부분 인천국제공항 쪽에 몰려 있어 영종하늘도시 등 신도심으로 가는 버스는 307번 노선 1개다.
하지만 배차간격이 50여분이다보니 주민들이 인천 시내를 오가는데 제약이 많다.
LH가 자체적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대중교통 불편은 여전하다.
시 관계자는 "영종·용유지역에 학교가 신설되고 유입 인구가 점차 많아지고 있어 버스 증차와 노선 변경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다"며 "시 예산상 증차는 어려워 다른 지역의 버스를 빼서 영종·용유 지역에 배치해야 하는 상황인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