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설명: 진주가 깔려있는 듯한 모래톱을 지닌 전주탄폭포.
지우자이꺼우-황롱 여행기는 지난 1997년에 필자가 혼자 했던 배낭여행을 바탕으로 연재하고 있다. 2000년 8월말 여행사 투어를 이용해 다시 지우자이꺼우 일대를 찾은 필자는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여행기를 읽고 필자와 같은 방식으로 배낭여행을 시도하려는 네티즌은 현지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를 위해 최근 바뀐 관광정보를 정리해 본다.
Q: 한국 여행사의 관광상품으로 지우자이꺼우 일대를 손쉽게 구경할 수는 없나? A: 2001년 4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공항에서 청뚜(成都)로 직항편을 개설함에 따라, 한국 여행사의 관광상품을 선택해 황롱과 지우자이꺼우를 구경할 수 있다. 서울과 청뚜간의 직항편 왕복요금은 58만원 안팎이다. 여행사에서 내놓은 4,5일의 단체관광 패키지상품을 이용할 경우, 여행사마다 60만원대부터 70만원대까지 다양한 상품이 있다. 올해 들어서는 같은 항공로을 이용해서 티베트까지 가는 패키지상품에도 여행객들이 줄이 잇고 있다. 자신의 경제적 상황과 여행사의 서비스를 고려하여 나름대로 세운 일정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Q: 여행기에 나오는 내용처럼 도로 사정이 안 좋은가? A: 지난 97년 배낭여행을 할 당시 오고 가는 길 위에서 직접 목격한 교통사고는 모두 9건이었다. 계곡에서 길로 떨어지는 낙석, 좁은 2차선 비포장도로, 중국인들의 고약한 운전습관 등으로 인한 사고였다. 98년 청뚜에서 지우자이꺼우까지 이르는 전 도로구간이 포장되어 교통은 한결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사고의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 때문인지 중국 여행사들은 투어를 이용하는 모든 관광객에게 20위안의 여행자보험을 강제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에서 오는 여행객 또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출국 전에 보험을 들고 여행길을 나서는 것이 좋을 듯 싶다.
Q: 여행사를 이용할 경우와 배낭여행의 경우 대략 며칠이 걸리는가? A: 잘 포장된 도로 덕분에 길 위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 때문인지 97년 5~6일간의 일정으로 짜여졌던 관광투어는 3~4일로 짧아졌고, 배낭여행 또한 루얼까이(若爾蓋) 대초원을 스케줄에 포함하지 않는다면 6일로 충분하다. 물론 이것은 차량 이동에 문제가 없는 성수기(3~10월) 이야기이고, 비수기인 겨울철에는 눈이 많이 내려 돌출상황이 자주 발생하니 일정에 유의해야 한다.
Q: 지우자이꺼우를 여행하는 것은 언제가 가장 좋은가? A: 중국에서 7일간 황금연휴를 즐기는 노동절(5월1일)과 국경절(10월1일), 학교 방학기간인 7,8월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국인들로 지우자이꺼우 일대가 메어 터진다. 방학이나 휴가동안 여행을 할 수밖에 없는 여행자는 어쩔 수 없이 여름철을 선택해야 되겠지만, 뭐니 해도 여행하기 가장 좋은 달은 노동절과 국경절 시즌을 제외한 4,5월과 9,10월이다. 이 시기에는 청명한 날씨에다 온화한 기후, 꽃이 피고 낙엽이 지는 지우자이꺼우와 황롱의 '춘추미경'(春秋美景)을 감상할 수 있다. 찾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 번잡함을 피해 느긋하게 여행하는 이점 또한 누릴 수 있다.
Q: 해발 3,000m가 넘는 고산지대를 여행하는데 고산병 위험은 없는가? A: 해발 500m인 청뚜에서 버스로 출발하여 하루만에 3,000m까지 오르는 여행길이라 고산병 위험은 충분히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길을 따라 순차적으로 고산지대를 오르기 때문에, 본래 심폐기능이 약한 환자를 제외하고 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주의해야 할 점은 차량 이동시 줄곧 잠을 청하거나 차 안에만 있지 말아야 한다. 계속 잠을 청할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식을 잃을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동중 차가 정지할 때마다 차에서 내려 주변을 거니는 등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후텁지근한 청뚜에서 서늘한 고산지대로 환경이 변하기 때문에 긴팔 옷가지를 준비하면 좋고, 봄-가을철은 초겨울의 기온이므로 이에 알맞은 의복을 가지고 가야 한다.
Q: 중국의 숙박업소는 외국인 전용과 내국인 전용이 있다는데, 지우자이꺼우 일대는 어떠한가? A: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면 비교적 깨끗하고 안락한 호텔에서 묵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문제는 배낭여행자인데 먼저 중국의 숙박시설 체계를 이해해야 한다. 한국이 무궁화로 호텔 급수를 나누는 것처럼 중국 역시 호텔을 1~5성(星)까지 구분한다. 3성 이상의 호텔은 외국인과 중국인 할 것 없이 모두 숙박이 가능하지만, 2성 이하의 호텔은 업소에 따라 외국인의 숙박을 거부한다. 그 이유는 중국 정부가 안전을 이유로 시설이 미비하고 안전이 허술한 숙박업소에 외국인의 숙식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여관에 해당하는 대다수 '초대소'(招待所)는 원칙적으로 외국인이 묵을 수 없지만, 일부 지역의 업소는 융통성을 두고 있다. 최근 들어 숙박업소에 대한 중국 행정기관의 관리감독이 허술해지면서 이러한 규정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우자이꺼우 일대 또한 일부를 제외한 숙박업소들이 외국인의 숙박을 받아들이고 있다. 단, 배낭여행자가 필히 유의해야 할 것은 방값이다. 겉으로는 가격법에 의해 엄격한 정찰제를 시행하고 있는 듯 하나 일급호텔에서도 방값의 흥정이 가능한 곳이 바로 중국이다. 경비를 최대한 아껴야 하는 배낭족이라면 가격표에 적힌 금액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중국어를 못하더라도 필답이나 보디 랭귀지로 가격을 깎도록 노력해 보라.
Q: 중국 관광명소의 입장료가 예상외로 비싼 편인데, 황롱-지우자이꺼우는 어떤가? A: 황롱은 글에서 소개한 입장료가 여전히 고수되고 있다. 하지만 지우자이꺼우는 97년과 달리 98년부터 내국인, 외국인으로 분리됐던 요금체계가 하나로 통합되었고, 입장료에 숙박비가 포함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지우자이꺼우 경내에서의 숙박과 외부 관광차량의 계곡 진입이 금지됐다. 작년 말부터 계곡내 숙박금지로 배낭여행자는 하루만에 지우자이꺼우를 구경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99년부터 녹색관광버스 제도가 시행되면서 지우자이꺼우 경내는 특수한 경우의 VIP 차량만 입장할 수 있다. 따라서 100위안(1만5000원)인 정식 입장료 외에 90위안인 녹색관광차표를 따로 구입해야 해 실질적으로 입장료는 190위안이다.(동절기의 경우 입장료 80위안, 녹색관광차표 70위안) 만약 하루동안 제대로 구경을 못한 여행객은 둘째날 입장료를 구입할 시, 전날 구입한 입장권을 제시하면 40위안에 살 수 있다.
Q: 하루만에 지우자이꺼우의 모든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가? A: 2001년부터 계곡 내의 숙박시설을 모두 폐쇄하기로 한 지방정부의 조치는 날로 오염이 심각해 가는 지우자이꺼우의 보존을 위해 시기적절하다. 그렇지만 하루 종일 지우자이꺼우 경내를 돌아다니며 구경해야만 하는 관광객으로써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뿜어내는 매연으로 '녹색관광'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계곡 경내의 버스는 여행객에게는 유일한 교통수단인데, 각 볼거리에서의 시간 안배와 더불어 버스의 운행간격을 제대로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필자의 여행기에서 등장하는 원시산림은 제쳐놓는 것이 좋지만 다른 곳은 모두 살펴보는 것이 낫다. 또한 전구간 포장이 완료된 도로사정을 고려할 때 교통은 한결 수월해 졌지만, 보통 15분 간격으로 다니는 녹색관광버스의 운행시간에 맞추어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Q: 중국음식이 입에 잘 맞지 않는데, 지우자이꺼우 여행시 먹을 것을 미리 준비해야 되는가? A: 해외여행의 즐거움은 한국과 전혀 다른 이국(異國)의 풍경과 문화를 접하고 맛보는 것이다. 프랑스요리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종류가 풍부하고 맛깔이 넘치는 중국요리를 즐기는 것은 중국여행의 또 다른 묘미이다. 허나 모든 사람들에게 맵고 짜면서 기름기가 많은 쓰촨요리가 입맛에 맞을 수는 없다. 더욱이 지우자이꺼우 일대는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지고 교통이 불편한 지역적 특성 때문에 가공식품과 과일류가 평지보다 2배 이상 비싸다. 따라서 중국음식이 입에 맞지 않거나 틈틈이 과일을 먹고 싶은 관광객은 여행 출발 전 미리 사두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