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호선
촌놈인 내가 가장 많이 타본 노선일겝니다.
서울에 특별한 볼일 이 그리 많지 않은 나로서는 누굴 만나거나 공연을 보러간다거나
큰 책방에 가야한다거나 할 때 이용하던 노선이니까요
젊은시절 남자친구(?)가 경기도 가평에 근무할 때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던
시청역 덕수궁 근처의 롯데리아, 추억의 종로서적, 종각역 근처 찻집 등등을 찾아갈 때
어디서 내려야하는지만을 정확하게 외워서 자신있게 올라탔던 오직 하나의 대중교통
그 <지하철1호선>이란 이름의 연극이 대학로에서 10년 넘게 장기공연되고 있잖아요
저는 2년전 지인들과 그 감동을 함께 나눈 적이 있습니다.
어제 남편의 동료들이 모여 그 연극을 보러간다며 들 떠있네요
결혼후 남편과 함께 거닐던 차 없는 거리의 싱싱함이 떠올라 고연시리 부럽고
무조건 따라나서고 싶은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래서 대학로 어디쯤에 찢어진 청바지 입고 거니는 여인이 있거들랑
내가 아닌지 잘 살펴보라는둥 하며 심통도 부렸지요
저녁에 기다리면서
'지금쯤 공연이 끝났을까?'
'혹 민들레 영토에서 저녁을 먹고 있진 않을까?'
'예쁜 찻집에서 차한잔 하며 연극낙수를 즐기고 있는건 아닐까?'
에고 자정이 지나도 안오고, 1시가 지나도 안들어오는 남편
아무래도 지하철 1호선에서 내려 2호선, 3호선, 4호선.......
마구마구 갈아타고 있는 중인가봅니다.
아니 어쩜 순환선을 타고 비잉빙 서울을 돌고 있는지도.
내가 이렇게 기다리며 연극이야기 함께 나누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고..........
카페 게시글
길이 있어 떠납니다.
지하철 1호선
최동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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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0.0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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