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20일 금요일
18:00 영도대교 입구 연안터미널에 도착
원보. 성근. 병규. 중기내외. 점곤내외 작은아들 도훈.
9회 김선동선배 내외. 15회 김석동 오정환선배. 우리 내외. 모두 14명인가?
늦게 도착한 서율내외 까지 16명. 병술 첫 산행 동료이다
설봉호는 금강산을 오 가는 큰 배로 월.수.금은 제주행이다
인당 승선료가 53천원. 이번은 금액만큼 다 치러야 한다
호당 6명씩. 2층 침대 3동. 화장실 샤워도 가능하다
우리는 2021호를 배정받고 서둘러 2층 복도 넓은 곳을 선점
온갖 학창 시절 이야기로 술과 안주를 비운다. 9회 김선동 선배님만 말씀이 없으시다
배는 조는 듯. 흰 포말을 가르고. 온통 검은 바다 속을 간다
1월 21일 06:00 제주항
겨울 같지 않게 너무 포근하다. 36매 코닥 필름 1통 4,500원
25인승 버스로 성판악 이동
가이드가 "폭삭 속았수다" "소구멍 말멍 했수다" 방언을 소개한다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수고랄꺼야 있나요)
06:45. 신제주 "모이세" 해장국에서 아침 식사
깨끗한 선지와 작은 풋고추가 일품이다
07:20. 식사 완료. 멀리 한라산은 흐린 구름으로 모습을 감추고 있다
서귀포시와 제주시를 관통하는 "516 도로"는 박정희 대통령시대의 작품이다
08:25. "비가 올 것"이라는 성판악 관리소의 안내를 뒤로 하고 출발이다
2m40cm까지 쌓였던 눈은 러셀 옆으로는 발도 딛기 어렵게 한다
08:50. 1.3Km. 하얀 눈 위에 까마귀 소리만 남는데 아직 진달래밭까지 6Km. 백록담은 2.3Km
12시 까지 진달래밭에 도착토록 안내판이 재촉한다
09:40. 속밭. 성판악에서 3.5Km지점. 진달래밭 3.8Km. 백록담은 2.3Km.
길 옆으로 팔 잃은 삼나무가 온통 눈을 뒤집어 쓰고 있다
09:55. 태양열 화장실 너머. 가지 끝에 쌓인 눈이 마치 산 능선 처럼 아련하고
서쪽에서 온 바람은 눈을 한 쪽으로 몰아 커턴을 친 듯 하다
11:35. 진달래밭 산장. 나무 계단은 보이지도 않는다
포근했던 오름이 갑자기 달라 진다. 정상을 시샘하는가
차디찬 강한 바람이 정상을 휘감아 나가고 무거운 발걸음은 천근같다
13:20. 백록담은 한 쪽이 무너진 담장처럼 찬 바람과 한줌 눈을 안고 있다
관음사까지는 8.7Km. 오늘 3000여명 등반이라 서둘러 하산하란다
오정환선배가 식사 장소를 선택하고 모두들 기다리는데
거센 바람에 얼굴마저 가린터라 지나쳐 버린 일행도 있었다
내림은 급 경사라 미끄럼으로 내리느라 모두 아우성이다
탐라계곡에 에베레스트 부산 등정팀이 훈련 캠프를 차렸다
북쪽 사면 설풍 속 훈련중인 대원들의 모습이 흐릿하다
16:20. 백록담 4.6Km 지점. 관음사 지구 안내소 까지는 아직 4.1Km.
3.7Km 남은 곳. 해발 1000m라 표기 되었다
한 길로 늘어진 하산길. 지루해도 지나칠 수도 없다
18:00. 관음사 주차장. 땅거미가 내리는 시간. 아이젠도 눈에 젖은 신발도 쉬어야 한다
뉴제주 호텔은 작은 장급이나 방은 넓고 따뜻하다
11시 그리스와의 축구도 봐야 하는데 눈이 감겨 온다
1월 22일 일요일
09:00. 오늘 하루는 관광이다. 제주의 인구는 약 53만명
제주시에 30만 서귀포시에 8만명. 남,북제주군은 없어지고 조만간 광역시로 변모될 예정이란다
09:25. 제주 민속 자연사 박물관. 인당 입장료 1,100원. 건너편은 "고" "부" "양" 삼성혈이다
정면으로 흰 옷을 차려입은 한라산이 뚜렷이 보인다
제주의 감귤은 삼국시대부터 지금은 약 250여 품종을 재배
처녀가 허벅을 허리에 인 것은 거센 바람 탓이며
글 모르는 이의 솟장 수결이 그림 같고. 돌확도 돌도구리. 돌구유. 돌화로등으로 구분해 놓았다
11:00. 국립 제주 박물관. 인당 1,000원.
제주의 귀양살이 인물들중 근대에 파렴치범이 많은 것이 특이하다
12:35. 용꿈돼지꿈식당 점심. 흑돼지 수육은 맛이 별미다
13:53. 성읍 민속 마을. 488가구중 440명의 과부가 있단다. 최고령 107세
"조근년이 조끄트레 보질 보질 옵서예"라며 입담 걸죽한 안내원이 나선다
(작은 년 곁으로 빨리 따라 오세요)
세금없고 1년 가구당 정부 보조금 50만원. 1달 2번 의무 봉사란다
입담 값으로 특산품 검은 오미자 원액 한통. 4만원에 산다
14:55. 일출랜드.
25만년 전 생성된 미천굴은 길이 1.7Km. 관광 가능지역은 365m 까지이다
소원 성취 돌탑. 왼쪽으로 3번 오른쪽으로 3번. 아내는 돌고 또 돈다
습한 동굴내. 천정. 바닥. 모두 푸른 이끼가 세월을 머금고 있다
제주의 구릉은 낮다. 좁은 도로. 돌로 두른 묘. 조랑말. 잦은 구름
15:55. 대한 항공 홍보관인 정석 항공관.
14분 동안 6개국 관광 안내. 360도 영사관이 특색이다
17:05. 동북 관광 어장. 옅은 푸른 색의 소라죽이 일미다
18:00. 제주 공항은 인당 35만원 까지 년 4회 면세란다.
19:35. 아시아나항공. 20:04. 시속 879Km. 바깥 온도 -25도
잡을 수 없는 "순간"이라도 기억은 언제까지나 남는지
파도를 가르며 가서 바람을 가르며 오다
첫댓글 즐거운 산행 축하합니다.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참 멋진 산행기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