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울며 구르고 쓰러지고, 자빠지면서 헤메더니 저녁때쯤 나가보니 문앞에서 미동도 없이 웅크리고 있다가 내가 다가가니 눈빛을 번득이며 바라본다.
행여나 어미가 찾아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버려 두었는데 하루종일 헤메다 결국엔 문앞에 있었다.
이 때는 너무 지쳤는지 반항도 안하고 우는 소리도 내지 못했다.
죽기 일보직전인데도 눈빛은 살아있네~~~
들고 들어 와 일단 목욕부터 시키는데 너무 축 늘어져서 죽은줄 알았다.
목욕을 다 시키는 동안에도 축 처져서 몸이 덜렁덜렁 늘어져 있었지만 죽던 살던 깨끗이 씻기고나서 살리던지 해야할것 같다.
이 아가도 눈뜬지 얼마 안됐고 잘 걷지도 못할 정도로 어린 아가였다.
2~3일동안은 주사기로 분유를 먹이면 잘 넘기지도 않고 먹지도 않아 기력을 못 찾았는데, 수시로 주사기로 강제로 쳐 넣다시피 분유를 먹였다.
딱 한모금 겨우 넘기고는 그 다음에는 그냥 흘러 나와 다시 기운 차릴때까지는 좀 힘들었지만 기운을 차리고 나니 펄펄 날라다니고 몹시 활달했다.
처음 몇일간은 손가락을 빨더니 나중엔 손만 보면 깨물고 장난을 쳐서 같이 놀아줬는데 나중엔 너무 아파서 손을 줄 수가 없었다.
종종 갸우뚱한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저 아줌마는 과연 누구길래 나를 여기 데려왔으며 앞으로나는 어떻게 처신을 해야하나 고민이라고 하는 걸까?
잠이 깊이 들었는지 자세가 불편해 보이는데도 거의 사망상태다.
엎어져 잘 자고 있다가 작은 인기척에도 금방 깬다.
파란눈동자가 매력이다.
고양이들이 너무 어렸을때는 눈동자가 살짝 사팔뜨기같이 보일때가 있는데 조금 커지면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자리를 잡는다.
엎어져 자고 있다가 내가 지나가니 내가 간 방향으로 몸을 뒤틀며 바라본다.
까만 고양이는 선호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지 사진빨이 안 받아서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몰라도 분양이 잘 안돼서 한달 넘게 데리고 있다가 태안에 혼자 두고 갈 수가 없어 추석명절엔 서울집에 같이 데리고 갔다
추석연휴 지나고 처음 키우는것이라 오랫동안 고민하다 결정했다는 어느 분이 동물병원에 가서 고양이에 대해 공부도 하고 가방, 화장실, 사료... 등 모두 갖춰 놓고 데리고 갔다
낯선집에 가서 힘들어 할 것 같아 일단 내 가방을 빌려줬고 적응되면 돌려 받기로 했는데, 일주일쯤 지나 동물병원에 들러 기본 건강체크하면서 가방을 돌려 준다고해서 만났는데 고새 나를 잊었는지 별로 반기지도 않는다.
너무 정들어서 보내면서도 아쉬웠는데 새로운 보호자가 많이 아껴주는것 같아 안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