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그 시(詩)- 내일을 여는 작가 창간호
단풍 들 무렵
채광석
가을은 사람 속으로 들어오고
사람들은 가을 속으로 번져 간다
가을에 사람은 누구나 한 번씩
한 점 단풍으로 내걸리고 싶어한다
제 생애의 절정을 노래하고 싶어한다
*(사)한국작가회의가 간행한 계간지 ‘내일을 여는 작가’ 창간호(1995년)에 담긴 시이다.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로 창립하여 실천문학을 창간(80년) 했었으나 어둠속에 스며들고 민족문학작가회의(1987년)로 다시 태어난다.
8년만에 탄생한 창간호이다. 2007년 부터는 (사)한국작가회의로 명칭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른다.
현암사의 도움으로 출간되었고 김정한,박두진선생의 창간 휘호가 작가들을 반긴다. 물론 뒷표지 속표지 모든 광고는 현암사 광고이다.
창간사 송기숙,창간축시 고은,김동리의 별세로 한국적 순수문학 이데올로기에 대한 청산적 분석을 한 권두평론 구중서, 80장 분량의 장시 박태순의 ‘소산동 일지’,황명걸,이중기,채광석의 ‘3인 신작시’,임수생,조태일,장효문,정양주,이후란,이상국,강영환,배창환,도종환,서규정,최영철,고재종,김기택,나희덕,박규리의 시, 소설에는 윤정규,손춘익,조갑상,김하경,박혜강,김한수,평론에 친일문학론의 임형택, 친일문학론의 이경훈, 작품평으로 황광수,이은봉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이은봉의 작품평 ‘혼돈의 시대,질서 찾기의 몸부림들’에서 창작과 비평 1995년 가을호에 실린 채광석의 시 ‘수미산(須彌山)에 대해 ’ “이 시는 해학으로 가득 차 있는 시인 채광석의 ‘민중에서의 마음’을 보여 준다, 비판적 내려봄보다는 애정어린, 그리고 즐거운 들여다봄을 통해서 획득되고 있다.”라고 평하고 있다.
한참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안동 김씨 휴암공파의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도 떠 올려지고....
-사십대 웬 아줌마가 봉분 만한 배를 싸안고/시팔 좆팔 네기미 개 같은 놈 하며/해남 시장을 빠져나온다 양손에 찬거리 봉다리 가득 들고서/므슨 좆이 다 늙어서도 좆이여 힘들어 죽겄구먼,/당신 남편을 두고 하는 소린지 어쩐지 아예 악을 써가며/날숨 들숨 오입하듯 뺐다 넣다 한다/ 좀 들어 드릴까요 했더니 휜히 내다보이는 젖가슴 사이께/ 애 불알만한 땀을 닦아내던 아줌마, 쑥스러웠던 걸까/총각 글씨 난 평생 애 못 낳는 병신인 줄 알았당께로, 웃는다/이십의 처녀 같은 홍조를 들킬세라 뒤뚱뛰뚱 앞서가며/어매 시팔 어매 좆팔 네애미 추접스런 놈 하며/수미산을 꼬옥 싸안고 아줌마,첫 배처럼 종종걸음친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 김동환박사,시인,수필가,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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