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용호 공사의 지난 2015년 모습.
탈북한 태영호 전 주(駐)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탈북 당시 자녀들에게 "이 순간부터 너희들에게 노예의 사슬을 끊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19일 국회에서 정보위 이철우 위원장과 여야 간사와의 간담회에서 "태 전 공사가 오랜 해외 생활을 통해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을 보면서 한국의 민주화와 발전상을 체감했고 이에 따라 오래 전부터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 김정은의 통압·공포 통치 아래 노예 생활하는 북한의 참담한 현실 인식하면서 체제에 대한 환멸감 커서 결심 굳혔다고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직위 올라갈수록 자택내 감시가 심해져서 도청이 일상화되고 있다"며 "김정은이 나이가 어려서 통치 수십년 지속될 경우 자식 손자까지 노예생활 면치 못하겠다는 절망감과 우울증 시달리는 간부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처형된 것도 도청되고 있는 줄 모르고 집에서 이야기를 잘못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은 "딸이 오지 못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태 공사에게 딸은 없고, 아들 2명은 모두 다 왔다"며 "북한이 자금 횡령 등 범죄 저지르고 처벌 두려워서 도주했다고 비난했지만 태 공사는 이같은 모략에 대비해 귀순 전 대사관에 자금 사용 현황을 정산하고 사진까지 촬영해놓는 등 철저히 대비한 뒤 귀순했다"고 전했다.
또 태 공사는 "귀순 이유에 대해 개인 영달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억압과 핍박에서 해방되고 민족의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일생 바칠 것을 각오했다"며 "앞으로 신변위협을 무릅쓰고라도 대외 공개활동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통일에 대한 태 공사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김정은 한사람만 어떻게 하면 무조건 통일된다"며 "2인자가 없어서 체제 무너진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태 전 공사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오는 23일부터 일반적인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