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일 미국 뉴저지 주의 이스트러더퍼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챔피언결정전인 ‘2014 슈퍼볼(Superbowl)’이 열렸다. 이날은 미국의 스포츠 팬들뿐 아니라 전 세계 광고주와 광고회사들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날 이기도 하다. 슈퍼볼 경기는 미국 스포츠계 최대 이벤트로 동 시간대 시청자가 1억 명이 넘는 미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이다. 30초짜리 광고 1편의 광고료가 400만 달러(43억 원)가 넘지만 전 세계 기업들은 새로운 광고를 선보임으로써 자사의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어 하며 글로벌 광고회사들은 자존심을 걸고 작품을 내놓고 경쟁하기 때문에 ‘지상 최대의 광고전"이라고도 불린다.
슈퍼볼 광고는 높은 비용뿐 아니라 창의성과 신선함 때문에 미디어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아 왔다. 이러한 전통은 18회 슈퍼볼 광고 때 방송되어 화제가 되었던 ‘1984’라는 이름의 유명한 애플 매킨토시 광고에서 시작되었다. 슈퍼볼 중계방송 중 단 한 번 방송되었던 이 광고는 슈퍼볼 경기 다음날 모든 사람에게 경기 결과보다 더 큰 화제가 되었다.
슈퍼볼이 끝난 후에도 각종 미디어의 보도로 광고주들은 부가적인 광고효과를 얻으며, 그들의 웹사이트로 고객을 다시 불러들인다. 가장 대표적인 미디어로는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의 ‘슈퍼볼 애드 미터(Super Bowl Ad Meter)’로 온라인 투표를 통해 순위를 선정한다.
올해 조사에서 전체 1위는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의 ‘퍼피 러브(Puppy Love)’로 말과 강아지의 유대 관계를 보여주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광고는 슈퍼볼이 열린 당일 오후 6시까지 온라인 조회 수 362억 건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버드와이저 광고
올해 슈퍼볼 광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자동차 광고였다. 영국 자동차 재규어는 아카데미상 수상자이자 영화 ‘킹스 스피치’로 오스카 감독상을 받은 톰 후퍼가 감독하고 영국배우 벤 킹슬리, 톰 히들스톤, 마크 스트롱이 등장하는 60초짜리 광고로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마세라티는 중형 고급 세단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기블리가 어떻게 준비를 했고 성공할 것인지에 대한 포부를 어린아이를 통해 보여주는 광고로 슈퍼볼 광고시장에 새롭게 입성했다. 크라이슬러는 미국의 전설적 포크 가수 밥 딜런을 출연시켜 자동차 산업과 미국의 자존심에 대해 설명했다. 딜런은 광고에서 “독일은 그들만의 맥주를, 스위스는 그들만의 시계를, 아시아는 그들만의 휴대폰을 만들게 해라. 우리는 그들의 차를 만들겠다”고 말한다.
재규어 광고
마세라티 광고
크라이슬러 광고
USA투데이의 여론 조사 결과 가장 치열했던 자동차 브랜드 광고 중 1위(전체 광고 중 6위)를 차지한 것은 "아빠의 육감(Dad’s Sixth Sense)"이라는 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 광고였다. 미국 인기 드라마 ‘빅뱅 이론’의 조니 갈렉키를 등장시켜 어린 시절 위험한 상황에서 늘 아들을 보호해주던 아버지의 든든한 역할을 제네시스가 대신한다는 내용으로, 제네시스의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을 부각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 밖에 폭스바겐(11위), 크라이슬러(12위), 쉐보레(13위•23위), 토요타 하이랜더(21위), 아우디(22위), 재규어(24위), 혼다(33위), 지프(36위), 마세라티(43위), 포드(49위) 등의 순으로 집계되었으며, 현대의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광고와 모피어스가 등장하는 기아차의 K900(한국명 K9) 광고도 각각 전체 15위와 16위를 차지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현대자동차 광고
레슬링 스타 헐크 호건과 올림픽 체조선수 매리 루 레톤 등 1980년대 추억의 스타들이 출연해 라디오? 매장을 리모델링하는 광고를 내보낸 전자제품 유통업체 라디오?(RadioShack)의 광고도 광고 전문가와 시청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브랜드 이미징 전문가 딘 크러츠필드는 라디오? 광고에 대해 “스스로 브랜드를 희화화했다는 점이 인상 깊다”고 평가했다
라디오 ? 광고
세계 각국의 언어로 부르는 코카콜라의 ‘America is beautiful’ 광고와 기술을 통해 인간의 삶에 희망과 진보를 가져온다는 컨셉의 마이크로소프트의 광고 ‘Empowering’도 진한 감동을 주는 광고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슈퍼볼에 두 번째로 광고를 낸 스웨덴 의류 브랜드H&M 광고에는 데이비드 베컴이 속옷만 입고 출연했으며,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광고에는 U2가 등장하여 화제가 되었다.
코카콜라 광고
마이크로소프트 광고
H&M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