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흘 남았다. 러시아가 한달이상 이어온 '임시 휴일및 자가 격리' 체제를 11일로 끝낼지, 연장할지 결정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7일 "푸틴 대통령이 이 조치를 연장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할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시간이 있다"고 답변했다.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전날(6일) 열린 방역대책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은 각 지역별로 맞춤형 방역및 경제사회적 활동 제한조치의 해제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방역당국은 3단계 제한조치 해제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러시아 언론들을 보면, 지역별로 각기 다른 계획들이 쏟아지는 느낌이다. 신종 코로나(COVID 19)의 신규 확진자가 닷새 연속으로 1만명을 넘고, 코로나 감염 사태가 6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리나라와 같이 전 지역에 적용되는 일률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확진자가 집중되는 모스크바와 수도권(모스크바주)는 큰 틀에서 '자가 격리' 체제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면서 산업 분야별로 해제 우선 순위를 정해 경제적 활동을 재개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우선 12일부터 건설및 산업제조 분야 업체들의 조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 조치로 50만개의 일자리가 제 자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스크바에서만 50만명이 '자가 격리'상태에서 벗어나 다시 도시 이동을 시작한다는 뜻이다. 개인 접촉에 따른 감염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게 마련이어서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즉각 지하철·버스·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 이용시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내놨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소뱌닌 시장은 이날 개인 블로그를 통해 오는 12일부터 식료품점과 마트 등 편의시설과 대중교통수단 이용시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위반자에게는 5천 루블(8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모스크바시는 또 '자가 격리' 조치에 따른 통행허가제를 계속 유지하면서 대형 상가와 식당, 미용실 등 서비스 업체, 문화·교육·스포츠 분야 등 비생산 분야의 영업 중단은 오는 31일까지 연장했다.
이에 따라 제한 조치가 풀린 건설및 산업제조분야 근로자 50만명을 제외한 나머지 시민들은 여전히 집에 머물러야 하며, 도시 이동 역시, 제한된다. 모스크바시의 '자가 격리' 연장에 따른 실업 수당과 자영업바 보조금 등은 추후 연방정부와 협의하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러시아 러시아 연해주는 이날 "오는 8일부터 일부 기업에서 일하는 시민을 제외하고 나홋카시에 대한 주민 출입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나홋카시는 극동지역에서 가장 먼저 개방된 항구 도시로, 인구는 14만8천명에 이른다.
사실상 '지역 봉쇄'에 해당하는 연해주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나홋카시에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방역당국은 나홋카시의 확진자 증가율은 연해주 전체 평균의 2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방역당국은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 등 전국 84개 지역에서 1만1천231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며 "누적 확진자는 17만7천160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확진자는 독일(16만8천276명)과 프랑스(17만4천191명)를 넘어섰다. 미국과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에 이은 세계 5위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