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봄의 전령인 벚꽃은 4월 초 내렸던 봄비와 함께 일찌감치 떨어지면서 덩달아 봄이면 항상 울려 퍼지던 단골 음악인 "벚꽃엔딩"도 급하게 마무리되었다. 이렇게 봄을 보내기에는 아쉬워서 그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눈과 입을 함께 만족시키기 위한 곳을 물색했다. 인근이면서 새로운 곳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물색하던 중 장모님께서 영종도 마시안 해변을 추천해주었고 우리는 곧장 그리로 차를 몰았다.
수원에서 마시안 해변까지는 약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월곶 JC를 거쳐 인천대교를 건너면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 초입에 들어선다. 2020년 2월 이후 오랜만에 건너는 인천대교와 인천공항 표지판을 바라보기만 해도 벌써 우리 마음은 여행자의 기분이 느꼈다. 그 당시의 기억을 소환했고 아들도 그 때의 기억이 새롯 떠오르는지 여행지였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기억을 끄집어내 우리 대화에 동참했다.
마시안 해변은 영종도 초입에서부터 약 30여분 더 가야만 했다. 가는 길에 이곳은 이제야 벚꽃이 만개하여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비록 교통체증이 있었지만 마지막인 벚꽃엔딩 노래를 흥얼거리며 이 순간도 즐기려고 노력했다.
여기서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는 팁이라면 용유역을 경유하지 말고 영종해안남로를 따라 가다가 영종해안남로 321번길로 우회전한 후 곧바로 공항서로 84번길로 좌회전을 하면 우회할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용유역에서부터 교통체증이 시작해서 마시란에 진입하기 전까지 꽤 힘든 기다림이 있으니 우회도로를 이용하여 용유도해변에서 역으로 마시안 해변에 들어오늘 길을 추천한다.
힘든 교통체증을 이겨내면서 배가 고파진 우리는 조개구이 맛집으로 향하기로 했다. 최근 "나혼자 산다-성훈편"에서 매스컴을 탄 "마시안어부집"을 가기로 했는데, 그곳에 도착해서 알았지만 이전부터 꽤나 유명한 곳이었다. 각종 매체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주말이라 주차장이 만차였다. 우리는 운이 좋게 빨리 주차할 수 있었지만 좁은 주차공간이 아쉬웠다.
예약을 하지 않고 왔기에 현장에서 예약해야만 했었는데, 이 식당은 크게 내부와 외부로 구분되어 좌석이 배치되어 있었다. 다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맛나는 조개구이를 먹고 싶어 이곳을 찾았지만 아쉽게도 외부의 자리는 적어도 1시간은 웨이팅이 있었다. 너무 긴 대기시간이 부담되어 비교적 여유자리가 있는 내부의 웨이팅 시간을 물어보니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말에 바로 외부같은 내부에 자리를 차지하고 맛있는 모둠조개구이를 먹을 수 있었다.
4인 기준 모둠조개구이(대)를 주문하면 적당할 것이다. 피조개를 비롯하여 각종 조개류와 석화를 맛볼 수 있고, 볶음라면은 덤으로 맛볼 수 있다. 아들을 위해 칼국수와 새우튀김도 주문했으니 우리 가족은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맛있는 조개구이를 먹고 난 후 차를 이곳에 두고 마시안 해변의 일몰 맛집인 마시랑 카페로 향했다. 해변가를 따라 약 15분 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천천히 산책하듯 해변가를 거닐며 소화시키고 아들과 모래놀이와 달리기 등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밀물 때라 해변가에는 바닷물이 가득했다. 갈매기들은 아이가 던져주는 과자를 쟁취하기 애를 쓰고 있었다.
오후 5시 정도에는 밀물 때라 해변에서 물장난을 즐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찌감치 캠핑장비와 모래놀이 도구를 갖고와서 자리잡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거의 대부분이 가족단위였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우리도 서둘러 와서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역시 바닷가에는 갈매기가 있어야 제 맛이다. 본인을 찍고 있다는 느꼈는지 단숨에 날아가 버렸다.
누군가가 만든 모래성이 참 이뻤다. 아들도 이곳에 한몫을 거들었다.
드디어 도착한 마시랑 카페는 마시안제빵소와 나란히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언뜻 같은 건물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엄연히 다른 업소이기 때문에 혼동하지 않길 바란다. 또한, 제빵소에서 바로 카페로 넘어가는 길이 없어서 해변가를 이용한 여행객이라면 차도로 잠시 빠져나왔다가 카페로 이동해야 하므로 참고하길.
마시안제빵소는 외부 좌석 간격이 비교적 좁아서 살짝 답답함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마시랑 카페를 더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정원의 크기와 분위기 때문이다. 마시안제빵소에 비해 마시랑 카페는 정원이 훨씬 넓고 확 트인 느낌을 주며 좌석 간격도 넓어서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마시랑 카페 입구의 모습. 멋스러운 소나무가 이곳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듯했다.
외부에 마련된 좌석 간격도 넓어서 답답해보이지 않고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넓은 정원이 있어서 가족단위로 이곳을 방문한다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포토존도 있기 때문에 인생샷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다만, 이곳은 마시안 해변가로 내려가는 통로가 없어서 바로 옆에 있는 절을 이용해서 내려갈 수 있으니 참고하길.
해변가 바로 앞에 위치한 사찰의 모습. 불상이 없다면 이곳이 절인지 쉼터인지 모를 정도로 정겨웠다.
마시랑 카페는 곳곳에 소나무가 심어져 있어서 이곳의 분위기를 한층 더 멋스럽게 해주고 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 때 소나무는 정말 멋진 풍경이 된다.
아직은 해질녘 전이지만 카페 앞 소나무와 함께 보는 해는 멋짐이 폭발하는 듯했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일몰을 구경하고 있었다. 역시나 일몰 맛집답게 해가 저무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멍하니 일몰을 감상한 후 다시 차량이 있는 마시안어부집으로 향했다. 마시안 해변가를 걸으면서 썰물 때의 일몰 풍경도 참으로 아름다웠다. 허전함이 더해져 더욱 운치가 돋보였다. 아들이 왜 바닷물이 없어졌냐며 묻는 바람에 밀물과 썰물, 만조와 간조의 관계 등도 덩달아 얘기해줬지만 과연 어느 정도나 알았을까? 그래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위안을 삼으며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