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 밖에 세워두었던 차에 타기 전에 꼭 하는 것이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 총총거리고 밖으로 나와 차 시동을 미리 켜 놓는 것이죠. 물론, 요즘에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집 안에서도 차량의 시동을 켤 수 있습니다. 차갑게 식은 차량의 시동을 미리 켜 데워 놓는 것. 그것을 바로 예열이라고 하는데요.
예열을 하지 않으면 운전자가 추위에 떠는 것은 물론이고 차량이 제 성능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운동선수들이 시합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몸을 풀어 열을 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하지만 기름값을 생각하면 예열을 오랜 시간 하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예열은 얼마나 해야 하는 걸까요?
자동차 예열, 꼭 필요한 걸까?
본격적으로 운전하기 전 차가운 공기가 가득한 차량 내부를 데우기 위한 목적 외에 자동차 예열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적당한 자동차 예열은 필요합니다.
특히, 경유차나 새 차의 경우에는 예열을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 전기로 불꽃을 튀겨 폭발을 일으키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디젤엔진의 경우 압축착화 방식으로서, 강한 압력과 온도로 인해 경유가 자연 폭발을 일으키도록 만드는 거죠.
추운 겨울철에는 온도가 낮아져 있기 때문에 압축착화에 적합한 온도로 올라가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예열을 해 두면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겠죠?
신차 역시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엔진이 제대로 길들여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낮은 온도에서 무리해 주행하기 보다는 예열 과정을 거치는 것이 엔진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엔진 예열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엔진오일과 변속기오일 때문인데요.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이 되면 엔진오일과 변속기오일의 점도가 높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오일이 엔진과 변속기에 제대로 스며들지 않은 상태로 피스톤이 움직이게 되고, 그렇게 되면 엔진에 무리가 가게 됩니다. 따라서 예열을 통해 오일의 점도를 낮춰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자동차 예열, 얼마나 해야 하나?
그렇다면 자동차 예열은 얼마나 하는 것이 좋을까요? 보면 날씨가 많이 춥다고 10분 이상 씩 시동을 켜 놓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장시간 예열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동을 오래 켜두면 공회전으로 인해 연료 소모, 배기가스 배출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엔진들 대부분이 기계식 엔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엔진오일과 냉각수의 온도가 금방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짧게는 5분, 길게는 10분 이상 예열하는 과정이 필요했었죠. 그러나 요즘 나오는 엔진은 전자식입니다.
전자식 엔진은 엔진오일, 냉각수 등이 전자식으로 제어가 되기 때문에 예열을 오래 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름에는 1분 정도, 겨울에는 2분 정도면 충분한데요.
시동을 걸어 놓고 잠시 차에서 내려 타이어 점검이나 차량에 흠집이 난 곳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면 2분은 금방 지나갈 시간입니다.
그런데 시동을 거는 데에도 과정이 있다는 점, 알고 계신가요? 예전에는 키를 꽂은 후 돌려서 시동을 거는 식이었지만 요즘에는 버튼식이라 한번에 시동을 걸기가 더 쉽습니다. 하지만 예열을 할 때에는 평소와는 다르게 시동을 걸어야 합니다.
우선, 스타트 버튼을 가볍게 눌러 ON 상태에 둡니다. 보통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ON 상태가 됩니다.
아니면 기어를 P가 아닌 N이나 D 상태에 놓으면 스타트 버튼을 눌러도 시동이 걸리지 않고 ON 상태가 됩니다. 이렇게 ON 상태가 되면 계기판에 있는 각종 경고등에 불이 들어옵니다.
이중 ‘엔진 체크 경고등’이 꺼지거나 모든 경고등이 꺼진 후에 시동을 걸면 됩니다. 그렇게 시동을 걸게 되면 순간적으로 rpm이 높은 상태가 되는데요.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내려서 1~2분 정도 차 한 바퀴 슥 돌고 오면 rpm이 다시 낮아져 있을 겁니다. 이때 주행하면 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rpm을 낮추기 위해 기어를 P나 N에 놓은 상태에서 엑셀을 밟아 공회전 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엔진 수명을 줄이는 최악의 행동 중 하나입니다. rpm이 떨어진 상태에서 출발하더라도 처음부터 고속 주행은 금물입니다. 저속주행부터 시작해 자동차가 정상 온도에 도달하게 되면 그때 고속주행해 주세요.
출발 전에는 예열, 도착 후에는?
운동회를 생각해 보면 본격적으로 운동회를 시작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죠? 반대로 운동회가 끝날 때에는 마무리운동을 합니다. 준비운동은 예열이라고 할 수 있고 마무리운동은 ‘후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후열은 추운 겨울보다는 더운 여름에 꼭 해야 하는 것 중 하나인데요. 예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후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겠죠?
후열의 정의를 찾아보면 고열의 터빈에 오일을 지속해서 공급하면서 냉각 및 윤활을 해주어 터보로부터 고착 및 유착을 방지해주고 엔진 열도 냉각시켜주는 엔진 및 터보차저의 보호를 위함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너무 어려운 말인데요. 후열은 쉽게 말해 주행으로 인해 높아진 온도를 낮춰주는 것을 말합니다. 예열과는 반대인 거죠.
후열을 하지 않으면 잔존열에 의해 온도가 상승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오일 자체가 변형되어 카본이라는 불순물 덩어리를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되면 실린더 압력이 낮아지고 벨브의 밀폐력 저하, 차체 부식, 연비 감소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으로는 엔진보링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네요.
후열 과정은 간단합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10분 전부터는 저속주행을 하고 도착 후 1분 정도 후에 시동을 끄는 겁니다. 열을 식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사실 추운 겨울보다는 여름에 더 필요한 것이 후열이지만, 겨울이라고 해서 엔진의 온도가 높아지지 않는 것은 아니기에 이러한 후열 과정을 거치는 것이 엔진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