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나라 때종때의 명신이자 올곧은 선비로 널리 알려진 사람으로 위징이라는 인물이 있다. 아마 장흥위씨의 시조 위경과는 관료관계를 떠나 숙질(叔姪) 관계 또는 친척의 선후 관계라는 주장도 있는 분이다.
(전 청송종친회장 위춘석님, 장흥위씨종보 제5호 기고글 중에서, 1999년)
상기의 위징은, '정관정요' 속에서도 태종에게 자주 어려운 말을 하는 '직언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진 인물로, 고려시대 불가상서(不可尙書, 아니되옵니다)의 아이콘으로 알려진 위계정의 선조격인 인물로 추정된다.
이런 위징도 언제나 직언만 한 것은 아니었다.
십팔사략(이언호 엮음)에 따르면 때로는 우회적인 간언을 하기도 했다. 다음은 위징과 태종의 대화이다.
"소신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쳤습니다. 앞으로도 반드시 정도(正道)를 걸으며 폐하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합니다. 바라건데 폐하께서는 이 보잘것 없는 산하를 충신으로서가 아니라 양신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위징이 그렇게 말하자 태종이 물었다.
"충신과 양신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양신이란, 자신도 세상 사람들의 칭찬을 받을 뿐만 아니라 군주에 대해서도 명군이라는 명예를 얻도록 하며, 동시에 자자손손 번영하는 신하를 말합니다. 그리고 충신이란, 자신은 주살을 당하는 비운을 겪으며, 군주를 극악무도한 임금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물론 국가와 자기 가정까지 멸망시킨 뒤에 오직 "옛날에 한 사람의 충신이 있었다" 는 평판만을 남기게 되는 신하를 말합니다.
이와 같은 이치를 생각할 때 양신과 충신은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습니다.
위징의 설명이 끝나자 태종은 이렇게 말했다.
"잘 알았다. 그대는지금 한 말을 잊지 말고 양신이 되어 주기 바란다. 나도 그대의 말을 마음에 두고 국정을 펴 나가는데 잘못이 없도록 하겠다."
('십팔사략' 이언호 엮음 중에서)
상기의 문장을 살펴보노라면, 산하가 군주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참으로 대단한 인물이리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끝)
(위춘석님 글, 1999년 종보 제 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