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 (秋分)
양력 9월 22일 또는 23일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날이다
밤이 길어지는 시기이다
하지 이후로 낮이 조금씩 짧아져서 추분점에 이르러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
추분점이란 천구상 황도와 적도의 교점 가운데에서 태양이 북쪽으로부터 남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으로 적경. 황경 모두 180도, 적위, 황위 모두 0도이며, 현재는 사자자리와 처녀자리의 중간에 위치 한다.
'추분'이라는 말은 가을(秋)의 분기점(分)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중국의 전통의학서인 <황제내경(黃帝內經)>(기원전 475~221), 당나라의 역사서인 <구당서(舊唐書)>(945), 원나라의 <수시력(授時曆)>(1281) 등 여러 문헌에서 추분 기간을 5일 단위로 3후로 구분하고, 초후(初候)에는 우레 소리가 그치고, 중후(中候)에는 동면할 벌레가 흙으로 입구를 막으며, 말후(末候)에는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추분 기간에 대한 이런 묘사가 조선 초 이순지(李純之) 등이 펴낸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1444) 등 한국의 여러 문헌에도 인용되고 있는데, 중국 문헌의 절기는 주(周)나라 때 화북(華北, 지금의 화베이 지방으로 베이징과 텐진이 있는 지역) 지방의 기후를 기준으로 기술된 것이어서 한국의 기후와는 차이가 있다.
추분도 다른 24절기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히 절일로 여기지는 않는다.
다만 춘분과 더불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으므로 이 날을 중심으로 계절의 분기점 같은 것을 의식하게 된다.
즉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므로 비로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이 무렵의 시절음식(時節飮食)으로는 버섯요리를 대표적으로 꼽는다.
또한, 추분 즈음이면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도 따서 말리는 등 잡다한 가을걷이 일이 있다.
호박고지·박고지·깻잎·호박순·고구마순도 이맘때 거두어들여야 하지만 산채를 말려 묵은 나물을 준비하기도 한다.
추분이 지나면 곧 찬 서리가 내리고 밤은 차차 길어진다.
제비는 돌아갈 준비를 하고 기러기가 찾아온다.
한 해는 마지막을 향해 빠르게 달린다.
추분은 사람들이 세월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자신의 수확을 한 번쯤 정리해보게 하려는 하늘의 뜻이 담겨 있는 날이기도 하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추분을 맞아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별인 노인성(老人星)에 국가에서 제사를 지냈다.
노인성은 남반구의 별자리에 있는 별인데 한반도에서는 여름철에는 보이지 않고, 제주도와 남해에서 추분과 춘분 사이에만 관찰이 가능하다.
추분에 노인성이 나타나면 길하다고 보아 국가의 평안과 국민의 안녕을 비는 제사를 지냈다.
추분에 부는 바람이 건조하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든다고 보았다.
조선 후기 다산 정약용의 아들 정학유(丁學游)가 지은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중 '8월령(음력이므로 대체로 양력 9월 무렵에 해당)'에 백로 추분 절기에 대한 당시 농촌 풍습이 전한다
추분에 먹는 절식으로는 고등어, 광어, 갈치, 가지, 버섯, 박고지, 고구마 순, 깻잎 등이 있다
특히 9월이 제철인 고등어, 광어, 갈치는 회로 먹기도 하고 구워 먹기도 하며 익숙한 밥반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