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 일상생활 23-1 영화 보러 가지예~
2층에서 살다가 1층 104호로 이사해서 생활한 지가 석 달 째인 변*성씨~
새로운 거처가 마음에 드냐고 물을 때마다 복지사에게 웃으면서 그렇다고 대답하셨다.
보름 전에는 같은 방 종현 씨가 영화를 보고 왔다고 마주칠 때마다 주변 복지사들에게 자랑하면서 한 동안 떠들썩했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그 일이 있은 후 며칠이 안 되어 직원에게 영화를 보러 가자고 먼저 제안하는 *성씨~
"우리도 영화 보러 가지예~" -변*성님
*성씨가 먼저 무언가를 하러 가자고 말을 꺼낸 것은 처음이라서 약간 당황스러웠지만, 내색하지 않고 바로 대화를 이어갔다
''무슨 영화를 보러 갈까요?''
"아바타"
이제까지는 복지사가 먼저 ''~00에 나가볼까요?'', ''~00한번 해 볼까요?''라고 제안을 했어야만 *성씨는 그제야 외부로 움직이셨다.
그도 그런 것이 태어난 고향인 부산을 떠나와 이곳 낯선 땅 청주로 이사 와서 잘 정착하셨으면 하는 시선과 생각이 주변복지사들의 바람과 응원이었다.
그래서 작년 봄부터 자칭 '짝꿍데이트'라는 명목으로 청주의 명소나 유원지를 소개하고 함께 돌면서 나름대로 '변*성씨 청주 정(情) 붙이기 프로젝트' 해 왔었는데...
이번에는 시작자체가 사뭇 그것 과는 다른 성격인 것이다!
그래서 옆에서 돕는 입장에서 순간 기쁘고 뿌듯했다.
*성씨와 함께 다온빌에서 점심을 먹은 후, 청주해피콜에 몸을 싣고 영화시간 전에 cgv에 도착하였다.
티켓 발권 전 여유가 있어서 *성씨에게 물어보니, 아메리카노를 마시자고 하신다.
날씨는 한 겨울이지만 기분 좋게 아이스커피를 원샷하셨다.
그리고 나오는 한 마디 ''좋네예~''라고 말하면서 빙그레 웃으셨다.
이런 모습을 보면 누구나 *성씨가 커피마니아라는 사실은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아바타 1탄은 부산에 살 때에 집에서 컴퓨터로 봤다고 하셨다.
오늘은 '아바타 2'...
집의 컴퓨터가 아닌 청주 율량동으로 외출해서 cgv 대형 스크린을 통하여 감상을 하신다.
3시간 20분의 영화가 금세 지나갔다.
영화는 재미없었지만 팝콘이 더 좋았다고 웃으면서 너스레를 늘어놓는 *성씨의 여유 있고 밝은 표정이 보기에 좋았다.
다온빌로 돌아오는 짧은 여정에 홈플러스에 들러서 구정 명절선물도 함께 구입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복지사의 제안에 그렇게 하자고 하신다.
홈플러스 지하매장에서 이것저것 유심히 둘러보시는 *성씨는 싼 것은 싫고 무조건 최고급으로 사자고 하신다.
*성씨께 여쭈어 보니, 어머니, 누님댁, 청북교회 목사님, 부산용호장로교회 목사님에게 드릴 것이라고 하셨다.
점심 먹고 나온 외출이 어느새 캄캄한 밤이 되었고, 해피콜은 20분만 도착했다.
운이 좋게도 전손님이 예약을 취소해서 빨리 오게 되었다는 기사님의 설명에 *성씨가 웃으면서 좋아하신다.
'붕우웅~ 덜커덩 달커덩~'
어두운 밤도로를 뚫고 어느새 다온빌에 도착했다.
옆에서 돕는 복지사가 낑낑거리며 홍삼정 선물세트 4세트를 들고 다온빌 104호 방에 *성씨 침대 곁에 옮겨놓았을 때, *성씨가 직원에게 웃으면서 진심을 전했다. 오늘 고맙고 수고했다고...
그리고 지쳐서 침대에 눈감고 쓰러진 *성씨의 얼굴을 보면서 주체적인 일상의 첫걸음을 뗀 *성씨가 왠지 자랑스러보였다.
그리고 오늘의 기억이 오랫동안 보람의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 같아서 좋았다. 시작은 작은 걸음이지만, 평범한 일상의 모습을 만들어 나가는 *성씨를 응원합니다!!
2023. 01. 16. 유원욱
재성 씨가 영화도 보시고 커피도 한 잔하시고 귀한분들 선물도 사시고 하루를 바쁘게 보내셨네요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