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탄 후 귀에서 먹먹함이 지속된다면 항공성 중이염을 의심해야 한다. 항공성 중이염이 있으면 비행기를 탈 때마다 귀가 먹먹해지고, 귀에서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이때 물을 마시거나, 하품을 하거나, 껌을 씹으면 증상을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큰 도움이 되진 못한다. 항공성 중이염의 원인과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해 알아본다.
1.심하면 고막 손상까지 일으켜
항공성 중이염은 갑작스러운 기압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 우선, 귀안 공간과 코 뒤편을 연결하는 통로인 이관의 기능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관은 귀 안쪽과 바깥쪽의 기압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비행기를 타지 않은 평상시에도 닫혀 있다가 한 번씩 열리면서 귀 안쪽과 외부의 기압 차를 조절한다. 이관이 정상적일 때는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행기가 이착륙하거나 급격한 고도 변화가 생기면 귀 안쪽의 중이 공간(고막부터 달팽이관 직전까지의 공간)과 외부의 압력 차가 발생한다. 이때 이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막히게 되면 항공성 중이염이 발생할 수 있다. 항공성 중이염이 나타나면 귀가 먹먹해지고, 귀에서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먹먹함으로 인해 주위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드물지만 심한 경우 고막이 손상될 수 있다.
2.껌 씹기·삼키기·하품하기, 가장 좋은 대처법
하지만 비행기를 탈 때 압력 차가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갑작스럽게 항공성 중이염 증상이 나타났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세브란스 병원 이비인후과 한지혁 교수는 “증상 완화의 핵심은 압력 차이를 해결하는 데 있으며 이관이 열렸다 닫히면서 압력이 조절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는 게 생리적으로 가장 좋은 대처법”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한 교수는 “껌을 씹거나, 물이나 음식과 같은 무언가를 삼키거나, 하품하는 등 의도적으로 구강 내 움직임을 발생시키면 이관이 열렸다 닫힐 수 있다”고 말했다.
3.증상 더 악화된다면, 약물 미리 처방받기
갖은 노력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이관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지혁 교수는 “비행기 탑승 시에만 증상이 발생할 경우 점막 부종을 감소시키는 약물을 미리 처방받아 비행기 탑승 시에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비행 후에도 귀가 먹먹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이비인후과에서 고막 진찰 및 청력 검사 등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한 교수는 “비행기 탑승이 아닌 평소에도 귀가 먹먹하거나, 귀울림 등의 중이염 증상이 자주 생긴다면, 증상 완화를 위해 고막 환기관삽입술이나 이관 풍성 확장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염이 있으면 항공성 중이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 비염이 있으면 비강 내 점막 비후가 동반된 경우가 많다. 점막 비후는 점막이 과형성돼 두툼해진 상태를 말한다. 이때 이관 또한 잘 열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귀와 코 사이의 연결 통로인 이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