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삽시다
전부터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 하여
길조로 여기는 까치와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운운
하며 노래하는 비둘기가 시골에서는 이제
해로운 조류가 된지 오래라는군요, 특히 이 녀석들은
이제 막 심은 콩을 파 먹거나 콩싹이 나오는 것을
잘라 먹어 버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떼지어 다니며
심하면 전봇대등에 둥지를 틀어 전기 사고도 일으킨다 합니다.
그러니 애써 심고 가꾸는 농부의 입장에서는
애물 단지가 다 되었습니다.
잠시만 눈을 떼면
총 공습을 감행 하여 마치 전쟁이라도 하듯
공포탄과 시위를 해야만 잠시 쫓을 수 있으니...
오늘 아침 절 주위의 풍경입니다.
절에 노보살님이 어렵게 밭을 매어
종콩 즉 메주 콩을 심고 싹이 나서자라는 모습을 보며
메주 쑤는 상상을 하신 모양인데
그만 새떼들의 기습에 남아 나지를 않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콩밭에 앉아 염불도 하고 회심곡도 하며
새들을 경계 하면서 아침 때도 거르고 있는 것입니다.
전에 어느 노스님이 팥을 심으며
가을에는 팥죽을 맛있게 먹겠다 하니
시자가 스님 먹어야 먹는 것입니다 하더랍니다.
스님은 고놈 참 괘씸 하다 하고는
팥이 자라고 실하게 열매를 맺으며
팥죽 얘기만 꺼내면
시자 역시 같은 말로 받습니다.
결국은 팥죽을 잘쑤어 큰 방에 가져 가다 엎어져서
못먹게 되자 시자 왈 "스님 먹어야 먹는 것입니다."
하더라는군요.
가을이 되도록 콩밭에서 새와
전쟁 아닌 전쟁 치르실 보살님을 생각 하면
그 얼마나 된다고 사 드시면 되지 하다가도
그런 노력과 삶의 자세가 보살님을 지켜온 힘인걸 하면서
말리지도 못합니다.
덕분에 올 가을에는 반야콩과 회심콩으로
담북장이며 된장 간장 고추장 맜있게 먹겠습니다.
부산에서 혜월 스님은
상좌들이 멧돼지가 산전의 콩밭을 남기지 않는다 하니
아 그건 내가 보지.
이런 노장들은 일이 없으니 내가 하마.
하고 나서시기에 대중들은 감지덕지 했다지요.
나중에 밭에 가보니 노장은 멧돼지들과 붙들고 뒹굴며
야 이놈아 이게 맜 있고 저건 별로야 하면서
산전을 온통 헤집어 놓고 있었다지요.
중이 먹건 멧톳이 먹건 천지간에 나온 곡식이니
천진 도인에게는 가림이 없었겠지요.ㅎㅎ
원래 산의 주인은 저들이었으니
더부살이 하는 우리야 같이 삽시다.
원효사 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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