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차 산행기(2012.6.29.다대 아미산)
간 곳 : 괴정역-장림 경희병원정류소-아미산-롯데캐슬
참가자 : 태화, 춘성, 난곡. 청암, 석당, 연암, 덕촌 이상 7명
제주도에는 장마가 시작되었고 남해안에도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부산지방은 잿빛 구름이 하늘을 반쯤 가리고
더위도 심하지 않아 산행하기에 적당한 날씨이다.
우리 일행 7인 장한은 괴정정류소에서 만나 다대포행 96번 버스를 타고
장림 경희병원 앞 고려냉장정류소에서 내렸다.
거기서 남쪽으로 약 100m 앞에서 우측 아미산으로 들어간다.
안내를 자임한 난곡은 이곳을 4-5차례 위쪽에서 내려왔던 길임에도
올라가는 길 입구를 못 찾아 잠시 헤맨다.
그 틈을 이용해 연암회장의 배낭 속엔 매실주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 리 없는
석당과 춘성이 생탁을 사러 가까운 슈퍼에 잽싸게 달려간다.
다른 산행인에 길을 물어 바로 옆의 절 입구로 들어가서
절 앞에서 우로 돌아 다시 절 뒤로 해서 상당히 심한 경사길을 올라간다.
여기서 잠시 머무르는 사이 뒤따라 도착한 석당과 춘성의
생탁병이 연암의 배낭 속에 세를 든다.
아미산은 다대포와 장림 사이에 있는 324m의 작은 산이지만
작은 고추도 매운 데가 있듯이 겉보기 보다는 경사가 심해
다리 힘을 빼는 곳이 두어군데 있다.
연암은 혼자서 생탁 3병, 매실주 1병, 안주 약간을 몽땅 지고
자꾸 뒤쳐진다.
어제 마신 비싼 맥주가 다 달아난다고 몹시 아까워하면서…….
그러나 정말 값진 등산은 혼자 다 하고 건강은 혼자 다 챙긴다.
“酒”라는 글이 들어가는 음식은 그것이 술이든 술의 보조품(안주)이든
간(肝)이라는 인체의 화학공장에서 분해작용을 거쳐야 되는데
이 분해공정이 제대로 끝나기 전에 계속 들어와 과잉이 되면
공장에 쌓이고 넘쳐 공장 마비가 일어난다.
이 마비현상의 초기가 지방간이요 심하면 간경화니 뭐니 하는
질병이 된다고 하는데 땀흘리는 운동으로 이 “주”자들의
적체물들을 청소하여 주니 건강에 얼마나 좋은가?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다음번부터 술병 서로 지고 오려고
경쟁을 할까 걱정되지만 이치가 그러니 말을 안 할 수도 없다.
연암회장의 愛酒 정신과 봉사정신이 긍정적 부메랑이 되어
복덩이로 되돌아 온다는 말이 된다.
비탈의 중간쯤에서 잠시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쉬는데
10여m 아래에서 中老의 아주머니 한분이 힘들여 올라온다.
이것을 본 청암은 얼른 일어나 길을 비켜 준다.
난 곡 : 아주머니 이 사람이 이렇게 봉사심이 간한 사람입니다.
아직 독신인데 딸 있으면 사위 삼으세요.
아주머니 : (힐끗 보더니)저리 늙은 총각 사위 삼아 뭣에 쓰게요.
헛소리 같은 농담이지만 농담은 웃음을 낳고 웃음은 건강을 낳는다.
드디어 아미산 정상 응봉봉수대에 서서 확 트인 사방을 조망한다.
넓은 김해평야와 낙동강을 비롯해 돛대산 신어산 봉화산
가덕도 연대봉 거제도 대한해협 등등
그림 같은 다대항과 몰운대 쥐섬 나무섬....,
그리고 낙동강 하구의 여러 모래톱들…….
이 응봉봉수대는 터만 남아있던 것을 몇 년 전에
근로봉사원들이 임도에서부터 돌을 져다 날라서 쌓고
주변 정리까지 말끔히 만들었으며
일 년에 1-2회 참배도 하는 곳이다.
여기서 왼편 오솔길은 산 능선을 타고 숲속으로 산 입구까지 가는 길이며
우측 길은 하구 전망이 좋은 전망대 정자를 지나
임도를 거쳐 산입구로 가는 길이다.
우리는 우측 길을 택했다.
전망대 정자에 도착하니 환갑을 막 넘긴 듯한 아주머니 두 분이
간식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도 이곳에다 술상을 펼쳤다.
넉살 좋은 친구들이 방앗간 앞을 그냥 지나는 참새가 될 수는 없다.
농담 몇 마디 곁들여 생탁과 매실주를 권하니
토막토막 자른 바나나도 오고 반달 같은 참외도 온다.
도막난 바나나를 보고 춘성 왈
“내걸 누가 이래 놨나?
"뭐라고? 아직도 자기 것이 이맘큼 커?"
아주머니들은 못들은 척 눈을 아래로 향한 채 참외만 깎고 있다.
이쯤 되면 아주머니들이 배를 잡고 뒹굴어야 되는데....,
지금까지 걸어온 숲속 길을 지나 林道로 나왔다.
아미산의 일부는 옛날에 동기 김정웅씨 집의 소유였고
이 林道 개설시에 동의를 해 주었다고 한다.
어느 곳이나 바다에 가까운 산은 무궁한 세월동안
해식작용과 세찬 바람의 작용을 받아 경사가 심하다.
임도는 이 산의 그런 특성을 이용해 산 중턱의
적의한 곳을 골라 길을 낸 것이고
길의 아래 쪽은 폭 1.5m정도로 말뚝을 박고 줄을 쳐 경계를 만들고
그 안에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코스모스 꽃길을 만들고 있다.
임도를 지나 롯데캐슬 APT에 와서 김모 여사의 식혜로 잠시 땀을 식히고
이어서 캐슬APT를 종단하여 약15분 쯤 지난 12:30분경에
다대 시파크 앞에 도달하였고
값싸고 맛있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애용하는
산삼회의 전통을 살리면서 동시에 대중적이며
어항이라는 다대포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음식인
“장어탕”(실제는 붕장어탕)에 C1을 반주로 하여
산행에 소비된 스태미너를 얼마쯤 보충하였다.
산행계획에는 낙동강하구 전망대가 들어 있었는데
시간운영을 잘 못해 안내해 드리지 못해 미안하고
부산의 멀고 먼 남쪽 끝에 있는 다대포의
별로 유명하지도 못하고 풍광이 빼어나지도 않은 작은 산
아미산까지 와 주신 친구분들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모든 동기분들의
건강을 빕니다. 끝
첫댓글 아이구, 난곡 선생, 남해말로 사구(사기)버리고 대접 얻었다는 말이 열번 맞소이다. 산행기의 전범이 바로 이것이오. 사진에, 좋은 지식을 곁들인 글에 유머까지 섞여있으니 남계의 글보다 감칠 맛이 갑절이올시다. 넘넘 감사합니다.
산행 도중 작던 크던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남계 생각이 나고
빨리 참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일어난다네.
과찬 그만 하고 빨리 나오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