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학원 숙제가 너무 많아서 일정이 빡빡해요. 흑흑<-
이거 빨리 쓰고 시르웬 황녀나 마저 읽어야 겠어요.()
아아, 시르휀 황녀 작가님! 필체 존경합니다![막이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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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아무리 힘들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 이 길은 아직 시작일 뿐.
우리 앞에 남은 많은 시간들을 위해서 쓰러지지 말고, 뒤쳐지지 말고, 빛을 향해.
힘들면 쉬어도 돼, 다시 일어날 수만 있다면 몇 번이고 쉬어도 돼. 너와 나, 우리 둘 뿐인
이 험난하고 기나 긴 길, 우리의 미래를 향해, 저 멀리 보이는 빛을 향해.-
내가 말하자 마자,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다물는 바람에 마리와 엘라임, 실피드, 카즈네,
룬, 그리고 나 또한 적잖이 당황했다.
"아, 내가 소개 안 해줬구나. 자, 여기는 우리 어머니이자 골드 드래곤이신 아를리네시아나."
….
내가 죽기 바로 전의 유희 때, 내가 엘라임을 따라 처음 왔을 때의 아를린은 이런 반응이
아니었는데. 엘라임의 계약자라면 자신의 애칭을 불러도 된다면서 자신의 애칭을 말하던 그녀의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다.
"음, 이 쪽은 내가 자주 말해줘서 알겠지? 내 반려이자 블랙 드래곤이고 드래곤 로드인
이아오네스. 이 쪽은 마왕인 유리안 드 데스트로 카로니엘 3세. 그리고 이 쪽은 우리 오빠인
아로크 엘레인 아르네스카. 아, 이 쪽은 마천족 로드인 카인 데이리안. 그리고 이 쪽은
데이리안씨의 비서인 루에리안 켈즈. 음, 이 정도면 내가 아는 사람은 다 설명한 건가?"
"…만나서 반갑습니다. 혼돈의 정령왕인 …카오스, 입니다."
이게 아닌데, 내가 원하던 재회는 이게 아니었는데. 리안과 카인까지 차가운 눈으로 보는 것은
정말, 정말로…. 다들 가족이나 다름 없는 존재들이었는데, 너무나 소중했었는데….
나를 잊은 거니, 아니면 겉모습이 바뀐 나 따위는 필요가 없다는 거니….
"카오스, 카오스. 이리로 와봐. 카즈네랑 룬이 할 말이 있는 것 같으니까 우리는 정원에 가자.
우리가 들어서 별로 재밌을 얘기도 아닌 것 같고."
"…그래."
* * *
"카오스, 카오스라…."
마리와 카오스가 나가고 난 뒤, 삭막해진 집무실 안에선 카즈네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곧 고개를 들고 룬을 쳐다보았다. 너 할 말 있는 거 아니까 빨리 하라는 뜻이었다.
"흠, 분위기 깨서 죄송합니다만…, 아를린?!"
발랄한 미소년 같던 분위기의 룬은 아를린을 부르며 두 눈은 치켜떴고, 그제야 아를린은 룬이
이 곳에 찾아온 게 무엇을 뜻하는지 깨닫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음, 그, 그러니까 룬…."
"골드 드래곤의 수장이면 수장답게 서류 처리 좀 하고, 드래곤들 군기도 좀 잡아! 네가 여기서
놀고 있으니까 골드 드래곤 전체가 아예 놀자판이잖아!"
"…미안해, 조만간 가서 처리할게."
아를린은 침울한 음성으로 대답했고, 카즈네는 용건이 끝났다는 듯 나가…려고 했으나 룬이
냉정히 카즈네를 붙잡고 아를린에게 말했다.
"조만간? 조만간이 언제인지 모르겠네? 걱정 마, 내가 서류 이공간에 집어넣고 왔으니까.
여기에서 서류처리하면 너도 놀 수 있고 나도 옆에서 보좌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네. 그렇지?"
"…."
그대로 넉다운이 되어버린 아를린이었다. 룬은 생긋 웃고 먼저 나가버리고, 카즈네는 카인을
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더니 룬을 따라 나가버렸다.
"엘라임. 이번 대의 카오스는, 어떤 존재야?"
"무슨 말을 해주길 원하나."
아를린이 조용한 음성으로 묻자, 엘라임은 평소보다 더 찬바람이 몰아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옆에 앉아있는 실피드도 과히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약하고, 여리고, 정령 주제에 눈물이나 흘려대고, 과거가 굉장히 슬픈 듯한 아이였지.
자신의 입으로 중급 마천족이라고 했으니 리아는 아닐 거다. …아마도."
먼저 나가면서 떠올렸던 카오스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들은 리아의 빈자리가 언제나 커다랗게
느껴져서 더이상 새로운 존재를 받아드릴 수가 없었다. 거기다 마리가 보여주었던 그 친근한
말투와 행동, 평소라면 상관하지도 않았을 정령왕의 기분을 자신이 먼저 용서를 비는 모습이.
혹시나 해서, 정말로 혹여나 '리아'일까봐…, 마음 졸였을 뿐이었다.
"…젠장, 카즈네티안. 그 자식이 여기는 왜…."
작게 중얼거리던 카인만이 두 드래곤을 따라 바깥으로 뛰쳐나가듯 나갔을 뿐이었다.
물론, 리안이 그 뒤를 따랐다.
* * *
"…언니."
"…내 욕심인가?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란 거야? 아니잖아, 아니잖아. 난 그들이 날 잊었으면
했어. 그리고 새로운 나를 웃으면서, 옛날처럼 웃으면서 받아줬으면 했어. 그냥 그거 뿐이었는데.
내가 너무 많은 걸을 바란 거야? 내가 그렇게 많은 것을 바랬나? 내가 지은 죄가 너무 많아서,
그래서 이렇게 아픈 벌을 내리는 걸까?"
…네? 그런가요, 주신이시여. 아버지시여. 그래서 그런가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아픈 건가요.
"…미안해, 언니. 난 그냥, 그냥…. 모두들 언니를 반겨줄 줄 알았어. 그럴 줄 알았어.
비록, '마천족 에브게니아 루시아'는 죽었지만 '혼돈의 정령왕 카오스'로써 다시 다가가면
된다고 생각했어. 미안해, 미안해…."
"…마리. 넌 내 계약자야. 난 혼돈의 정령왕 카오스. 이제, 난 네 언니도 아니고 카인을 사랑하던,
카인이 사랑하던 마천족도 아냐. 그것이 그들이 선택한 길이니만큼, 나도 그것을 따르겠어.
…근데, 나 오늘은 혼자 있고 싶어. 그러면 안될까?"
마리는 억지로 밝게 웃음을 짓더니 한 마디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엘라임님이랑 실피드님은 언니가, 아니 카오스가 좋은 존재라는 걸 아니까 같이 설득해볼게.
너무 상심하지 마, …카오스."
"……."
* * *
마리가 떠나가고 꽤 오랜시간을 혼자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던 카오스는 앞 쪽에 인기척이
느껴져서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익숙한 검은 머리가 보였다.
"…카인?"
"미안하지만 아닌데."
"아, 카즈네. 그렇게 서있지 말고 앉아. 보기 불편해."
"그렇다면 고맙게 앉지. …린."
카오스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하지만, 곧 차가운 눈으로 되돌아왔다.
"린이라니? 내 이름은 카오스야. 모르는 게 아닐텐데?"
"그래, 너의 현재 이름은 카오스. …인간인 줄 알았는데, 어째서 혼돈의 정령왕인 거지?
너 설마, 마천족이었던 거냐? 린, 아니 리아. 대답해봐! 마천족의 로드 에브게니아 루시아!"
…. 정적이 흐르고 서늘한 바람이 그들의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어떻게 알아챘어?"
"네가 이안의 반려를 소개할 때, 넌 태어난지 얼마 안 된 혼돈의 정령왕일텐데도 불구하고
이안과 아를린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웠어. 그리고, 나를 볼 때마다 짓는
그 씁쓸한 표정. …내가 왜 너인줄을 모르겠어, 린."
흔들리는 눈으로 고개를 숙였던 카오스가 고개를 들었을 땐, 눈에선 단호한 빛이 흘렀다.
"말하지 마. 아무에게도, 누구에게도."
"…넌 그 때도 그랬지. 네가 인간이 아니었다는 것을 밝히기만 했으면 문제가 없었는데!
내가, 상처받기 싫어서 그랬다는 것을 알잖아. 인간은 너무나 빨리 죽어서 그랬다는 것을.
그냥 밝히기만 하면 됐는데! 모든 일이 행복하게 흘러갔을텐데! 넌 그 꼬맹이의 부축을 받고
돌아서서 가버렸지. 그리고 그 꼬맹이는…, 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남자가 되버렸겠지.
너무 뻔한 스토리 아냐? 대답해, 린. 너는 왜 항상 아픔을 네가 다 지려고 하는 거지?"
"…아무도 상처주기 싫어."
카오스의 입에서 조용한 말이 흘러나왔다. 카오스가 얼핏 본 카즈네는 평소의 그답지 않게
많이 흥분한 표정이었다. …그렇게 화가 나는 걸까.
"상처주기 싫다고 말하면서 꾹꾹 눌러참는 네 마음 속은 이미 찢길대로 찢어져서 재생조차
할 수 없겠지. 그런데도 넌 웃어. 어째서야, 왜? 난 널 잊어본 적이 없는데! 넌 왜 웃어?"
그 말에 카오스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카즈네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름다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카인이 있잖아.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카인이 이 세상에 남아 있잖아. 그가 이 세상에
남아 있는 동안, 내가 이 세상을 미워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가 있으니까, 그가 있잖아…."
"그는 바뀐 너의 모습도 알아보지 못하잖아! 근데도 그가 그렇게 좋아? 아직도 사랑해?
그럼 나는? 너만 생각하고, 떠올리고, 아파하며 몇 백년을 산 나는?"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거센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소나기는 두 남녀의 얼굴에 떨어지고,
흘러 내려서, 두 남녀의 마음을 대신하고 있었다.
"나 너 아직도 사랑해. 그는 잊고 드래곤으로 환생해. 내가, 그런 녀석 따위는 떠올리지 못하게
행복하게 만들어 줄게. 네가 지금 여기서 이런 대접을 받으면서 살 필요는 없잖아?"
순간, 카오스의 눈이 흔들렸다. 그래도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은 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때였다.
운명이란 너무나, 너무나 잔혹해서. 그녀는 정면으로 한 남자와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긴 검은 머리와 소나기가 내리는 와중에도 빛을 잃지 않고 있는 은빛 눈. 왠지 모르게
아파보이는 그의 표정을 마지막으로, 카오스는 바닥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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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돈의 정령왕, 카오스§ -07.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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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고 가요.
감사합니다~
끼야악!!!!!!!!!!!!!!!! 어떻해어떻해어떻해어떻해어떻해 드디어 태권브이와 맞먹을 체력소녀(?) 리아가 쓰러졌다!!!<<어쩌라고;; [으헤헤헤,저도 시르웬 황녀 굉장히 재밌게 봤다는,2부도 재미있어요!!]
그러게요! 믿을 거라고 체력밖에(?) 없던 리아가 쓰러졌!![뭐니] 시르웬 황녀.. 아, 체르디안 공작 사랑해여.(야야) 그래도 나한텐 카인군밖에 없..<-
앍앍앍앍!!!!!!!!!!!!!!!!!!!!!!!!!!!!!! 재밌어요 정말로!!!!! [체르!!!!!!!!!!!!!!!<-] / 다, 다다다다다음편!!!!<
꺄~! 체르!!!!!!!!(넌 또 왜그래)
ㄲㄲ 다음편을 원해요~!!
ㄲㄲㄲ 감사합니다~<<
와아 저랑 같은나이시네요 친구맺어요 안되나?? 흐흐 리아 어뜨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