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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30일 수요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18-22
그때에 18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두 형제, 곧 베드로라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가
호수에 어망을 던지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1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20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21 거기에서 더 가시다가 예수님께서 다른 두 형제, 곧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 배에서
아버지 제베대오와 함께 그물을 손질하는 것을 보시고 그들을 부르셨다.
22 그들은 곧바로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그분을 따랐다.
스스로 미끼가 되신 분
어려서 나는 아주 농촌에서 자랐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겨우 읍내로 나왔고 스물여덟에 대전으로 이사 와서 대전에서 27년을 살았습니다. 그러니 ‘개천에서 용이 난’격으로 아주 출세를 한 셈 이지요. 그래서 지금도 농촌 얘기를 하면 신나기도 하고, 배추 농사가 어떻고, 과일이 어떻고, 비가 안 와도 걱정, 너무 많이 와도 걱정하는 등 농사 걱정이 많은 순수한 농촌 사람입니다. 어려서 송아지를 낳으면 시골 동네는 작은 경사가 있는 날입니다. 누구누구네 소가 어제 순산을 하였다며 모두 축하해 주기도 하고 그 송아지가 젖이 떨어지고 6개월쯤 되면 코를 뚫는 행사를 하면 동네가 시끌법썩하기도 하였습니다.
코를 잘 뚫기로 유명한 사람이 당연히 초청되고 소의 코를 뚫을 나무를 잘 깎아 놓고, 아주 짠 간장도 준비하고, 숯불을 뜨겁게 피워놓고 송아지를 붙잡고 있을 장정들은 대기하고 있습니다. 먼저 소를 달래서 몰고 오면 코를 뚫는 분이 소를 붙잡고 달래면서 숯불에 빨갛게 달구워진 뾰족한 나무송곳으로 순식간에 소의 코를 바른쪽 콧구멍에서 왼쪽 콧구멍으로 잽싸게 뚫어버립니다. 소는 비명을 지르고 한바탕 요동을 치고, 장정들은 소를 붙잡고 있느라고 비지땀을 흘리고, 뚫린 콧구멍에는 곪지 말라고 얼른 간장을 부어 상처를 소독하고 그리고 코뚜레나무를 잘 꽂아 묶어둡니다. 손에 땀을 쥐고 구경하던 동네 사람들은 숨죽이며 그 광경을 지켜보고 성공적으로 뚫었으면 박수로 환호성을 치며 막걸리로 축배를 들면서 기뻐했습니다.
농사를 짓는 시골에서는 부릴 수 있는 소가 있다면 아주 큰 부자에 속했습니다. 마땅한 농기계가 없던 시절에는 밭이나 논을 갈 소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소는 멍에를 메고 밭이나 논을 갈 때 신기하게도 말을 잘 듣는 것은 바로 코뚜레로 조종하기 때문입니다. 주인이 소의 모든 힘을 통제하는 코뚜레를 잡아당기거나 자극을 주면 소가 꼼짝을 할 수 없게 되고 소는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에게 있어서도 코는 얼굴의 중심에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예민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코는 눈과, 귀와 입으로 모두 통하고, 냄새를 맡아야 하기 때문에 항상 촉촉하게 젖어 있고, 숨을 쉬는 기관과 연결되어 있어 코가 막히면 갑갑하여 숨쉬기 어렵습니다. 그리하여 코로 사람의 모든 감정을 표현하고 있기도 합니다. ‘콧대가 높은 사람이라’느니,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어도 세상이 달라졌을 것이라’느니 하는 말만 보아도 코가 우리의 자존심이나 우리의 입장을 얼마나 예민하게 표현하고 있는 지 알만 합니다.
그래서 사람도 어느 사람이든지 ‘코가 꿰었다’고 하면 꼼짝 없이 말을 아주 잘 듣는 사람을 말합니다. 잡기는 귀가 좋아도 꿰기는 코가 좋은 모양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도들은 예수님에게 코가 꿰인 것입니다. 그들은 코가 꿰어서 그물과 배와 아버지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섭니다. 그들은 자발적이며 자유의지로 예수님을 따라 나섰지만 분명 코가 꿰인 것입니다. 그들이 왜 코를 꿰였는지 생각해보면 아주 끔찍한 사실을 예수님으로부터 암시 받았기 때문입니다. 아주 소름이 끼치는 끔찍한 암시는 분명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고 하십니다. 나는 낚시를 좋아하지 않지만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낚시에 빠지면 가끔 밤을 새우고, 주일 미사참례를 거르기도 해서 부부 싸움도 자주 한다지만 낚시 얘기를 하면 곧장 주님과 사도들을 이해합니다. 낚시는 대도 있어야 하고, 뜰망이나 줄도 있어야 하고, 낚시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고기를 잡는 명당을 잘 잡아야 하지만 낚시의 기술이나 밑밥도 있어야 하고, 쉴 때 먹어야 하는 새참도 있어야 합니다. 또한 뭐니 뭐니 해도 미끼가 없으면 안 됩니다. 오늘 예수님은 모든 세상 사람들을 당신의 나라에 불러 모으시며 당신의 몸을 찢고 조각내서 미끼가 되시며 낚시질을 할 사도들을 부르시며 낚시 대도 되고, 낚시나, 밑밥도 되고, 의자도 되고, 새참도 되고, 뜰망이 되시길 바라십니다. 당신의 낚시는 사람들의 입이나 숨통을 찢어 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삶의 낚시인 것입니다. 당신의 낚시 줄은 5대양 6대주의 구석구석까지 던져질 것이며, 당신의 사도들은 세계 곳곳에 가서 또다시 찢어지고 조각내져서 미끼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우리들은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안드레아 성인 축일이어서 베드로와 안드레아를 예수님께서 부르시는 장면을 복음에서 적고 있다고 봅니다. 그날 저의 수호성인이신 야고보와 요한 사도도 부르셨으니 오늘 나의 축일과 같이 기뻐합니다. 주님께서 나를 불러주심을 같이 느끼면서 내가 주님께 코를 꿰였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내 멋대로 산 인생이었고, 주님의 도구로 산 순간이 아니었음을 실감합니다. 매 순간 내 뜻대로 살았고, 내 방식대로 살았습니다. 그리고 사도들처럼 그렇게 찢어지고, 조각내지지 않았습니다. 내 몸을 돌보는데 더 정신이 없었기에 나와 같은 증세는 정문일침(頂門一鍼)으로 정수리에 따끔한 침을 맞고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미끼를 자처하신 주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정신이 번쩍 들게 됩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10,9-18
형제 여러분, 9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0 곧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
11 성경도 “그를 믿는 이는 누구나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 하고 말합니다.
12 유다인과 그리스인 사이에 차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13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4 그런데 자기가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15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16 그러나 모든 사람이 복음에 순종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사야도 “주님, 저희가 전한 말을 누가 믿었습니까?” 하고 말합니다.
17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18 그러나 나는 묻습니다. 그들이 들은 적이 없다는 것입니까? 물론 들었습니다.
“그들의 소리는 온 땅으로, 그들의 말은 누리 끝까지 퍼져 나갔다.”
축일11월 30일 성 안드레아 (Andrew)
신분 : 사도, 순교자
활동 연도 : +1세기
같은 이름 : 안드레아스, 앙드레, 앤드루, 앤드류
요한의 아들인 사도 성 베드로(Petrus, 6월 29일)의 동생인 사도 성 안드레아(Andreas)는 마르코 복음에 의하면 갈릴래아 카파르나움 출신이고(1,21-31), 요한 복음에 따르면 갈릴래아 벳사이다 출신으로(요한 1,44) 형과 함께 갈릴래아 호수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였다. 카파르나움과 벳사이다는 갈릴래아 호수 북쪽에 있는 이웃 마을들이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가장 먼저 하신 일은 제자들을 부르시는 것이었다. 공관복음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성 베드로와 성 안드레아 형제가 호수에 어망을 던지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마르 1,17)라며 그들을 첫 제자로 부르셨다. 이 말씀에 그들은 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요한 복음은 성 안드레아를 성 요한 세례자(Joannes Baptistae, 6월 24일)의 제자 중 한 명으로 묘사하고 있다. 성 요한 세례자는 두 제자와 함께 있다가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눈여겨보며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라고 말했고, 두 제자는 그의 말을 듣고 예수님을 따라갔다. “와서 보아라.” 하시는 예수님의 초대에 응해 그분과 함께 묵은 후 집으로 돌아온 성 안드레아는 즉시 자기 형 시몬을 만나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 하고 말하며 시몬을 예수님께 데려갔다. 그때 예수님께서 시몬을 눈여겨보며 그가 앞으로 케파, 즉 베드로라고 불릴 것이라 말씀하셨다(요한 1,35-42). 이에 근거해서 초대교회는 성 안드레아를 ‘맨 처음으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란 뜻의 ‘프로토클레토스’(Protokletos)라고 불렀다. 이렇듯 성 안드레아는 열두 제자 중에서 가장 먼저 예수님을 메시아, 바로 그리스도로 고백한 제자이자 가장 먼저 주님의 복음을 전한 사도가 되었다.
‘남자다운’, ‘용감한’이란 뜻을 가진 이름의 성 안드레아는 복음서에서 많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행하실 때 그는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며 오병이어를 가진 아이를 예수님께 인도해 갔다(요한 6,1-15). 또 축제 때 예배를 드리러 예루살렘에 온 이들 중 이방인인 몇몇 그리스 사람이 예수님을 뵙고 싶다고 청하자 성 필립보와 함께 예수님께 말씀을 전해드렸다(요한 12,20-22). 성 안드레아는 복음 안에서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예수님께 인도하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였다. 그 외에 올리브 산에서 예수님께 종말에 관해 물어본 네 명의 제자(베드로, 야고보, 요한, 안드레아) 중 한 명으로 등장한다(마르 13,3-4).
전승에 따르면 성 안드레아는 예수님께서 부활 승천하신 후 흑해 서부 스키티아(Scythia) 지방과 그리스 지방으로 가서 활발히 선교 활동을 전개했다. 또 다른 전승에 의하면 오늘날의 터키와 그리스, 불가리아 지방까지 가서 선교했다고 한다. 조금은 의심스럽지만 성 안드레아는 비잔티움(Byzantium, 콘스탄티노플)까지 가서 성 스타키스(Stachis, 10월 31일)를 그곳의 초대 주교로 임명했다고 한다. 이들 지역은 오늘날 그리스 정교회가 널리 전파된 지역으로 성 안드레아는 그리스 정교회 콘스탄티노플 총주교좌의 수호성인으로서 공경을 받고 있다. 그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순교했는지는 불확실하나 가장 오래된 초기 동방교회의 전승에 따르면, 60년 11월 30일 네로 황제 치세 때 아카이아(Achaia, 그리스 서부 펠로폰네소스 반도 북부 지역)의 파트라이(Patrai)에서 순교했다고 한다. 4세기경의 문헌에 의하면 십자가에 못 박혀 순교했다고 하나, 중세 말에 덧붙여진 이야기로는 X자 형태의 십자가에 매달려 순교했다고 한다. 그래서 성 안드레아는 보통 성화나 성상에서 X자형 십자가와 함께 나온다. 역사가 에우세비우스(Eusebius)의 “교회사”에서 성 안드레아는 그리스에 가서 전교하다가 파트라이에서 X형 십자가에 매달려 순교했다고 하며, 죽음 앞에서 성 안드레아가 바친 기도를 전해주었다. “그리스도이신 예수님! 내가 뵈었고 내가 사랑했던 당신, 당신 안에 있는 나를 받으소서. 당신의 영원한 나라에 내 영혼을 받으소서. 아멘.”
성 안드레아 사도의 유해에 대해서는 성 히에로니무스(Hieronymus, 9월 30일)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원래 콘스탄티노플에 있다가 357년 콘스탄티우스 2세 황제의 지시에 따라 순교 장소인 그리스의 파트라이로 옮겨졌다고 한다. 그 후 1208년에 이탈리아 아말피(Amalfi)의 성 안드레아 성당으로 옮겨졌고, 15세기에는 그의 두개골이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졌다. 그러다가 1964년 9월 교황 성 바오로 6세(Paulus VI)가 그리스 정교회와 이룬 화해의 표시로 그의 유해를 다시 파트라이로 보냈다.
성 안드레아 사도는 그리스뿐만 아니라 러시아, 스코틀랜드 등 여러 국가의 수호성인으로 공경을 받고 있다. 그가 러시아까지 가서 설교했다는 미확인 전승에 따라 러시아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아 왔고, 4세기경 그의 유해 일부가 스코틀랜드로 옮겨졌다는 전승에 따라 그곳에서도 특별한 공경을 받았다. 이는 성 안드레아 사도의 유해 관리자였던 성 레굴루스(Regulus, 3월 30일)가 꿈에서 지시받은 일이라고 한다. 기록에 따르면 성 레굴루스는 천사의 인도를 받아 성 안드레아가 부르는 곳으로 갔고, 30여 년 동안 그 지역에서 스코틀랜드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곳에 성 안드레아 수도원을 설립하였다. 832년 스코틀랜드의 왕인 앵거스 2세(Oengus II)는 픽트족과 함께 잉글랜드의 침략에 맞서 싸우면서 수적으로 열세인 상황 속에서도 성 안드레아에게 기도하며 자신이 승리하면 스코틀랜드의 수호성인으로 모시겠다고 약속했다. 전투 당일 하늘에 X자 모양의 구름이 뜨고 스코틀랜드 군대는 승리를 얻었다. 그 후 스코틀랜드인들은 파란색 바탕에 흰색으로 성 안드레아의 상징인 X자 모양의 십자가를 넣은 깃발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나중에 이를 스코틀랜드의 공식 국기로 확정했다.
오늘 축일을 맞은 안드레아 (Andrew)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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