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저한테는 누구한테도 말 못할 고민이 있습니다.
[스님] 누구나 다 있어요. 이 세상에 고민이 없는 사람 하나도 없어요.
[대중] 그 중에서도 누구한테 말 못할 너무나 큰 저만의 고민이 있습니다. 그래 가지고 동네에 계신 법사님하고 대화하면서 여기 학림사를 알게 돼서 이렇게 왔습니다.
[스님] 그래, 그 고민을 어떻게 해결하려고요? 여기 와서 생각해 보셨어요?
[대중] 나름대로 생각도 많이 해보고 용서를 해 보려고도 많이 해보고. 참 열심히 살아온 인생인데, 이렇게 좀 그걸 잊으려고 해도 자꾸 머리 속에서 잊혀지지가 않아요.
[스님] 그래요. 머리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그것이 잊혀지지 않는다는 걸 압니까? 잊혀지지 않은 걸 아네요? 안 잊혀지는 줄 아는 자신, 아는 놈 그놈은 뭐냐 이 말이에요. 그놈이 뭐야? 엄한데 이거저거 따라 다니고 그래? 주인이 방에 앉아서 모르는 객이 오면 모르는 객을 따라 다니나? 그 사람이 가자 하는데 가고, 하라고 하는대로 다 하고 따라녀요? 당신이 주인인데 바깥에 모르는 놈이 와서 하자 하는 대로 따라다니냐 이 말이에요. 따라다녀요?
[대중] 아닌데요.
[스님] 본인이 지금 잊어지지 않는다 하는 그건 제 2가 아닌가? 제 2의 객이잖아. 아는 그놈은 네 주관이고. 그리고 안 잊혀지는 건 제 2 아니야? 그거는 나가 아니잖아? 그렇지? 제2의 가짜의 그걸 왜 따라다니냐 말이야. 왜 따라 다니냐고?
그거를 아는 놈, 그놈이 나한테서 안 잊혀지고 있다 하는 걸 아는 놈, 아는 그 놈은 따로 있네? 그놈이 당신 주인인데, 그 주인이 진짜배기인데, 진짜배기를 놔두고 가짜 그놈, 제2의 그놈을 자꾸 생각한다 이거야? 뭐하러 따라가? 방에 당신이 앉아 있는데, 나쁜 놈이 객이 찾아왔는데 그 사람이 하자는데로 따라다니나? 따라다녀요?
[대중] 아닙니다.
[스님] 당신이 지금 아는 그놈은 주인이고, 안 잊혀진다고 하는 그거는 제 2의 뭐가 왔기 때문에 그거는 나가 아니잖아 그렇지? 제2의 나가 아닌 가짜의 그걸걸 왜 따라다녀요? 진짜 주인인 안 잊혀지는 줄 아는 그놈이 주인인데, 그놈을 가지고 살아가야지.
이제 알아듣겠어요? 한번 말씀해 보시오. 주인이 주인으로 살아가야지. 안 잊어진다 하는 그거는 제 2지. 그거는 제2의 뭐가 와서 붙어서 안 떨어진다는 아니야?
[대중] 예. 제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스님] 그러니까 그건 아니지. 이제 내가 해 주는 말 알아들었다면, '아, 내가 진짜 주인을 가지고 살아야 되는데, 괜히 엄한 객을 따라가서 괜히 '잊어지지 않네 잊어지지 않네' 이랬구나. 안 잊어지는 줄 아는 그놈은 나쁜 그놈이 아닌데 뭐. 아닌 이놈을 가지고 있으면서 뭘 하러 그래? 그렇죠? 알아듣습니까?
[대중] 예.
[스님] 이게 10년 20년 해야 아는 건데. 허허허. 10년 20년 해야 이거 알아 들을까 말까 하는데, 그런데 단박에 템플스테이 와서 수지 맞았는데? 허허허.
이제 마음이 편해질 겁니다. 편해져요. 그놈을 놓치지 말고 항상 생각하시오. 안 잊어지는 줄 아는 놈, 망상이 나면 망상이 나는 줄 아는 놈, 슬프면 슬픈 줄 아는 놈, 즐거움은 즐거운 줄 아는 놈, 그놈이 주인인데, 주인이 주인답게 살아가야지, 주인이 엄한 데 끌려가서 돌아다니면 되는가? 안 되지 그렇지요? 그놈이 뭐냐 돌이켜 봐요 자기를. 알겠어요? 잊어지지 않는 줄 아는 이놈은 무엇인가 도대체? 하고 돌이켜 봐. 알겠어요? 그러면 다 돼 버려. 없어 그런 거.
[대중] 예.
('23.2.05 대원큰스님 소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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