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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천리(赤地千里)
재해를 입어 황폐해진 땅이 끝없이 넓다는 뜻으로, 입춘 뒤에 오는 첫 갑자일에 비가 오면 봄에 가뭄이 들어 천 리의 논밭이 황폐해지고 흉년이 든다는 말이다.
赤 : 붉을 적(赤/0)
地 : 따 지(土/3)
千 : 일천 천(十/1)
里 : 마을 리(里/0)
비가 오랫동안 안 와 물 부족으로 나타나는 기상 재해가 한발(旱魃)이다. 중국 고대의 전설적인 삼황오제(三皇五帝) 중 황제(黃帝)의 딸 이름이다. 환단고기(桓檀古記)의 영웅 치우(蚩尤)와 황제가 격전을 벌일 때 한발이 도와 폭풍우를 날려버린 이후 계속 땅이 메마르기만 했다 하여 가뭄의 대명사가 됐다.
칠년대한(七年大旱)은 은(殷)나라 탕왕(湯王) 때의 칠 년 동안 계속됐던 큰 가뭄을 말한다. 이렇게 재해가 심해 땅이 갈라지고 온 백성이 굶주리면 왕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하며 하늘에 기도를 드렸다. 정치를 잘못했는지, 뇌물이 성행하는지 등 여섯 가지를 든 것이 육사자책(六事自責)이다.
이보다 덜한 가뭄이지만 삼년을 계속한 것이 풀 한포기 자라지 않아 사방천리(千里)가 붉은 땅이 됐다(赤地)고 하는 진(晉)나라다. 여기에는 특이하게 전쟁이 아닌 음악이 원인이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위(衛)나라의 영공(靈公)이 진나라로 가는 도중 하룻밤을 유숙할 때 신비한 거문고 소리를 들었다. 악관을 시켜 채록한 영공이 진 평공(晉平公) 앞에서 연주하게 하자, 진의 악관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음악이라며 중단하게 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평공은 고집을 부려 끝까지 듣고 더 감각적인 음악을 청했다. 국력이 약해지고 재앙이 생긴다고 경고해도 끝내 연주를 시켰다. 홀연 서북쪽에서 흰 구름이 솟아올랐고 이어 폭풍우가 몰아쳐 지붕이 날아가자 좌우의 대신들이 놀라 도망쳤다. 평공도 두려워 바짝 바닥에 엎드리고 몸을 숨겼다(平公恐懼 伏於廊屋之閒/ 평공공구 복어낭옥지한).
이후 진나라에는 큰 가뭄이 들어 삼년 동안 천리 이내에는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았다(晉國大旱 赤地三年/ 진국대한 적지삼년).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악서(樂書)에 실린 이야기다. 가뭄의 피해를 말하는데 적토천리(赤土千里)라고도 한다.
전남지역은 지난해 총 강수량이 846㎜로 평년(1390㎜)의 60%에 그쳤다. 올 들어서도 2월 현재까지 78㎜의 강수량을 기록해 가뭄 해갈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고 저수율도 28.7%로 2015년 이후 4차례 가뭄 "주의" 단계에 진입했고 지난해 8월부터는 "심각" 단계에 진입했다는데 걱정이다.
적지천리(赤地千里)
적(赤)색은 오행의 두 번째 색으로서 개념적으로는 주(朱)색과 남방 화(火)와 상응하는 색이지만, 시각적으로는 다른 붉은 색일 뿐만 아니라 연상의미도 다르다.
적(赤)색은 특히 불(火)과 관련되는 것이 많다. '자전(字典)'에는 불빛을 받는 사람 모양에서 비롯된 글자라 하였고, '오행대의(五行大義)'에는 뜨거운 햇볕이 불꽃처럼 타오르는 형상이라 했듯이 불빛, 불꽃, 햇볕 등의 뜨거운 것을 연상시킨다.
‘赤’은 불빛, 불꽃, 햇볕 연상시켜
적지(赤地)는 문자 그대로 붉은 땅,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땅으로서 가뭄 때문에 아무것도 자랄 수 없는 황폐한 농토를 말한다. 천리는 넓은 땅이니 적지천리는 황폐해진 넓은 땅을 가리킨다.
◎봄과 여름에 가뭄이 들어 적지(赤地)가 되었으므로 상께서 정전(正殿)을 피하시고 통상음식을 줄이시며, 내외의 죄수들을 사면하셨다. <신라 흥덕왕 7년>
◎봄에 큰 가뭄이 들어 여름에는 적지(赤地)가 되어 백성이 굶주리므로 상께서 사자를 보내 진휼하셨다. <고구려 대조대왕 56년>
◎상께서 태조의 진전(眞殿: 임금 초상화를 모신 전각)을 참배하시고 눈물을 흘리며 고하시기를 “신이 부덕하여, (......) 한 달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적지천리(赤地千里)가 되었고, <고려사 인종 12년>
◎지금 적지천리에 농부는 경작을 멈추고 구름과 벼락만 기다리니, <고려사>
◎가뭄은 가까운 역사 이래 없었던 흉년인데 경기, 전라, 경상, 충청 등 수십 고을의 논에는 싹이 나지 않아 거의 적지(赤地)가 되었다. <세종 19년>
◎비가 적게 내린 것이 어찌 형벌행정에 관련되겠습니까? 단지 이번 봄 갑자일(甲子日: 甲은 赤색을 가리킴)에 비가 내렸습니다. 속담에 ‘적지천리(赤地千里)’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염려됩니다. <성종 8년>
◎논에 모를 심지도 못하여 적지천리가 되었는데 곡식이 익을 무렵 큰 바람이 불어 재앙이 되었다. <중종 20년>
◎평안도 내지의 군사들은 통솔이 되지 않아 지나가며 머무는 땅에서 함부로 백성들의 논에 있는 벼를 말에게 먹였기 때문에, (......) 적지(赤地)가 되어버렸으므로 원통해서 백성들이 울부짖는 형상은 차마 볼 수가 없다. <선조 7년>
◎적지천리가 되어, (......) 전하의 백성들이 죽게 될 상황이니 먹고 살 수 있는 계책을 긴급하게 실행하는 것이, <광해 6년>
“가뭄, 메뚜기 피해로 적지천리 돼”
◎금년은 불행히도 함경도와 강원도에 가뭄과 메뚜기의 피해가 매우 심해 적지천리가 되었다. <인조 4년>
◎산간마을이 비록 적지(赤地)는 아니지만 역시 흉년입니다. <효종 9년>
◎이미 적지가 되어 백성이 북도로 유입, 변경에 사는 백성들이 살 장소를 잃은 것 같습니다. <숙종 22년>
◎아! 금년 농사도 이미 큰 흉년으로 판단되는데 삼남(三南)도 적지가 되었다는 소식이고 불쌍한 백성들은 장차 다 죽게 될 것이니, <영조 1년>
◎가까운 서북 일곱, 여덟 개의 읍이 더욱 적지가 되어 백성을 구원할 방책이 없어 <고종 7년>
◎금년 같은 가뭄의 재앙은 예전에는 없었습니다. 적지천리가 되어 추수할 가망이 없습니다. <고종 38년>
▶️ 赤(붉을 적)은 ❶회의문자로 큰 불(火)이 나서 땅(土)이 붉게 보인다는 뜻이 합(合)하여 '붉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赤자는 '붉다'나 '비다', '멸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赤자는 大(큰 대)자와 火(불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지금의 赤자에서는 大자와 火자를 알아보기 어렵지만, 갑골문에 나온 赤자를 보면 불 위에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赤자는 사람을 불에 태우는 모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赤자에 '멸하다'나 '몰살시키다'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赤자는 사람이 불을 쬐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赤자에 '붉다'나 '붉은색'이라는 뜻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명확한 해석이 없지만 赤자는 사람과 불을 함께 그린 것으로 '붉다'나 '멸하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赤(적)은 적색(赤色)의 뜻으로 ①붉다 ②비다, 없다 ③벌거벗다 ④베다 ⑤멸하다, 몰살시키다 ⑥염탐하다 ⑦실하다, 충성스럽다 ⑧어린애 ⑨진심(眞心), 충심(衷心: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참된 마음) ⑩남쪽 ⑪경기(京畿) ⑫붉은빛 ⑬자(=尺) ⑭척후(斥候: 적의 형편이나 지형 따위를 정찰하고 탐색함) ⑮한(漢) 왕조(王朝) ⑯분명히 ⑰확실하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붉을 단(丹), 붉을 홍(紅)이다. 용례로는 붉은 빛을 적색(赤色), 붉게 됨을 적화(赤化), 매우 극심한 흉년을 적흉(赤凶), 붉은 토양을 적양(赤壤), 붉은 털을 적모(赤毛), 플랑크톤이 번식하여 바닷물이 붉게 되는 현상을 적조(赤潮), 붉은 눈썹을 적미(赤眉), 환히 밝은 낮을 일컫는 말을 적일백천(赤日百千), 붉은 입과 독한 혀를 일컫는 말을 적구독설(赤口毒舌),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발가벗은 상태를 일컫는 말을 적나라(赤裸裸), 몹시 구차한 데다 의지할 데조차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적빈무의(赤貧無依), 가난하기가 마치 물로 씻은 듯하여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음 일컫는 말을 적빈여세(赤貧如洗), 맨손과 맨주먹을 일컫는 말을 적수공권(赤手空拳), 맨손과 홀몸을 일컫는 말을 적수단신(赤手單身), 아무 것도 없는 가난한 사람이 맨손으로 가산을 이룸을 일컫는 말을 적수성가(赤手成家), 성심으로써 나라에 충성을 다함을 일컫는 말을 적심보국(赤心報國), 갓난아이와 같은 마음을 일컫는 말을 적자지심(赤子之心) 등에 쓰인다.
▶️ 地(땅 지)는 ❶회의문자로 埅(지), 埊(지), 墬(지), 嶳(지)가 고자(古字)이다. 온누리(也; 큰 뱀의 형상)에 잇달아 흙(土)이 깔려 있다는 뜻을 합(合)한 글자로 땅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地자는 '땅'이나 '대지', '장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地자는 土(흙 토)자와 也(어조사 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也자는 주전자를 그린 것이다. 地자는 이렇게 물을 담는 주전자를 그린 也자에 土자를 결합한 것으로 흙과 물이 있는 '땅'을 표현하고 있다. 地자는 잡초가 무성한 곳에서는 뱀을 흔히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대지(土)와 뱀(也)'을 함께 그린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래서 地(지)는 (1)일부 명사(名詞) 뒤에 붙어 그 명사가 뜻하는 그곳임을 나타내는 말 (2)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 명사가 뜻하는 그 옷의 감을 나타냄 (3)사대종(四大種)의 하나 견고를 성(性)으로 하고, 능지(能持)를 용(用)으로 함 등의 뜻으로 ①땅, 대지(大地) ②곳, 장소(場所) ③노정(路程: 목적지까지의 거리) ④논밭 ⑤뭍, 육지(陸地) ⑥영토(領土), 국토(國土) ⑦토지(土地)의 신(神) ⑧처지(處地), 처해 있는 형편 ⑨바탕, 본래(本來)의 성질(性質) ⑩신분(身分), 자리, 문벌(門閥), 지위(地位) ⑪분별(分別), 구별(區別) ⑫다만, 뿐 ⑬살다, 거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곤(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천(天)이다. 용례로는 일정한 땅의 구역을 지역(地域), 어느 방면의 땅이나 서울 이외의 지역을 지방(地方), 사람이 살고 있는 땅 덩어리를 지구(地球), 땅의 경계 또는 어떠한 처지나 형편을 지경(地境), 개인이 차지하는 사회적 위치를 지위(地位), 마을이나 산천이나 지역 따위의 이름을 지명(地名), 땅이 흔들리고 갈라지는 지각 변동 현상을 지진(地震), 땅의 위나 이 세상을 지상(地上), 땅의 표면을 지반(地盤), 집터로 집을 지을 땅을 택지(宅地), 건축물이나 도로에 쓰이는 땅을 부지(敷地), 자기가 처해 있는 경우 또는 환경을 처지(處地), 남은 땅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희망을 여지(餘地), 토지를 조각조각 나누어서 매겨 놓은 땅의 번호를 번지(番地), 하늘과 땅을 천지(天地), 주택이나 공장 등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일정 구역을 단지(團地), 어떤 일이 벌어진 바로 그 곳을 현지(現地), 바닥이 평평한 땅을 평지(平地), 자기 집을 멀리 떠나 있는 곳을 객지(客地), 땅의 끝과 하늘의 끝을 아울러 이르는 말 또는 서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지각천애(地角天涯), 토지의 크기나 덕이 서로 비슷하다는 뜻으로 서로 조건이 비슷함을 이르는 말을 지추덕제(地醜德齊), 간과 뇌장을 땅에 쏟아낸다는 뜻으로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돌보지 않고 힘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간뇌도지(肝腦塗地),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땅에 엎드려 움직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몸을 사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복지부동(伏地不動),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움직이게 한다는 뜻으로 몹시 세상을 놀라게 함을 이르는 말을 경천동지(驚天動地), 하늘 방향이 어디이고 땅의 방향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뜻으로 못난 사람이 주책없이 덤벙이는 일 또는 너무 급하여 방향을 잡지 못하고 함부로 날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천방지방(天方地方), 하늘과 땅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물이 오래오래 계속됨을 이르는 말을 천장지구(天長地久), 지진이나 홍수나 태풍 따위와 같이 자연 현상에 의해 빚어지는 재앙을 일컫는 말을 천재지변(天災地變), 육지에서 배를 저으려 한다는 뜻으로 곧 되지 않을 일을 억지로 하고자 함의 비유를 이르는 말을 육지행선(陸地行船), 싸움에 한 번 패하여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한 번 싸우다가 여지없이 패하여 다시 일어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일패도지(一敗塗地), 사람은 있는 곳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니 그 환경을 서로 바꾸면 누구나 다 똑같아진다는 말을 역지개연(易地皆然), 발이 실제로 땅에 붙었다는 뜻으로 일 처리 솜씨가 착실함을 말함 또는 행실이 바르고 태도가 성실함을 일컫는 말을 각답실지(脚踏實地), 감격스런 마음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감격무지(感激無地) 등에 쓰인다.
▶️ 千(일천 천/밭두둑 천/그네 천)은 ❶형성문자로 仟(천), 阡(천)은 동자(同字), 韆(천)의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열십(十; 열, 많은 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人(인)의 뜻을 합(合)하여 일 천을 뜻한다. ❷지사문자로 千자는 숫자 '일천'을 뜻하는 글자이다. 千자는 사람의 수를 나타내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千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을 뜻하는 人(사람 인)자의 다리 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수가 '일천'이라는 뜻이다. 고대에는 이러한 방식으로 ‘천’ 단위의 수를 표기했다. 예를 들면 '이천'일 경우에는 두 개의 획을 그었고 '삼천'은 세 개의 획을 긋는 식으로 오천까지의 수를 표기했다. 千자는 그 중 숫자 '일천'을 뜻한다. 후에 천 단위를 표기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지금은 千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千(천)은 (1)십진(十進) 급수(級數)의 한 단위. 백의 열곱 절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일천 ②밭두둑, 밭두렁 ③초목이 무성한 모양 ④아름다운 모양 ⑤그네 ⑥반드시 ⑦기필코 ⑧여러 번 ⑨수효가 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갖가지의 많은 근심을 천우(千憂), 만의 천 배를 천만(千萬), 아주 많은 수를 천억(千億), 여러 번 들음을 천문(千聞), 썩 먼 옛적을 천고(千古), 썩 오랜 세월을 천추(千秋), 엽전 천 냥으로 많은 돈의 비유를 천금(千金), 백 년의 열 갑절로 썩 오랜 세월을 천년(千年), 한냥의 천 곱절로 매우 많은 돈을 천냥(千兩), 백 근의 열 갑절로 썩 무거운 무게를 천근(千斤), 십리의 백 갑절로 썩 먼 거리를 천리(千里), 수천 수백의 많은 수를 천백(千百), 많은 군사를 천병(千兵), 천 길이라는 뜻으로 산이나 바다가 썩 높거나 깊은 것을 천인(千仞), 많은 손님을 천객(千客), 여러 가지로 변함을 천변(千變), 천 년이나 되는 세월을 천세(千歲),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천만인(千萬人), 썩 많을 돈이나 값어치를 천만금(千萬金), 하루에 천리를 달릴 만한 썩 좋은 말을 천리마(千里馬), 천 리 밖을 보는 눈이란 뜻으로 먼 곳의 것을 볼 수 있는 안력이나 사물을 꿰뚫어 보는 힘 또는 먼 데서 일어난 일을 직감적으로 감지하는 능력을 일컫는 말을 천리안(千里眼),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뜻으로 좀처럼 얻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재일우(千載一遇), 천 번을 생각하면 한 번 얻는 것이 있다는 뜻으로 많이 생각할수록 좋은 것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천려일득(千慮一得), 천 가지 생각 가운데 한 가지 실책이란 뜻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하나쯤은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천려일실(千慮一失), 마음과 몸을 온가지로 수고롭게 하고 애씀 또는 그것을 겪음을 일컫는 말을 천신만고(千辛萬苦), 천 년에 한때라는 뜻으로 다시 맞이하기 어려운 아주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세일시(千歲一時), 천 리나 떨어진 곳에도 같은 바람이 분다는 뜻으로 천하가 통일되어 평화로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천리동풍(千里同風), 여러 시문의 격조가 변화 없이 비슷 비슷하다는 뜻으로 여러 사물이 거의 비슷 비슷하여 특색이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천편일률(千篇一律), 천 가지 괴로움과 만가지 어려움이라는 뜻으로 온갖 고난을 이르는 말을 천고만난(千苦萬難), 천만 년 또는 천 년과 만 년의 뜻으로 아주 오랜 세월을 이르는 말을 천년만년(千年萬年), 무게가 천 근이나 만 근이 된다는 뜻으로 아주 무거움을 뜻하는 말을 천근만근(千斤萬斤), 울긋불긋한 여러 가지 빛깔이라는 뜻으로 색색의 꽃이 피어 있는 상태를 형용해 이르는 말을 천자만홍(千紫萬紅), 천차만별의 상태나 천 가지 만 가지 모양을 일컫는 말을 천태만상(千態萬象), 천금으로 말의 뼈를 산다는 뜻으로 열심히 인재를 구함을 이르는 말을 천금매골(千金買骨), 썩 많은 손님이 번갈아 찾아옴을 일컫는 말을 천객만래(千客萬來), 오래도록 변화하지 않는다는 말을 천고불역(千古不易), 수없이 많은 산과 물이라는 깊은 산속을 이르는 말 천산만수(千山萬水), 여러 가지 사물이 모두 차이가 있고 구별이 있다는 말을 천차만별(千差萬別) 등에 쓰인다.
▶️ 里(마을 리/이, 속 리/이)는 ❶회의문자로 裏(리)의 간체자이다. 裡(리)와 동자로 田(전; 밭)과 土(토; 토지)의 합자(合字)이다. 밭이 있고 토지(土地)가 있는 곳으로 사람이 있는 곳을 말한다. 또 거리의 단위로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里자는 '마을'이나 '인근', '거리를 재는 단위'로 쓰이는 글자이다. 里자는 田(밭 전)자와 土(흙 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밭과 흙이 있다는 것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란 뜻이고 이런 곳에는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니 里자는 '마을'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고대 중국에서는 里자가 마을 단위의 소규모의 행정구역을 뜻했기 때문에 1리(里)는 25가구가 함께 모여 사는 마을을 의미했다. 또 里자는 거리를 재는 단위로 사용되기도 하여 1리는 약 400m의 거리를 말했다. 그래서 里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마을'이나 '거리'라는 의미를 함께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용한자에서는 주로 발음이나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里(리)는 숫자(數字) 다음에서 이(里)의 뜻으로 ①마을 ②고향(故鄕) ③이웃 ④인근 ⑤리(거리를 재는 단위) ⑥리(행정 구역 단위) ⑦속 ⑧안쪽 ⑨내면(內面) ⑩이미 ⑪벌써 ⑫헤아리다 ⑬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동네 방(坊), 마을 부(府), 골 동(洞),마을 촌(邨), 마을 촌(村), 마을 서(署), 마을 아(衙), 마을 려/여(閭), 마을 염(閻)이다. 용례로는 마을이나 촌락을 이락(里落), 일정한 곳으로부터 다른 일정한 곳에 이르는 거리를 이정(里程), 행정 구역의 이의 사무를 맡아보는 사람을 이장(里長),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에서 삶을 이거(里居), 동네의 어귀에 세운 문을 이문(里門), 마을으로 지방 행정 구역인 동과 리의 총칭을 동리(洞里), 고향이나 시골의 마을을 향리(鄕里), 천 리의 열 갑절로 매우 먼 거리를 만리(萬里), 십 리의 백 갑절로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를 천리(千里), 상하로 나눈 마을에서 윗마을을 상리(上里), 아랫마을을 하리(下里), 해상의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를 해리(海里), 남의 고향에 대한 미칭을 가리(珂里), 자기가 살고 있는 동리를 본리(本里), 북쪽에 있는 마을을 북리(北里), 지방 행정 단위인 면과 리를 면리(面里), 사방으로 일 리가 되는 넓이를 방리(方里), 산 속에 있는 마을을 산리(山里), 풍속이 아름다운 마을을 인리(仁里), 다른 동리나 남의 동리를 타리(他里), 짙은 안개가 5리나 끼어 있는 속에 있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 대하여 방향이나 상황을 알 길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오리무중(五里霧中), 붕새가 날아갈 길이 만리라는 뜻으로 머나먼 노정 또는 사람의 앞날이 매우 요원함을 일컫는 말을 붕정만리(鵬程萬里), 강물이 쏟아져 단번에 천리를 간다는 뜻으로 조금도 거침없이 빨리 진행됨을 이르는 말을 일사천리(一瀉千里),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말이 천리를 난다는 뜻으로 말이 몹시 빠르고도 멀리 전하여 퍼짐을 일컫는 말을 언비천리(言飛千里), 바다와 육지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음을 이르는 말을 수륙만리(水陸萬里)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