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원전 방문기
원자력발전이나 그 발전소를 줄여서 원전이라 부르는 걸 모르는 국민은 드물 터이다. 작금 눈만 뜨면 원전이란 활자나 용어를 신문방송이 하도 떠들어대는 통에 원전이란 용어를 몰랐다간 자칫 간첩으로 몰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작금의 좌파정부가 나라의 앞날을 걱정해서 원전을 홍보한다고 믿었다간 정말 큰 코 다칠 수도 있다. 국가 통치자가 북조선 애송이에게 아부하느라 강압적으로 가동을 정지시킨 ‘월성1호기’가 만든 죄악상이 비로소 수면 위로 그 실체를 하나하나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생긴 일이다. 지금 살 떨리는 애국시민이라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고 나선 망국 세력들 음모가 머지않은 날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숨죽이면서 지켜볼 일이다.
'영광원전 방문기'라더니 약간 샛길로 빠지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겠지만 말이 나온 김에 원전폐쇄로 나라 망치는 얘길 마저 해야 할 것 같다. 보고서를 어설프게 조작하여 7천억이란 돈을 들여 새것처럼 만든 월성1호기를 멈추게 한 나라 대한민국. 그런데 월성만 가압경수로형이 아닌 중수로형이다. 월성에서 만들어진 핵 연료량은 약 8천 톤으로 회수율 70%로 계산하더라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가사키에 미군이 투하한 원자탄 50만 개에 해당하는 7kg 플루투늄 폭탄을 만들 수 있다. 플루토늄과 3중수소는 수소폭탄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재료로 미국과 캐나다 한국만 생산할 수 있다. 김정은이 가장 똥줄 타게 겁내는 한국의 자산 중 하나가 바로 이 플로토늄이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북한을 훨씬 능가하는 수소폭탄을 대량으로 만들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량으로 수소폭찬을 만든다면 결국 북조선이 김정일 김정은 대를 이어 인민들을 굶겨가면서 매달려온 비대칭 전술무기의 우위가 순식간에 사라지게 된다. 김정은이 입만 열면 씨부리는 대로 남반부가 그런 원재료를 가지고 있는 것이 늘 불안하여 그것을 전부 폐기시켜야 자기들이 안심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은 북조선 돼지보다 한 술 더 뜨서 원자력발전소를 들먹일 때마다 일반인들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려고 일부러 핵발전소로 읊어대고 있는 것이다. 나와 같은 노인도 월성1호기 덕분에 몰라도 될 감사원장 이름을 신문방송이 알게 해주었으니 갑자기 애국자라도 된 듯한 기분에 젖어들게 된다.
20여 년 전 나라가 외환위기를 당해 몸담았던 전력회사를 조기퇴직하면서 영광원전을 못 가본 것이 마음에 남았다. 사는 곳과 영광은 반도의 동서로 멀리 떨어진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를 세계 21번째 원전보유국으로 만든 고리원전은 1호기로부터 차례차례 들어서는 후속기까지 기공식과 준공식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 원전을 홍보하느라 수도 없이 들락거렸다. 대형용량인 원전은 1기 자체가 하나의 발전소가 된다. 60여 년 전 전력3사 통합 당시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는 367,000 kW였다. 작금의 원전 단위용량 1,400, 000kW라면 60년대 초반 한국처럼 못 사는 4개 나라를 커버할 수 있는 용량이란 계산이 나온다. 동해바다를 따라 늘어선 3개의 원전단지는 거리상 고리원전과 멀지 않은 월성원전이 중앙을 차지하고 경북북단에 울진원전이 있다.
영광원전을 못 가보고 퇴직한 안타까움이 있던 차에 그곳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은 행운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8백 명 넘는 전력공사 은퇴자단체를 맡은 때문이었다. 덕망과 능력을 갖춘 선배들이 몸을 사리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맡게 된 자리였다. 영광원전을 찾았던 2010년 봄은 그 단체를 맡은 두 달 후로 재직 시 영광에서 발전소장을 지낸 후배가 주선했고 난 세 명의 원전 중견간부 은퇴자를 태운 차를 몰았지만 평소 여행을 즐기는 탓으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지자체나 기초단체가 자기지역 이름을 알리기 위해 혈안인 것과는 반대로 원전은 명칭에서 지역이름 숨기기에 매달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 그 정점에 오른 대깨문을 비롯한 망국적 단체들이 온갖 트집을 잡아 해코지를 일삼으니 영광원전은 ‘한빛본부’로 한 글자도 같지 않은 엉뚱한 이름으로 바뀐 것이리라.
위에 올린 이미지들에서 해양전시관이 사람에 따라선 원전과 바다생물이 무슨 관계나 있나하고 뜨악한 반응을 보일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온배수란 말에 관심을 둔다면 그 의문은 쉽게 풀릴 수도 있을 것이다. 발전하느라 원자로에서 발생한 고열을 바닷물을 끌어들여 냉각시킨 후 다시 바다로 내보내는 온배수를 이용한 부대사업이자 바다생태계를 살리는 프로젝트도 함께 가동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이 부자도시로 거듭난 것은 이 지역에 들어선 고리원전 덕분이란 걸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해운대구가 바로 옆이지만 재정자립도 면에서는 기장군이 훨씬 앞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1980년 건설을 시작하여 22년 동안 총 6기를 준공하여 5,900,000kW 발전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영광원전. 그곳 현직 본부장을 비롯한 발전소장 그리고 중견간부들이 멀리서 선배들이 방문했다고 횟집에다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했고 오랜만에 만난 선후배 간에 소주잔도 오갔지만 분위기는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듯했다. 술자리가 무르익는가 싶더니 목소리가 큰 현직후배가 “아! 저 선배는 일단 결재서류가 발전소장실에 들어갔다 하면 나올 줄을 몰라 우리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기나 하는지 몰라, 아이씨…?”라고 따지고 들었다. 같은 발전소에서 함께 근무했던지 박수를 치는 후배들도 있었다.
첨단기술이 수반된 원자력분야이다 보니 설계도면이 여러 장 붙은 서류를 면밀하게 검토하자면 시간이 걸리는 것은 불문가지였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 후배는 다른 발전소장과 견주어 초대한 왕년에 상사로 함께 근무했던 선배에게 직격탄을 날려 좌중은 오히려 웃음판으로 바뀌고 말았다. 결국 그의 발언은 ‘야자타임’ 비슷하게 좌중 분위기를 바꾸었고 화기애애함을 더하면서 모처럼 선후배 만남이 오래 기억에 남도록 해주었다. 산업시설이라곤 전혀 없었던 조용한 바닷가에 영광원전이 들어서면서 국토의 동서간 교류는 물론 서울을 비롯한 중부권 인사들까지 발령받아 근무하면서 영광을 전국에 알리는데 기여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영광이란 지명은 ‘깨달음의 빛’이라는 뜻을 지닌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4대종교 유적지가 이 좁은 곳에 몰려 있다. 원불교영산성지와 영광순교자기념성당 그리고 개신교로선 염산교회 야월교회가 있는데다 불교유적지로선 마라난타존자의 발자취를 따라 백제불교 최초도래지로 연흥사와 불갑사가 자리잡았다. 다음날 우린 이곳 영광에서 비롯된 원불교 성지와 석양의 황홀한 풍광이 환상적 드라이브 코스라고 자랑하는 백수해안도로를 일몰 직전에 찾았지만 동해와 남해의 비경으로 호강한 눈은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