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깊은 산 속에서 낚시로 직접 잡아 먹는 송어회와 매운탕, 그 쫄깃쫄깃하고 얼큰한 맛을 아십니까? 그리고 핫 포도주, 핫 초콜릿에 바로 찍어먹는 생과일....
군침도는 별미를 찾아 브라질의 Campos do Jordao(캄포스 도 조르덩)으로 달려갑니다.
캄포스 도 조르덩은 상파울루에서 약 300km 떨어진 고산지대로 유럽형 작은 마을입니다.
특히 독일의 흑맥주가 유명하여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요.
늘 더운 브라질에서 유일하게 여름에도 한기를 느낄 정도로 추운 곳으로 바바리 코트에 머플러 살짝 메고 연인들끼리 팔짱 끼고 한적한 유럽 풍경을 감상하기엔 안성맞춤 인 곳입니다.
주로 부호들의 별장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으며 바다 여행이 대부분인 브라질에서 맑은 새소리 물소리 들으며 자연을 느끼기에 좋은 곳입니다.
털실로 짠 편물 옷과 각종 맥주와 포도주가 유명한데 특히 살짝 뎁힌 포도주 를 뜨거운 입김 불며 마시면 또 특이한 맛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브라질을 비롯한 아르헨티나, 칠레는 고산지대이면서 하루 기온차이가 심해 포도 농사가 잘 되는 편이라 포도주가 싸면서도 아주 맛이 좋습니다.
그래서 포도주가 꼭 마시는데 절차가 복잡한 고급 술이라기보다는 일상의 편한 음료처럼 취급하여 자주 마시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추운 캄포스 도 조르덩같은 곳에서는 포도주를 따뜻하게 해서 마시는 다양한 주법이 생긴 것 같아요.
진짜 추운 6~8월 사이에 따끈한 포도주를 마셔보면 새로운 맛이 납니다.
그런데, 차가운 포도주보다 훨씬 취기가 빨리 오른다는 거.....^^*
이미 시내 구경이나 풍경은 많이봤던 터라 오늘은 산 속으로 좀 더 들어가서 송어 낚시를 해볼 생각입니다.
활어 구경이 어려운 브라질에서 간만에 싱싱한 송어회를 먹어보려고 가방 가득 고추장, 초고추장, 양념들 바리바리 싸들고 왔습니다.
"송어들아, 매운 동양 사람-손끝 야무진 진짜 한국 요리사들이 왔다~~^^*"
시내 자체도 상당히 고산지대이지만 송어는 맑고 차가운 물이 아니면 번식할 수 없다니 더 깊은 산 속 맑은 물을 찾아 높이 올라 올라....헥헥...
여름 꽃들도 보며 조심조심 고추장 안 쏟아지게 들고 부지런히 걷다보니......
아싸라비야~~~
벌써 사람들 모여들어 송어 낚아올리는 손맛에 다들 조용합니다.
아니 낚시꾼만 안다는 이 곳이 벌써 이렇게 브라질 사람들에게까지 소문이 나다니....
누런 빛깔의 제대로 자란 큼직한 송어 한 마리 대롱대롱.....
우리도 얼른 낚시대를 던져 넣었습니다.
뭐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금세 퍼득거리며 한 마리 걸려듭니다.
히히......강태공처럼 세월아 네월아 세월을 낚으며 도 닦을 필요 없습니다.....왜냐고요?
송어떼들 보입니까?
요건 아직 어린 새끼들이라 잡으면 안되고요.
적어도 20cm 이상의 크기들만 잡아 올릴 수 있습니다.
제 맛을 내려면 30cm 이상이면 금상첨화이지요.
대여섯 명이 두어 시간 동안 잡아 올린 송업니다.
어떻습니까? 오늘 물 좋은 것 같지 않나요?
보낼 수만 있다면 냉동 포장해서 헤딩슛으로 지난 한 주를 즐겁게 해준 박지성에게 이 거 한 마리 보내고 싶습니다요....ㅎㅎ(알라뷰 지성~~~^^*)
자, 이제 그만 잡고 요리에 들어가볼까요?
보통 브라질 사람들은 손질해서 살점만 잘라 통째로 튀겨서 먹습니다.
소금 간도 안하고 그냥 튀겨서는 레몬을 뿌려 야채 샐러드와 같이 먹는데 꼭 닭튀김같지 않나요?
뜨거운 송어 생선 튀김 손에 들고는 호호불며 맛나게 잘 먹습니다.
당근도 껍질만 벗겨 통으로 튀깁니다.
감자처럼 생긴 만지오카도 다듬어선 삶거나 튀겨서 같이 먹고요.
우리 한국 사람들도 이렇게만 해먹으면 브라질 송어들이 섭섭해하지요.....ㅎㅎ
아무리 멀리 떨어져 살아도 입맛이 어디 그리 쉽게 바뀝니까?
좀 번거로워도 바다나 산으로 떠날 땐 반드시 초고추장 포함 양념 통을 싸들고 갑니다.
어떤 사람들은 무시무시하게 날카로운 회칼도 잘 싸서 안보이게 들고 갑니다.
그리곤 이렇게 한 칼 솜씨를 부려 멋지게 누드 횟감으로 변신시킵니다.
노릿노릿한 색깔의 송어회를 벌건 초고추장에 찍어 한 입 넣는 이 맛.....캬~~
튀김 요리 먹던 브라질 사람들 신기한듯 쳐다보면서도 선뜻 젓가락 대지는 못하네요.
"니들이 회맛을 알아?"
회 맛 보는 동안 또 매운탕 요리 들어갑니다.
송어회 뜨고 남은 살점 붙은 뼈들 통째로 넣고 고추장 풀고 파 마늘 고추 송송 썰어 한 냄비 즉석 매운탕을 만듭니다.
이렇게 많이 잡힐 줄 몰라 고추장이 좀 모자란 듯합니다만, 뭐 너무 매운 것은 몸에 안 좋다니 적당히 얼큰한 맛도 감지덕집니다요.....ㅎㅎ
소주 한 잔 곁들이면 딱인데.....하는 아쉬움을 접으며 이 곳의 별미를 찾아 또 일어섭니다.
후식거리로 소개할 특별 메뉴는 끓는 초콜릿에 바로 찍어 먹는 생과일 요리 입니다.
캄포스 도 조르덩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바덴바덴 식당으로 Go Go~~!!
*재료- 1. 아이들 먹다 남은 초콜릿 모두 넣고 연한 불에 끓인다.
(우리는 초콜릿 원액을 넣고 저어가며 끓임-브라질은 초콜릿이 흔하고 맛있음)
2. 냉장고 열고 봉지 봉지 싸놓은 먹다 남은 과일 모두 자른다.
(우리는 사과,바나나, 청포도, 체리, 딸기, 마몽....등등을 마구 잘랐음)
3. 취향에 따라 먹다 남은 비스킷을 찍어 먹어도 고소하다.
(추억의 건빵 찍어 먹음 진짜 맛있겠당.....ㅎㅎ)
이거 아주 쉬우면서도 독특한 맛을 느낄수 있습니다.
뜨거운 초콜릿이 입에 먼저 닿으면 고소하고 거기에 차가운 생과일의 향과 사각거리는 맛까지....
별미가 뭐 별건가요?
한 번 집에서 해보세요, 눈도 즐겁고 맛도 향긋한 굿 아이디어 별미, 불 조심은 필수~~!!
간만에 번잡한 상파울루 떠나 산 속에서 송어 낚시도 직접하고
송어회에 매운탕까지,
또 후식으론 흑맥주 건배한 뒤 뜨거운 초콜릿에 생과일 찍어먹으며 도란도란 수다떨며 보낸 하루,
낯선 땅에서 보낸 우리들만의 작은 여유였습니다.
그나저나 음식 궁합이 잘 맞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뭐든지 아무리 좋은 요리도 궁합이 맞아야하고,
아무리 멋진 남녀도 서로 궁합이 맞아야 어울리고,
아무리 지구상에서 멀리 떨어져있어도 멋진 어울림이 있어야 좋은 친구일텐데,
브라질과 한국, 서로 궁합이 잘 맞아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울하고 가슴 아픈 슬픈 소식들 다 떨쳐버리시고
향기로운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한 주일 시작하시길.....
<브라질 보사노바 노래 한 곡-여인이여, 더이상 울지마요..>
-브라질에서 좋은 친구가 되고싶은 ssamba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