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학이편 5장
논어 학이편 5장
子曰(자왈) 道千乘之國(도천승지국)호되 敬事而信(경사이신)하며 節用而愛人(절용이애인)하며 使民以時(사민이시)니라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千乘의 나라를 다스리되 일을 공경하고 미덥게 하며, 〈재물을〉 쓰기를 절도 있게 하고 사람을 사랑하며, 백성을 부리되 철(농한기)에 맞추어 하여야 한다.”
道는 治也라 千乘은 諸侯之國이니 其地可出兵車千乘者也라 敬者는 主一無適之謂니 敬事而信者는 敬其事而信於民也라 時는 謂農隙之時라 言治國之要 在此五者하니 亦務本之意也라
‘道(도)’는 다스림이다. ‘千乘(천승)’은 제후의 나라이니, 그 땅이 兵車(병차) 千乘(천승)을 낼 수 있는 곳이다. ‘敬(경)’ 이란 一(일)을 주장하여 다른 데로 감이 없는 것을 말한다. ‘일을 공경하고 미덥게 한다.’는 것은 그 일을 공경하고 백성에게 믿게 하는 것이다. ‘時(시)’는 농사짓는 틈의 때(농한기)를 이른다. 나라를 다스리는 요점이 이 다섯 가지에 있다고 말씀하셨으니, 이 또한 근본을 힘쓰는 뜻이다.
☉ 程子曰 此言至淺이라 然이나 當時諸侯果能此면 亦足以治其國矣라 聖人은 言雖至近이나 上下皆通하니 此三言者를 若推其極이면 堯舜之治도 亦不過此라 若常人之言은 近則淺近而已矣니라
楊氏曰 上不敬則下慢이요 不信則下疑니 下慢而疑면 事不立矣니 敬事而信은 以身先之也라 易曰 節以制度하여 不傷財하고 不害民이라하니 蓋侈用則傷財하고 傷財면 必至於害民이라 故로 愛民이 必先於節用이라 然이나 使之不以其時면 則力本者不獲自盡하여 雖有愛人之心이나 而人不被其澤矣라 然이나 此는 特論其所存而已요 未及爲政也1)니 苟無是心이면 則雖有政이나 不行焉이니라 胡氏曰 凡此數者는 又皆以敬爲主니라
愚謂 五者反復相因하여 各有次第하니 讀者宜細推之니라
☉ 정자(伊川(이천))가 말씀하였다. “이 말씀은 지극히 淺近(천근)하다. 그러나 당시 제후들이 과연 이에 능하였다면 또한 충분히 그 나라를 다스릴 수 있었을 것이다. 성인은 말씀이 비록 지극히 천근하나 上下(상하)에 모두 통하니, 이 세 말씀을 만일 그 지극한 데에까지 미루어 나간다면 요 · 순의 정치도 여기에 지나지 않는다. 常人(상인, 보통 사람들)의 말로 말하면 가까우면 천근할 뿐이다.”
양씨(楊時(양시))가 말하였다. “윗사람이 공경하지 않으면 아랫사람들이 태만하고, 〈윗사람이〉 미덥게 하지 않으면 아랫사람들이 의심하니, 아랫사람들이 태만하고 의심하면 일이 성립되지 못한다. 일을 공경하고 미덥게 한다는 것은 자신이 솔선수범을 보이는 것이다. 《주역》에 이르기를 ‘제도로써 절제하여 재물을 손상하지 않고 백성을 해치지 않는다.’ 하였으니, 쓰기를 사치하게 하면 재물을 손상하고, 재물을 손상하면 반드시 백성을 해침에 이른다. 그러므로 백성을 사랑함은 반드시 節用(절용)을 먼저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백성을 부리기를 농한기에 하지 않는다면 본업(농업)에 힘쓰는 자들이 스스로 다할 수가 없어서 〈윗사람이〉 비록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도 사람들이 그 혜택을 입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위정자가〉 마음속에 두어야 함을 논하였을 뿐이요, 정사하는 데에는 이르지 않았으니, 만일 〈위정자가〉 이러한 마음이 없다면 비록 훌륭한 정치제도가 있더라도 시행되지 못할 것이다.”
호씨(胡寅(호인))가 말하였다. “무릇 이 몇 가지는 또 모두 敬(경)을 위주로 한다.”
내가 생각하건대, 이 다섯 가지는 반복하여 서로 원인이 되어 각기 차례가 있으니, 읽는 자들이 마땅히 세세히 미루어야 할 것이다.
1) 特論其所存而已 未及爲政也
‘特’은 ‘다만’의 뜻이다. 新安陳氏(陳櫟)는 이에 대하여 “所存은 爲政者의 마음을 말한 것이고 정치하는 조목은 언급하지 않았으니, 예컨대 禮樂, 刑政, 紀綱, 文章 등이 바로 정치하는 조목이다.” 하였다.
[출처] 논어 학이편 5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