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반 년 간 공을 들였던 여자에게 얼마 전 고백한 B군. 하지만 “너랑 연애할 생각은 안 해봤는데...”라는 대답에 패닉상태에 빠졌다. 상대방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지난 반 년 간 공을 들였던 여자에게 얼마 전 고백한 B군. 하지만 “너랑 연애할 생각은 안 해봤는데...”라는 대답에 패닉상태에 빠졌다. 상대방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아니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데이트를 하고 왜 선물을 받고 그러냐고. 사람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 나쁜 X.”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기대를 갖게 하는 ‘희망고문’,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서 비축하거나 관리하는 ‘어장관리(간혹 보험으로도 표현됨)’가 전문분야인 그녀들.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평소 늘 주변에 잘 해주는 사람들만 있었던 경우에 자주 나타나는 케이스. 늘 그런 대접을 받았기 때문에 누군가 좋아서 베푸는 호의도 똑같이 취급하는 것이다. 온실 속의 화초랄까.
공대 등 남녀 성비가 불균형한 곳에서 공주 대접을 받았던 사람들, 오빠 많은 집의 막내나 무남독녀 외동딸 등 어릴 때부터 가족의 관심과 사랑이 집중되었던 경우에 자주 출몰한다. 결과적으로 착각하게 만든 것은 똑같지만 고의성이 없어서 마냥 미워할 수만도 없다는 것이 문제.
공략법: 객관적인 매력이 없었던 여자의 경우, 홍일점에서 벗어나 사회에 나가서 수많은 다른 여자들과 동등하게 경쟁했을 때 남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해 충격을 받기도 한다. 헛된 공주병으로 상처받은 그녀에게 꾸준히 위로의 손길을 보내면 그 손을 잡아줄 지도.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알고 활용하는 케이스. 남자가 자신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면 절대 놓치지 않는다.
심심할 때, 뭐 갖고 싶을 때, 약속 펑크 났을 때 등등의 상황에서 뻐꾸기를 날려서 실속을 챙기는 실속(?)파로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외모나 애교 등 나름의 무기를 갖고 있는 여자들이 많다. 자신을 좋아하고 있으니 대접도 받을 만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피드백이 없으면 변덕을 부리기도 한다.
공략법: 많은 남자들이 마냥 잘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관심을 포인트로 하는 나쁜 남자 컨셉을 연출하면 오히려 돋보일 수 있다. 외모만 보고 집적거리던 남자에게 질린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의외로 변함없는 순정파 컨셉에 혹할 수도 있다.
남녀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는 케이스(가끔 가능한 사람들도 있지만 보통 드물다).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좋아서 만나자고 해도 눈치 없이 여자 친구 만나듯이 대하는 것이 대부분. 가끔 ‘얘가 날 좋아하나?’하는 생각이 들어도 ‘에이 친군데...’하며 정리하기 일쑤다.
상당히 무디고 눈치도 없지만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간혹 '얘가 날 좋아할 리가 없다'는 식의 자신감 상실 모드로 억지로 친구인 척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
공략법: 영영 친구로 남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각자의 성별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멘트를 수시로 날려줄 것. 힘 쓰는 일을 열심히 돕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자신이 남자임을 강조하거나, 상대가 여자로서 매력이 있다는 점을 꾸준히 얘기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친구끼리는 이러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표시할 것. 여자 위주로 썼지만, 사실 이 상황은 남자의 경우에도 예외는 없다. 공은 공대로 들이고 나중에 뒤통수 맞고 충격 받지 않는 제일 확실한 방법은 '부딪히는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상대도 나를 좋아하는 것이리라 혼자 지레짐작 하지 말고 직접적으로 마음을 고백할 것. Yes든 No든 빠른 결판으로 마음을 편안케 할 것이니.
글/ 젝시라이터 임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