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배가 고파 밀 이삭을 뜯어 먹자 바리사이들이 그것을 보고 지적하면서 안식일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다윗 때의 예를 들어서 말씀하시면서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너희가 알았더라면, 죄 없는 이들을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바리사이들의 경우 율법을 잘 지키고자 했던 그 자세는 존중되어져야 합니다. 곧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으로 충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율법의 조항들을 만들어내면서 본래의 안식일이 갖는 참된 의미를 잃어버렸다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창세기에서 보면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뒤 그다음 날 쉬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안식일은 하느님의 뜻하심대로 모두가 다 그야말로 그분 안에 참된 쉼을 갖게 되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의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리사이들은 그 안식일 규정을 통해서 사람들을 규제하고 통제하면서 자신들의 지위와 이권을 챙기면서 살아갔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율법의 참된 정신을 잃어버린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시며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너희가 알았더라면, 죄 없는 이들을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살아가면서 교회의 규정을 충실히 잘지키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율법적으로 규정만 잘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늘 하느님의 뜻하심을 따르고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미사를 열심히 참여한다고 해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주님의 사랑을 살아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저 율법의 규정을 잘 지키는 바리사이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