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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ifer(가수와 팬 사이에…)◀ 11
“2016년 황금디스크 신인상, 루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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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황금디스크 대상, 루시퍼입니다!”
“건배!”
유성의 외침에 루시퍼 멤버들 모두 앞에 놓인 술잔을 들었다.
이제 3일 후면 성인이 되는 유현이 자신도 형들과 같이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기쁨에 맥주잔을 집어 들어 입에 갔다댔다.
술을 입에 털어 넣으려는 순간 유성이 재빠르게 곁으로 다가와 잔을 빼앗아 들었다.
자신의 술을 빼앗은 유성을 알아차리고는 날카롭게 그를 노려보는, 유현.
그의 눈빛에 유성이 그를 흘겨보며 퉁명스레 말한다.
“어린 애는 아직 술 마시는 거 아니다.”
“형. 나도 이제 어른이라고요! 이미 고등학교 방학도 했고, 난 이제 졸업만 하면 끝이라고요.”
“그래도 안 돼. 정 마시고 싶으면 어서 졸업하기를 기다려. 그 후에는 내가 쏠 테니까.”
“너무해요. 오늘은 특별한 날이잖아요. 네?”
주말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느는 연기에 유현이 쉽게 눈물을 만들어냈다.
유성은 그것을 뻔히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가짜라고 해도 유현의 눈가에 맺힌 눈물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는 어차피 이제 어른이고, 오늘은 루시퍼가 신인상과 대상을 받은 특별한 날이니까 마시게 해 줄까 생각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어른이라고는 해도 자신의 눈에는 아직 어린 아이로 보일 뿐이었다.
“그래도 안 돼.”
“혀엉.”
“유성아, 오늘 같이 즐거운 날 유현이도 같이 즐기는 게 좋을 텐데 왜 그러냐.”
그들의 매니저인 동훈이 유현의 처지를 알아차리고는 유성에게 한 마디 했다.
그러나 유성은 요지부동이었다.
“안 돼. 형, 얘 아직 미성년자야. 졸업하면 널 확실히 어른으로 인정해주지.”
그래봤자 내 눈에는 어린애일 뿐이지만.
뒷말을 삼킨 유성이 유현에게 콜라를 따라 전해주었다.
울상을 지은 유현이었으나 유성이 건네준 콜라를 딱히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었다.
콜라를 마시는 유현의 표정은 마치 쓴 한약을 마시는 사람의 표정 같아 유성과 동훈을 포함한 멤버들은 그가 귀여워 모두 웃었다.
신인상과 대상을 모두 거머쥔 기쁨과 즐거움에 매니저와 초대된 회사의 사람들, 친구들과
함께 놀던 동훈이 조용히 술을 마시고 있는 희연에게 다가갔다.
“자. 받아라.”
동훈이 희연의 잔에 술을 따라주며 옆에 앉았다.
여태껏 종종 본 것으로 보아 지금 희연은 과음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멀쩡한 것이 그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동훈은 신기할 따름이었다.
“2월부터 네가 작사한 곡으로 활동을 시작 할 거야.”
희연이 고개를 들어 동훈을 바라보았다.
아무런 표정이 없는 그였지만 동훈은 희연이 지금 매우 놀라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들은 알아차릴 수 없는 희연을 표정을 읽을 수 있을 만큼 동훈은 희연은 물론,
모든 멤버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그들에게 있어 친형과도 같은 존재였다.
“너는 모를 거야. 그거요?”
“그래. 사장님이 네가 쓴 가사를 너무 마음에 들어 했어. 나도 마음에 들고. 모두 네가 쓴 작사에 탄성을 내뱉고 있지.”
“…….”
“사실은 좀 놀랐다. 너에게 그런 재능이 있을 줄이야. 어떻게 그런 작사를 할 수 있었던 거야?”
동훈의 질문에 희연이 쓰게 웃었지만, 고개를 숙이고 있었던 터라 아무도 보지 못 했다.
희연이 작게 말했다.
“누구든 그 처지에 놓여 지면 다 써져요,"
“너희들 팬픽이란 거 알아?”
오후에 있을 가요프로그램 스케줄에 멤버들의 메이크업을 해 주던 메이크업아티스트 중 한 사람인
성유진이 누군가에게 모를 질문을 했다.
그녀는 희연의 메이크업을 해 주고 있었다.
희연이 유진의 말에 감았던 눈을 떠 바라보았다.
“팬픽이요?”
“그래. 팬들이 너희들을 주인공들로 쓰는 픽션. 팬 픽션(fan fiction)이라고 부른대.”
“그런데 그게 왜요?”
“아니, 나 너희들 타천사(루시퍼 팬 카페. ‘타락천사 카페’ 줄임말.) 회원이잖아.
거기서 너희들 컴백 기념으로 쓴 짧은 소설을 하나 읽었는데 재미있더라고.”
이미 메이크업을 끝내고, 민혁과 놀던 륜이 유진의 말에 답했다.
“에이. 그래봤자 우리 멤버들끼리 엮고 그런 거 아니야?”
“아닌데? 너희들은 가수 그대로 나오고 한 여자아이가 민혁이랑 서로 좋아하게 되는 내용이었어.
쿡쿡. 여자아이가 민혁이 납치하고 그러는 거 있지? 소설 속이지만 귀여운 캐릭터였어.
그래서 너희들도 좀 읽어봐. 건전하니까.”
잠시 말을 멈춘 유진이 희연의 메이크업을 마무리하고는 그에게 다 되었다고 말을 건넸다.
메이크업을 끝내자 희연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유진이 아까의 말에 이어서 덧붙였다.
“그 팬픽 주인공 이름이 다연? 아. 맞아. 강다연.”
이름을 기억해낸 것이 기쁜 듯 말 하던 유진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희연을 보며 웃었다.
“어? 그러고 보니, 강희연. 강다연. 이름 되게 비슷하다.”
그녀의 말에 다른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은 물론, 루시퍼 멤버들까지 가상의 인물과 현실의 인물의 이름이
비슷한 게 뭔 대수라며 웃어 넘겼으나, 희연은 웃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소파 가장자리에 한쪽 다리를 꼬고 앉아 턱을 괸 채 생각에 잠겨 있을 뿐이었다.
함께 했던 그 시간. 너는 기억 하니?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걷고, 걷고, 또 걸었지.
자석처럼 떨어지지 않게 서로의 손을 잡고 두 발을 맞춰 걸었지.
흥얼거리는 너의 노래 소리를 들으면 나는 행복해져.
날 향한 너의 목소리, 눈빛, 몸짓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
힘이 들고, 지칠 때면 내 손을 잡아.
네 곁에는 내가 있잖아.
내가 너의 손을 잡고 이끌어 줄 테니 걱정 하지 마.
힘이 들고 지칠 때면 내 등에 업혀.
언제나 너만을 위할 내가 있잖아.
내가 너를 업고 세상 끝까지 걸을 테니 걱정 하지 마.
함께 했던 그 시간. 너는 기억 하니?
길고 긴 거리를 걷고, 걷고, 또 걸었지.
끊어지지 않는 붉은 실처럼 끊어지지 않게 서로에게 기대어 두 발을 맞춰 걸었지.
세상을 두리번거리며 웃는 네 웃음소리에 나는 행복해져.
날 향한 너의 목소리, 눈빛, 몸짓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
힘이 들고, 지칠 때면 내 손을 잡아.
네 곁에는 내가 있잖아.
내가 너의 손을 잡고 이끌어 줄 테니 걱정 하지 마.
힘이 들고 지칠 때면 내 등에 업혀.
언제나 너만을 위할 내가 있잖아.
내가 너를 업고 세상 끝까지 걸을 테니 걱정 하지 마.
내 걱정은 하지 마.
너의 그 새 하얀 미소에 나는 언제나 걸을 수 있으니까.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내려오던 민혁은 자신의 앞에서 걷는 희연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평소에도 조용한 녀석이었지만, 오늘따라 너무 이상하다.
민혁이 희연의 등을 툭 치자 그제야 바라본다.
“무슨 일 있어?”
“아니….”
“그럼 왜 그래?”
“뭘?”
“너 지금 엄청 기운 없어 보인다.”
그의 걱정 어린 시선에 희연이 괜찮다는 듯 웃어보였다.
저 멀리서 동훈이 희연을 부르자 희연은 민혁에게 간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방금 전 까지 희연이 있었던 곳을 멍하니 바라보던 민혁은 무의식적으로 희연의 미소를 떠올렸다.
소름끼치도록 슬픈 미소.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미소.
저런 희연은 낯설었다.
민혁은 동훈과 어디론가 가는 희연을 바라보다 륜의 부름에 그쪽으로 걸어갔다.
“왜?”
“너한테 기자가 인터뷰 신청을 해 왔어.”
희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만?”
“그래. 이번 2월에 네가 작사한 곡으로 활동을 한다는 주제로 이야기를 쓰고 싶대. 괜찮겠어? 이미 가사는 언론에 유포되었잖아.”
그의 말에 희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상관은 없지만. 나 혼자 이렇게 단독으로 해도 괜찮을까?”
희연의 말에 동훈이 너스레 웃으며 그의 등을 쳤다.
“그리 거창한 인터뷰 아니야. 이번 곡에 대해 네가 짧게 설명 해 주면 돼.
사진이나 카메라로 촬영하는 거 아니고, 그냥 녹음만 하는 거니까.”
동훈을 따라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니 그곳에는 한 여자가 있었다.
‘good to day’의 기자이자 리포터로 가끔씩 활동하여 루시퍼에 대한 소식을 많이 알려 그들과 친분이 쌓인 윤나연이 희연을 반겼다.
“오랜만이에요, 희연군.”
“네. 안녕하세요.”
“딱딱한 성격은 여전하네요.”
친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 듯 허리까지 오는 높이의 단상에 걸터앉은 둘은 사이에 녹음기를 하나 두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나연이 손에 들린 수첩을 훑어보다 무언가를 체크하고는 질문을 했다.
“이번 2월부터 새 곡으로 활동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직접 작사하신 곡이라면서요?”
“네. 작곡가 형이 저보고 작사를 하라고 했어요.
제가 4차원이라서 재미있는 가사가 나올 것 같다고 했었거든요.
전 멀쩡한데 말이죠. 그래서 심심풀이로 그냥 적다보나 재미가 붙었고, 나중에는 신중히 쓰기 시작했죠.”
“그렇군요. 그 가사의 내용에 대해 짤막하게 설명 해 주시겠어요?”
“내용은 가사 그대로예요.
남자의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죠. 그녀는 모르는 남자만의 짝사랑이자 첫사랑.
그는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 못 하고, 그녀는 떠나죠.
그 후에 혼자 남은 남자는 여자를 그리워하고, 그녀가 자신에게로 오기를 바라는… 그런 슬픈 주제예요.”
“네. 저도 가사 약간 봤어요.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그거 혹시 희연군 이야기 아니예요?”
나연이 장난스럽게 하하 웃으며 질문을 건넸다.
그녀의 질문에 희연은 당황하지 않고 아까 민혁에게 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맞아요. 그거 제 얘기에요. 잊어야 하는데 아직도 잊지 못 한 첫사랑에 대한 제 이야기를 주제로 작사한 거예요.”
와.. 나름 길게 썼어요!!
내일부터 또 학교,,OTL..
으헝헝 가기 싫어
첫댓글 다음편기대할게영!
▶Lucifer◀ 넵. 바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