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5일 연중 제5주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3-1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3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14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15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
16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세상의 소금으로 살게 하소서.
고혈압으로 오래 앓고 있는 사람들이나 성인병에 짜게 먹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의사의 권고가 있어 싱겁게 먹으려고 애쓰지만 그리 쉽게 되지 않습니다. 음식을 장만할 때 제일 먼저 간이 맞아야 제 맛이나니 소금은 우리 생활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런데 오늘 주님은 우리를 보고 소금이 되라고 하지 않고, 우리를 "소금이다."라고 단정적으로 말씀하시고 우리가 빛이 되라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빛이다."라고 단정적으로 말씀하십니다. 이미 우리는 소금으로 그 맛을 간직하고 빛으로 세상을 비추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세상의 소금[ salt of the earth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맛을 돋우고 음식을 보존하는 데 필수적인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라는 말씀입니다. 고대 세계에서 소금은 매우 귀중한 물자였습니다. 로마 병사들은 급료를 돈 대신 소금으로 받기도 했습니다. 봉급(salary)이라는 말의 어원인 라틴어 살라리움(salarium)은 바로 '소금 돈'이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소금은 지금처럼 흔한 물건이 아니라 대단히 귀중하고 값비싼 물건이었습니다. 그 귀한 소금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소금과 같이 아주 귀한 존재이면서 또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여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첫째, 우선 썩지 않게 하는 특성이 있어서 염장을 하면 오래 보관할 수 있어서 주님께서 우리가 세상에 부정부패가 없도록 하라고 소금이 되라고 말씀하신 듯합니다. 바닷물이 살아 있는 이유는 많이 있겠지만 4-6%의 소금물이어서 썩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는 가장 적합한 소금의 농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사회도 우리 신자들이 소금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한다면 썩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소금은 야채를 절게 하여 적절하게 수분을 빼내고 소금기로 대체합니다. 바삭 바삭 부서지는 배추도 소금에 절어지면 부드러워 집니다. 이 세상에 복음으로 적절하게 절여서 아주 부드럽게 온유하고 맛있게 만들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셋째 소금은 물에 아주 잘 녹아서 상대방에게 흡수되듯이 우리도 형체가 없이 잘 녹아서 세상 사람에게 흡수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확실한 희생으로 자신을 녹여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 염장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세상을 절굴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냥 형체도 없이 녹아드는 소금과 같이 세상에서 나 자신을 과시하고 목을 뻣뻣하게 세우는 교만함을 없애고 겸손하게 살아야겠습니다.
넷째, 소금은 맛을 좋게 하듯이 우리도 세상을 맛있게 살아야 하고 재미있게 살게 하는데 큰 힘이 되어야 합니다. 천주교 신자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깨소금 같은 존재가 되어서 재미있고 맛깔스럽게 살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은 참 재미있는 사람이다.' 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우리의 삶도 살맛나는 세상인 것입니다.
다섯째, 소금은 '조해성'이라는 것이 많이 있는데 이 '조해성'(潮解性)이란 수분을 흡수하여 자신을 녹이는 성질을 말합니다. 비온 후 테니스 코트 바닥에 소금을 많이 집어넣으면 소금기로 바닥에 가득한 수분을 쉽게 흡수해서 보송보송하게 합니다. 우리도 소금처럼 세상 사람들을 주님의 품으로 빨아들여 우리도 그 안에 자연스레 녹아들어야 합니다. 공동체 안에서 우리가 독불장군처럼 소금 알갱이로 남아 있지 않고 잘 녹아서 사람들을 잘 흡수하여 공동체 안에서 녹아야 하고 흡수되어야 합니다.
여섯째, 소금은 단단하게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염전을 보면 갯벌을 아주 단단하게 해서 물에 녹지 않습니다. 그것은 소금의 조해성 때문에 생기는 원리이면서도 우리를 항상 긴장하게 하고, 신앙이 견고하게 하고, 믿음에 확신을 갖게 하는 성령의 은총과 같습니다. 우리는 믿음에 견고하지 못해서 항상 망설이고 용기를 갖지 못합니다. 이제 소금과 같이 믿음을 아주 견고하고 단단하게 가져야 하겠습니다.
일곱째, 소금은 정화의 특성이 있습니다. 재수 없는 일이 있거나 부정한 사람이 오면 소금을 뿌리고 악귀가 범접을 못하게 소금을 흩뿌리기도 합니다. 이를 닦을 때도 소금을 쓰고, 은그릇이나 구리그릇에 윤을 낼 때도 소금을 사용합니다. 세상의 온갖 악에 찌든 모든 것을 깨끗하게 하는데 소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듯이 우리 잘못을 용서를 청하고 마음을 정화하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어렸을 때 오줌을 싸면 키를 쓰고 소금을 받아오게 한 것도 그런 버릇을 없애기 위해서 그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도 마음의 정화를 위해서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여덟째, 소금은 생명과 직결되어 있어서 소금이 과하면 나쁘지만 소금이 없으면 우리는 살지 못합니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의 생명과 직결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구원하고 그들을 주님의 품으로 인도하는 새로운 삶을 일구는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예전에 세례성사 때에 소금을 주었고, 나도 세례성사 때에 굵은 소금을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세상의 소금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새로운 생명을 받았음을 상징합니다. 이제 세상 사람들의 생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소금으로서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를 세상의 소금이라고 말씀하신 주님! 저희가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못 한 채 당신의 말씀을 마음에 담아두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결심으로 세상을 썩지 않게 하고, 당신의 말씀으로 흠뻑 절게 하여 당신을 따르는 순종의 삶을 살고자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희생과 봉사로 신명나고 재미있는 세상을 만들도록 다짐하오니 자신을 돌아보고 깨끗하게 살고자 더욱 노력하오니, 길이요 진리이신 충실한 당신의 제자 되어 구원사업에 성실하게 참여하여 제 맛을 잃지 않은 소금이 되렵니다. 부족한 저희가 당신의 열정으로 세상의 소금이게 하소서.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아가타 자매들에게 축복하시어 성인 되도록 이끌어 주소서. 사랑의 주님!!!
<나는 여러분에게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신비를 선포하였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2,1-5
1 형제 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뛰어난 말이나 지혜로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려고 가지 않았습니다.
2 나는 여러분 가운데에 있으면서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하였습니다.
3 사실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나는 약했으며, 두렵고 또 무척 떨렸습니다.
4 나의 말과 나의 복음 선포는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5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축일2월 5일 성녀 아가타 (Agatha)
신분 : 동정 순교자
활동 지역 : 카타니아(Catania)
활동 연도 : +249/251년?
같은 이름 : 아가다, 아가따
교회 전승에 따르면, 성녀 아가타는 시칠리아(Sicilia) 섬의 카타니아 혹은 팔레르모(Palermo)의 부유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신심이 깊었던 그녀는 일생을 하느님께 봉헌할 결심을 하고 스스로 정결 서원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리스어로 ‘선(善)’ 또는 ‘좋음’을 뜻하는 ‘아가토스’에서 유래한 이름만큼이나 착하고 아름다웠던 그녀의 미모에 반한 그 지방 총독 퀸티아누스(Quintianus)가 그녀에게 청혼하는 일이 일어났다. 당시는 데키우스 황제의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가 한창일 때였다. 청혼을 거절당한 총독은 그녀를 소유하려는 계략으로 박해를 이용하였다. 성녀 아가타가 끝까지 그의 제안을 거절하자 퀸티아누스는 온갖 무자비한 고문을 가하고 그녀를 매음굴에 보내는 등 협박과 회유를 그치지 않았다.
그 어떤 고통에도 성녀 아가타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퀸티아누스 총독은 그녀의 가슴을 도려내도록 명령했다. 하지만 성녀 아가타는 “내 육체는 도려낼지라도 내 영혼을 도려낼 수 없을 것이오.”라고 당당히 말했다. 잔혹한 고문을 당한 후 아무런 치료를 받지 못하고 감옥에 갇혔을 때, 성녀 아가타는 환시 중에 성 베드로(Petrus)를 보았고, 성 베드로는 천사와 함께 나타나 성녀 아가타의 상처를 치료해주었다. 결국 총독은 그녀가 죽을 때까지 이글거리는 석탄불에 돌리면서 구워 죽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보통 교회 미술에서 성녀 아가타는 한 쌍의 집게나 접시에 담은 자신의 가슴을 들고 있거나 함께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었는데, 훗날 이것이 잘못 전해져 접시 위의 빵으로 바뀌기도 했다. 그래서 성녀 아가타 축일에 빵을 축복하는 관습이 내려오고 있다. 성녀 아가타를 공경하는 신심은 일찍부터 시칠리아 전역으로 퍼졌고, 나아가 교황 성 대 그레고리우스 1세(Gregorius I, 9월 3일)에 의해 로마 미사 경본 감사기도 제1양식(로마 전문)에서 기억하는 7명의 성녀 중 한 명으로 수록되어 공경을 받아왔다. 특별히 성녀 아가타는 출생지이자 순교지인 시칠리아 섬의 수호성인으로서 큰 공경을 받고 있고,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인 에트나 산(Etna) 인근 지역에서는 화산 폭발로 유황과 돌들이 분출했을 때 성녀의 무덤에서 나온 베일이 마을 사람들을 위험에서 보호해주었다는 기적 이야기도 전해져온다. 성녀 아가타는 처녀, 양치는 여자, 종 만드는 사람, 유리 제조공, 광부, 알프스 등반 안내자, 유방 관련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 간호사들의 수호성인이자 불과 날씨의 수호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 축일을 맞은 아가타 (Agatha)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
첫댓글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비치 세실리아 자매님
세상에 소금처럼 좋은 식품은 없으니요~
감사합니다. 민들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