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황녀 [프롤로그]
“싫어어어어어어어어 - !”
건 제국의 실세 중 한명인 영의정 ‘파진군’ 의 집에서 앙칼진 여성의 비명이 들려왔다.
비명의 주인공은 파진군의 정실부인 ‘계월향’의 딸이자 한 제국의 황녀 이세빈과 함께 이미(二美)로
불리우며 성정이 곱고 행실 또한 발라 현모양처 감으로 소문나 제국 내의 귀족들은 물론 건너
제국인 한 제국의 황실조차 신붓감으로 탐낸다는 ‘파월화’의 비명소리였다.
파진군 집안의 역사를 위로 위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건 제국의 역대 황제 중 성황(星皇)으로
소문난 진 황제의 피가 흐르는 집안이기도 했다. 핏줄 좋겠다, 능력 있겠다. 모든 것이 완벽한
집안에 얼굴도 아름다운 그녀. 파월화가 무슨 일로 이리 째지는 듯한 비명을 지른 단 말인가.
“내가 미쳤다고 그딴 망나니 황태자랑 결혼을 해야 하는 거야!”
성정이 곱고 행실이 바르다는 말 이쯤에서 취소하도록 하자. 얼굴은 예쁘지만 입은 험한 듯 하다.
황태자와의 결혼. 이 얼마나 꿈만 같은 일인가? 대륙 내 소문난 집안의 영애들의 지대한 목표.
황태자비. 하지만 그녀는 모든 여인들의 꿈을 단숨에 짓밟아놓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설득하고 있는 그녀의 어머니, 계월향.
딸 파월화 못잖은 미모를 자랑하는 그녀는 40대의 여성이라곤 볼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그 우아한 모습이란 모든 귀족부인들의 꿈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 계월향에게 소리치는 배은망덕한 딸, 파월화
서양에서 들어온 장미란 꽃이 제아무리 아름답다한들 파월화만 하겠느냐.
오죽하면 이름이 달의 꽃일까. 이미 전 대륙에는 그녀의 미모에 대한 찬양이 널리 퍼져 있었다.
정말 달나라의 항아선녀가 강림한 듯한 아름다운 외모하며 겉으로 퍼진 바른 성정과 행실.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그런 딸을 가진 계월향 역시 마음속으로 고심이 가득했다.
‘그딴 망나니 황태자 따위에게 내 딸을 내주어야하다니’
그렇다면 이들이 이토록 걱정하는 그 ‘망나니 황태자’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일까?
아마 이 모녀의 얘기를 들은 사람이라면 주저 없이 한 제국의 황태자 ‘이세율’을 택하리라.
대륙을 양분하는 거대한 산맥을 중심으로 서쪽에는 건 제국이 동쪽에는 한 제국.
그런 대제국의 황태자인 이세율. 하지만 그런 남부럽지 않은 지위를 가진 그에게도 한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 잘생기면 뭐하나? 아는 것은 쥐뿔도 없는 게 매일 황궁회의에 들락날락거려
아는 체하며 거들먹거리기 만하고. 성격은 어찌나 드러운지 정말 기본적인 예의란 것을 몰랐다.
아랫 사람은 심지어 종 1품 이하의 남.자들은 인간 취급도 하지않았다. 하지만 여자라면 갓 황궁에
들어온 신출내기 하녀라고 할지라도 예쁘장하게 생기기만 했다면 졸졸 따라다니기 일쑤였다.
당연히 대제국의 황태자라면 그 정도 오만은 있어야할지 모르지만 이소율은 도가 지나쳤다.
오죽하면 황제마저 황태자 자리를 놓고 며칠 밤낮을 세워가며 고심했을까.
원체 핏줄이 귀한 한 제국의 상황에서 이소율의 탄생은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였다. 당연히 어릴 때부터
금이야 옥이야 키워진 그는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불어 댔다. 게다가 그에 대한 뒷소문도 나빴다.
백성들 사이에선 그가 빈민촌에 있는 사창가에서 발견된 적도 있다하지만 그것이 사실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여튼 그렇게 나쁜 소문이 나있는 자이니 어느 어머니가 그에게 소중한 딸을 맡기고 싶겠는가?
하지만 이번 혼사는 어쩔 수 없었다. 한 제국과 건 제국 사이에 제 101차 평화 협정에 그들이 그녀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 대가로 한 제국 역시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하지만 일급 기밀이었기에 몇몇 고위
관리만 알고 있었다. 파월화의 아버지 파진군은 그러한 고위 관리 중 하나인 영의정.
그렇기에 그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 그것은 한 제국의 보물인 여의주. 여인 하나 건네주는 셈 치고
과하다고 할 수 있는 보물이었지만 한 제국은 그런 것을 따질 틈이 없었다. 대대로 아들이 귀했던
한 제국이었기에 이번 101차 평화 협정을 빌미로 이소율을 결혼시키기로 한것이었다. 아무도
이소율에게 시집오려하지 않았기에 그런 것이었다.
평화 협정은 한 번 체결되면 그 다음은 50년 후. 그때까지 이소율이 결혼하지 못한다면 이미 왕가는
대가 끊긴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누가 70대의 할아버지와 결혼해 애를 낳겠는가?
아무리 성녀라고 해도 그건 불가능했다. 하여튼 이러이러한 사정으로 평화 협정이 체결되자
난감해진 것은 건 제국이었다.
이미 여의주까지 받아놓은 상황에 파월화를 그들에게 넘겨주지 않을 순 없었지만 파월화는
이처럼 강력하게 거부하니 이도 저도 못하는 건 제국. 게다가 그들에겐 커다란 걸림돌까지 있었으니.
“저에겐 이미 사랑하는 낭군님이 있지않습니까! 이미 어머님도 잘 알고 있잖아요! 좌의정 ‘현천선’님
집안의 맏아들이자 저의 낭군님인 ‘현령’님이!!”
그랬다. 이들에겐 커다란 걸림돌이 있었다. 이미 전 대륙 내에 파월화와 현령이 교제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게다가 그들은 사이가 무척이나 좋았고 현령의 아버지 역시 파월화의 아버지인
파진군처럼 찌질한 여느 가문이 아닌 제국의 실세 중 한명인 좌의정 ‘현천선’이었다.
이미 혼사는 결정이 난 것이나 다름이 없거늘. 이 두 청춘남녀의 파란만장한 앞길을 막자니 건 제국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여튼 저는 절대로! 그런 망나니 황태자에겐 시집 못가요!!!”
마지막까지 쐐기를 박아놓는 파월화. 묘하게 이와 같은 상황은 파진군의 저택 옆에서 또 벌어지고 있었는데.
“뭐라고요? 아뇨! 절대 안되요! 저는 절대 월화와 헤어지지 못합니다!”
그랬다. 파진군의 저택 옆에는 역시 으리으리한 저택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 저택은 좌의정 ‘현천선’의 집.
현천선의 집에서도 역시 현령을 설득하기 위해 현령의 어머니인 ‘혜원휘’ 역시 동원되었지만 현령의
마음은 한 송이의 민들레같이 일편단심이요. 단단한 바위와 같이 요지부동이었다.
“월화를 위해서 좋은 남자라면 모를까 그딴 망나니 황태자라면 절대 안됩니다!!!”
양쪽 모두 난감한 상황. 과연 건 제국은 이 위기를 어찌 극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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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처음으로 올리는 퓨전판타지입니다. 앞으로 성실연재할테니
기대해주세요 ^^;
첫댓글 아 흥미진진하네요 ^^ 앞으로 연중하지마세요 ㅠㅠㅠㅠ
잘 읽고 가요
ㅋㅋ 흥미진진 음... 삼각관계라는 건가 ㅋㅋ 남주의 성격이 오묘하네요 ㅋㅋ
ㅋㅋ재밌겠네요
망나니 황태자 ㅋㅋ 정말 재밌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