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운 봄날
시인//나태주(1945~)
꽃이 피면
어떻게 하나요?
또다시 꽃이 피면
나는 어찌하나요?
밥을 먹으면서도
눈물이 나고
술을 마시면서도
나는
눈물이 납니다.
에그
나 같은 것도
사람 이라고
세상에 태어나서
여전히 숨을 쉬고,
밥도 먹도
술도 마시는구나
생각을 하니
내가 불쌍해져서
눈물이 납니다.
비틀걸음 멈춰
발밑을 좀 보아요?
앉은뱅이 걸음
무릎 걸음으로
어느새 키 낮은
봄 풀들이 밀려와
초록의 주단 방석을
깔려 합니다..
일희일비,
조그만 일에도
기쁘다 말하고
조그만 일에도
슬프다 말하는 세상..
그러나
기쁜 일보다는
슬픈 일이
많기 마련인 나의 세상
어느 날 밤늦도록
친구와 술 퍼마시고
집에 돌아가
주정을 하고
아침밥도
얻어먹지 못하고
집을 나와
새소리를 들으며
알게 됩니다.
봄마다
이렇게 서러운 것은,
아직도 내가
살아 있는
목숨이라서
그렇다는 것을..
햇빛이 너무 부시고
새소리가
너무 고와서
그렇다는 걸 알게 됩니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 그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이겠는지요...
꽃이 피면
어떻게 하나요?
또다시 세상에
꽃 잔치가 벌어지면,
나는
눈물이 나서 어찌하나요..
행복하세요!
-지인이 보내준 톡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BpBKT8FFdws
개나리
진달래
목련 활짝 웃었다
명자꽃은 울타리 가에서 배시시
봄이 만연
새벽에 일어났다 다시 잠들었는데 일어나니 여섯시 가까이
무슨 잠을 이리 잤을까?
난 보통 4시와 5시 사이에 일어난다
그런데 요즘은 그 시간이 다르다
빨랐다 늦어졌다
늙어 가는 길일까?
집사람이 목욕가자길래 여섯시 반 넘어 가자고
톡을 보내야 다른 일을 할 수 있겠다
부리나케 일기 마무리
몇 번을 읽어가며 문장과 맞춤법을 찾았는데 오늘은 시간이 없다
대충 다시 읽어 보고 톡으로
성의없는 행위라 미안하기만 하다
여섯시 반 넘어 목욕장으로
사람들이 꽤 많다
샤워한 뒤 반신욕 30여분
난 이 시간이 즐겁다
땀 흘리는 걸 좋아하기 때문
어쩜 늙은이들은 스스로 땀을 흘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나와서 잠시 기다리니 집사람도
거기도 만원이라 목욕하기 힘들었다고
동물들 챙겨주고 오니
집사람이 부추 무쳐 아침을 차려 놓았다
이제 갓 자란 부추로 무침한게 맛있어 밥을 비벼 한술
난 맛있는 것만 있으면 밥을 비비고 싶다
비빔밥을 좋아하는 건 아직 노쇠가 덜 되었다는 것 아닐까?
교육원에 들러 핸폰을 맡기기로
핸폰에 깔린 앱으로 출결을 확인한다
다행히 원장님이 허락을 해주어 핸폰만 놔두면 자동출석이 된다
집사람은 먼저 광주 간다기에 난 점심때쯤 간다고
각자 차를 따로 가지고 갔다
집사람은 대표를 맡아 교육원 점심상황을 점검해 보고 먼저 나갔다
난 점심 때쯤 니가겠다며 1,2교시를 수강
섬망과 치매에 대해 다시 한번 강의
서서히 잃어버리는 기억
가장 사랑했던 사람도 알지 못한다는 치매
생각만해도 끔찍
노화된 노인에겐 어느 누구에게도 나타날 수 있단다
그러기 전 더 따뜻한 마음을 이웃에 주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 치매가 오지 않도록 늘 깨어있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겠다
작은 형님 식당에 가니 큰형님도 오셨다
동생이 모시고 왔단다
서울 형님을 뵈니 반갑다
팔십이 넘으셨는데도 서울에서 운전하시고 내려 오셨으니 장하신거지
우리 남매들 나이 많이 들었어도 아직은 정신줄 놓지 않아 넘 행복하다
영신이와 박서방도
대범이 애들도 오고 내 손주들도
함께 와 주니 반갑고 고맙다
조카 손주 함께 하니 우리 형제들은 복받은 것 같다
삼겹살 구이
난 막걸리 한잔했으면 좋겠는데 차를 가지고 와서
고기만 맛있게
밥 한공기까지 먹고 나니 배가 부르다
아니 형제들과 함께 하니 마음이 더 흐믓한 것 아닐까?
영신이 큰 아들 도연이가 팥빙수를 사왔다
아이구 외할아버지들 오셨다고 한턱 쏜단다
이런게 즐거움이리라
내일은 형제들 함께 강진쪽으로 나들이 하자고
왕인 박사 축제 보고 마량에서 회 떠 너른 바다 바라보며 즐겨 보잔다
서울 형수님은 찰밥을 찌시겠단다
작은 형님은 술과 음료수를
동생은 그릇들을
각자 함께 조금씩 준비하여 즐겁게 다녀오면 좋겠다
큰누님도 모시고 가면 좋으련만 이제는 서로 좀 어렵다
이젠 구십이시라 모든게 불편
그래도 좀 아쉽다
오는 길에 큰형님네를 모셔다 드렸다
넘 잠이 와 집에 와서 한숨 자고 교육원에 가니 집사람이 먼저 와 있다
오늘은 땡땡이를 5시간이나 쳤다
마지막 시간 끝내고 원장님께 내일은 교육받기 어렵겠다고 하니
내일은 앞전에 교육받으신 분들이 위로차 묵을 쑤어 와 잔치를 열기로 했다신다
좋은 시간이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린 형제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즐겁겠지
문사장 전화
가물치가 있다며 회 떠서 막걸리 한잔 하잔다
그럼 좋겠다니
퇴근하면 바로 오겠다고
집에 와 저녁을 지은 뒤 마늘을 깠다
가물치 회 뜨고 남은 뼈를 마늘과 인삼등을 넣어 푹 고아야겠다
가물치를 고아 먹으면 건강에 좀이라도 도움 되겠지
문사장이 와서 가물치를 손질해 회를 떴다
노열동생도 올라왔다
먼저 붕어 곤 물을 한그릇씩
잘 고아져 맛이 있다
가물치회에 술한잔
집사람은 술만 먹지 말고 밥도 한술하라며 밥을 차려 내온다
반찬은 없지만 맛있게 한술
가물치회가 꼬들하니 맛있다
나 이런 회를 좋아해 많이도 먹었다
위의 1/4는 항상 비우라는데 난 그게 어렵다
아직은 식욕이 왕성한 탓일까?
술과 밥까지 맛있게 잘 먹었다
하루 일과 대충 정리하고
바로 잠자리로
푹 자야 내일 형제들과 함께 나들이 할 수 있겠지
가로등 불빛이 반짝인다
미세먼지 사라졌나 보다
님이여!
삼월의 마지막 날
좋은 기억들만 갈무리 하시면서
오늘은 지천에 널린 봄나물 캐다 차린 봄밥상으로 행복한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