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를 염원하는 민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파행으로 파국을 맞을 것 같은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이 그래도 탈선하지는 않고 종착역에 다다를 것 같아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립니다.
제주와 울산 그리고 강원도란 지역은 문재인에게 결코 유리한 지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강세를 보임으로 대세론에 방점을 찍은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 보면
민주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문재인은 조직이 별로 신통치 않습니다. 정치하려고 오랫동안 준비한 사람도 아니고
또 정치인으로 조직을 키워 온 사람도 아니라 다른 후보들과는 비교가 안됩니다.
그에게 조직이 있다면 그를 믿고 지지하는 팬들이 있을 뿐입니다. 자발적 의사와 행동으로
그를 묵묵히 지지하는 아마추어들이라 보면 됩니다.
그가 민주당 경선에서 결국 승리하고, 후일 안철수와의 단일화에서도 이길 것이라 보는 것도 또 지금은 삐걱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민주당 경선 과정이 안철수로 하여금 문재인의 경쟁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고 확신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역시 노사모는 다릅니다.
사람들은 이해찬 사람들이 문재인을 민다고 하지만 보다 정확한 것은 결집과 행동이란 측면에서 노사모가 문재인을 선택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문재인의 카페 팬들 보다 문성근이 부르짖는 노사모가 이번 경선에서 문재인을 마지막 친노라고 선언하고 움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둘째, 민주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현명합니다.
대선을 결정 짓는 것은 중도 성향의 표심입니다. 이들이 묻지마 투표해서 이명박이가 탄생한 것입니다. 이들이 지금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근혜를 이명박의 대안이라 선택하기에는
불안한 점이 적지 않고, 그렇다고 민주당을 찍으려니 힘이 없고 크게 달라 쇄신할 것 같지도 않다는 점 말입니다.
그래서 민주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대선 후보라도 새로운 인물을 선택해서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어필해야 한다고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마도 정치적 감각이 탁월한 호남에서 치러질 경선 과정은 이런 점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때묻지 않은 신선한 인물로 기득권을 대변할 박근혜와 분명히 구별되는 인물로 손색이 없습니다.
셋째, 지금 문재인은 공부하는 중입니다.
그는 이번이 선거를 직접 치러보는 두번째입니다. 그러니 다른 후보들처럼 대중 연설에 능하지도 않습니다. 당연히 말을 잘 하지 못할 것입니다. 오히려 단상에서 떨지 않고 연설을 끝낸 것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가 아직 잘 하지 못하는 것은 대중 연설이지 말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지 못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는 그를 재단 사무실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는 적이 있습니다. 그는 자기 생각과 의사를 분명하고 설득력 있게 남에게 전달하는 소통 능력이 있었습니다. 또 인내심을 갖고 남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습니다.
짧은 말로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거나, 필요한 말만 하고 사라지는 권위주의적이거나 있는 부유하게 살아온 집안의 귀족풍 언어 생활과는 분명히 달랐습니다.
지역을 순회하는 경선 좌정에서 문재인의 연설 실력도 자꾸 늘어갈 것입니다. 또 현장에서 취득하는 정치 감각이나 기운이 그를 박근혜와 대항할 에너지로 전환될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이런 점에서 안철수와 후보 단일화는 단순히 여론 조사로 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 앞에서 공개적인 TV 토론 후에 실시된 여론 조사로 결정할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그래야 안철수도 검증되고 문재인도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런 과정을 거쳐야 민주당 경선이 혹 흥행에 실패해도 두 사람 간의 후보 단일화란 과정을 통해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 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본선에서는 문재인과 박근혜와의 TV 토론은 한번만 해도 게임 끝입니다. 답변의 질과 범위 또 구사하는 언어의 깊이 그리고 숨겨진 내공이 드러나면 박근혜가 왜 요즘 문재인이 오기 전에 여기 저기 부지런히 뛰어 다녔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비가 많이 옵니다. 바람이 많은 태풍과 비가 많은 태풍을 연이어 겪으면서, 두 종류의 태풍을 겪고 살아 남은 문재인이 박근혜 세력을 몰아 낼 것으로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