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대학에 들어가자
난 본격적으로(?) 방문 과외를 시작하였다
그동안 입소문으로 제법 인기가 있는편이라
일주일에 한두번은 남의 집에 가게 되었다
대부분 오래 수업한 애들이 많아 드나들기 익숙한 집들 이다
얼마 전,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다
새로 시작하기로 한 수업이 있는 날
비는 퍼붓고, 차는 밀리고....
첫 수업인데 거의 40분 정도 늦어버렸다.
차 안에서 전화로 미리 말씀은 드렸지만 참으로 난감했다
늦게라도 수업을 하겠다기에 가기는 갔는데..
처음 가는 집인데다 차안에 너무 오래 있었고, 긴장해서 그런지
인사만 하고 바로 화장실로 갔다
그런데.....
볼일을 보고 나서 변기를 아무리 살펴봐도 물 내리는 꼭지가 보이질 않는 것이었다
아.... 요즘 새로 나온 변기는 다른 데 붙었나?
고개를 숙이고, 몸을 돌려가며 열심히 찾았다
변기에 색깔이 조금만 다르거나 튀어나온 부분이 있으면 눌러 보았다
눌러지는 곳은 하나도 없고
당황스러웠다
50넘은 아줌마가 변기꼭지를 찾지못해 이리저리 몸을 돌려가며 온갖 궁리를 하는 모습이란...
가만히 서서 변기 주위를 노려보기도 하고,
옆으로 뒤로 고개를 돌려가며 바닥까지 샅샅이 살펴보는 모습을...상상해 보시라 ^^*
지금이니까 제가 이렇게 여유있게 웃는 거지 그때는 정말 기분이 묘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가끔 벽에 물내리는 꼭지가 있던 일이 생각났다
시선을 벽으로 돌리니 톡 튀어나온 게 있기는 있었다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고 읽어보니 비데였다
뭐야....여기도 없잖아...
다시 변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없었다
이제는 벽에 붙은 비데를 더 꼼꼼히 살펴보았지
직육면체로 튀어나온 곳 앞면은 비데였고, 윗면이 물내리는 꼭지였다
꼭지라기보다는 거의 '터치'식이었다고 하는 편이 낫게 생겨 먹었다
드디어 물을 내리고 손을 씻고 아무일도 없다는 듯 나오기는 했지만..
변기 물내리는 꼭지가 변기에 있다는 것은 고정관념이었다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새아파트라서 새로운 것들이 많으니
11년째 한아파트에 붙밖이로 사는
저같은 사람이 어찌 적응이 잘 되겠나?
언젠가는 좌변기에서 일어나면 몇초후에 물이 내려가는 센서변기때문에
진땀을 흘렸던 경험이 있었는데..
다른 집의 화장실 아주 어려운 곳인데..
왠지 씁쓸한 기분을 안고 돌아와
익숙하고도 편안한 우리집 해우소에서 나머지를 시원하게 털어내었다
화장실 사용법도 정보화 시대가 됐으니~~쩝~~
내 눈앞이 깨끗한 것만을 좋아하는 우리들은
이렇게 교묘하게 감추는 기술만 점점 늘어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았다
휴~~십년은 감수 되었지 싶다
사이님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도 바쁜 세상입니다
습기가 온몸을 칭칭 감고 물곰탕을 만드려 합니다
뽀송뽀송한 이야기들 있음 풀어놓아 주세요
햇빛본지가 며칠된거 같습니다
따가운 햇살을 기다리며 월요일 오전에 느린이 합장 ()()()
첫댓글 해우소도 요즘은 친환경식으로 만들던데, 아마 대한민국에서 고창 미소사 해우소가 젤로 편하고 자연스럽고 좋은곳이라 생각됨. 맘보다녀와서 사진 올릴께욤~*^^*
근디 먼 강의요~? 이렇게 조잔조잔 얘기를 하믄 명강일텐데 궁금허요..
ㅎㅎㅎ.. 그런 경험, 있었지요. 그래서 저는 가끔 아파트 모델 하우스를 가보기로 했답니다. 첨단은 아니지만 직접 사용도 가능하고 눈요기도 되어서요.^^
일본은 긴자에서 시골 구석구석까지. 재래식, 좌변식 할 것 없이 모두 모두 볼일 보고 일어나면 자동으로 소ㅑ~악 . 한 2년 사이에 다 바뀐 것 같아요. 여행자의 입장에선 위생적이고 참 좋은 것 같았어요.^^ 사진 & 음악 넘 좋아요. 항상 감사.
ㅋㅋ저는 가끔 생각합니다.술마시고 변기에 확인하고 비데를 켜서 입 안을 개운하게....솩~~~~~~~~ㅎㅎㅎㅎㅎㅎ
생각만 하면 안하느니만 못하느니라~꼬옥 실천하기를..
솔방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