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설(大雪)
朔風驅雪滿天來(삭풍구설만천래)-북풍이 눈을 몰아 하늘 가득 들이치니
一夜茅簷壓欲槯(일야모첨압욕최)-온밤 내내 초가집 처마는 짓눌려 무너질 듯
枯樹乍聞寒響急(고수사문한향급)-마른 나무에선 위급한 찬 소리 들리는 듯한데
小窓全覺曙光催(소창전각서광최)-작은 창에선 새벽빛 재촉하는 걸 온전히 본다
村童晩汲通新徑(촌동만급통신경)-마을 아이는 느즈막이 물 긷느라 새 길을 뚫고
竈婦晨炊撥舊灰(조부신취발구회)-부엌 아낙네는 새벽밥 짓느라 어젯밤 재를 끄집어낸다
遍壟靑苗埋不凍(편롱청묘매부동)-밭 가득 보리 싹은 깊이 묻혀 얼지 않을 테니
豊年迴待麥秋勝(풍년회대맥추승)-내년 보리 수확 철엔 풍년이 오겠지.
장유(張維)
이름값 못하는 대설(大雪), 야당 누구 닮았네 !
오늘 12월 7일 대설(大雪)인데 야당 정치인 이름값 못하는 누구처럼
포근한 날씨다.
필자가 1993년부터 아내의 병상일기를 쓰면서 매일 날씨를 표시 했는데
1993년부터 2015년 22년 동안에 대설(大雪)날에 눈이 온 것은
2008년 12월7일
2012년 12월7일
2일 뿐이다.
이렇게 보면 꼭 대설(大雪)날이라고 눈이 많이 오는 확률은 적다는 생각이다.
입동(立冬) 소설(小雪)에서 겨울의 세 번째 절기인 대설(大雪)은 눈이
많이 오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초겨울 젊은 추위 소설(小雪)에는 눈(雪)이 어쩌다 찔끔 내리지만,
날씨가 훨씬 더 추워지는 대설(大雪)에는 본격적으로 큰 눈이 내린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사실 실제 눈은 동지(冬至) 전후로 많이 내리는 것이 기록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눈 내리는 날에는 마음이 즐겁다.
노래도, 시(詩)도 눈에 대한 것이 많다
조선조 후기의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은 눈이 내려 산과 나무가
하얗게 뒤덮인 모습을 보고 재미있는 표현으로 시를 지었다.
눈(雪)
天皇崩乎人皇崩(천황붕호인황붕)-천황씨가 죽었나 인황씨가 죽었나
萬樹靑山皆被服(만수청산개피복)-나무와 청산이 모두 상복을 입었네.
明日若使陽來弔(명일약사양내조)-밝은 날에 해가 찾아와 조문한다면
家家첨前淚滴滴(가가첨전누적적)-집집마다 처마 끝에서 눈물 뚝뚝 흘리겠네
김병연(金炳淵)
자연과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것이 물이다.
그래서 인간은 24절기의 명칭 중에서
비는 봄의 절기 가운데 우수(雨水)와 곡우(穀雨),
이슬은 가을 절기 가운데 백로(白鷺)와 한로(寒露),
눈은 겨울의 절기 가운데 소설(小雪)과 대설(大雪)로
각각 두 번씩 나타내고,
가을 절기의 하나인 상강(霜降)의 서리까지 치면 24개의 절기 가운데
무려 7번이나 물의 절기를 정하고 있다.
올해는 비가 적게 와서 전국 땜과 저수지가 바닥을 들어내고
농수(農水)는 물론 식수난까지 겪는 지방이 있었다.
이제 농작물이 물을 필요로 하는 시기는 지났지만 물은 아직도 부족하다
때문에 대설(大雪) 소설(小雪) 눈이라도 내려야 댐 저수지에 물 부족을 메울 수
있는데
“물 만드는 절기가 제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마치 지금의 야당(野黨)처럼--
정부를 감시하는 야당이 제대로 되어야 국민에게 이익이 될 것인데
대설(大雪)이나 야당(野黨)이 마치 “내시의 거시기”처럼 능력 발휘를 못하니
국민은 목이 마르고 옆집 과부는 젖가슴만 부풀어 오른다.
논어(論語) 제6편 옹야(雍也) 23장에
子曰 觚 不觚 觚哉觚哉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모난(觚) 술잔이 모(觚)가 나지 않았다면,
그것을 어찌 모난(觚)술잔이라 하겠는가?
*고(觚)-모가 난 술잔으로 예절용기(禮器)의 일종(一種)
모난 술잔이고 대설(大雪)이고 야당(野黨)도
이름 값을 해야 한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