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쓸데없는 강박 행동을 끝없이 반복할 때, 답답한 마음에 화를 내거나 비난하신 적이 있나요? 가정 내의 갈등과 비난은 아이의 강박증 치료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Q.선생님, 하루하루가 전쟁 같고 지옥 같아서 눈물로 글을 씁니다.
저희 아이가 결벽증처럼 씻는 것에 집착하는 강박증이 있습니다. 화장실에 한 번 들어가면 한 시간은 기본이고, 자기 물건을 누가 만지기라도 하면 자지러지게 웁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불안해하니까 불쌍해서 씻겨주기도 하고 아이가 원하는 대로 다 맞춰줬어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심해지니 저도 지쳐서 "이제 그만 좀 씻어!" 하고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게 됩니다. 남편은 "네가 마음만 먹으면 안 씻을 수 있는 걸 의지가 약해서 유난을 떤다"며 아이를 윽박지르고 혼을 냅니다. 그러면 저는 또 애한테 왜 그렇게 심하게 말하냐며 남편과 치고받고 싸웁니다.
온 가족이 아이 강박증 하나 때문에 매일 소리 지르고 탓하고 원망하는 집안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화를 내고 나면 아이한테 너무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면서도, 또 아이가 증상을 보이면 속에서 천불이 납니다. 이렇게 매일 싸우고 화를 내는 저희 부부의 태도가 아이의 강박증을 더 악화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요? 도대체 이 지옥 같은 상황을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요?
A.안녕하세요, 매일 반복되는 강박 증상과 그로 인한 가족들의 갈등 속에서 얼마나 지치고 힘드실지, 부모님의 답답하고 미안한 마음이 깊이 전해집니다. 아이를 돕고 싶지만 끝내 화를 내게 되고, 부부간의 다툼으로까지 이어지는 현실에 큰 죄책감을 느끼고 계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소아청소년 강박증(OCD)은 아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일상과 감정을 무너뜨리는 매우 고통스러운 질환입니다. 아버님께서 '의지가 약하다'고 혼내시는 것처럼,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가 증상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오해하여 비난이나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실제로 강박증 청소년을 둔 부모의 20%가 아이에게 노골적인 분노로 반응한다고 보고할 만큼, 가족들이 겪는 감정적 소진과 갈등은 매우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강박증 환아를 둔 가족들은 아이의 불안을 줄여주기 위해 처음에는 증상에 맞춰주는 '수용' 태도를 보이다가도, 결국 지쳐서 화를 내고 비난하는 '적대적 반응' 사이를 오가며 혼란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가족 내 갈등과 비난이 심하고 가족 간의 응집력이 낮을수록, 아이가 인지행동치료(CBT)를 받더라도 그 치료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현재 가정 내의 잦은 다툼과 적대적인 감정 표출은 부모님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질환이 가져온 고통스러운 결과이지만, 이것이 지속될 경우 아이의 증상 악화와 가족 기능의 와해를 부추기는 악순환을 낳게 됩니다.
따라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질환에 대한 가족들의 정확한 이해와, 가족 간의 갈등을 줄이고 응집력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강박 증상에 저항할 수 있도록 돕는 노출 치료 등의 과정에는 부모님의 정서적 지지와 긍정적인 지도가 필수적입니다. 부부께서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가족 중심의 인지행동치료(FCBT)나 부모 교육 등 가족 전체의 역동을 다루는 전문적인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강박증을 이겨내는 험난한 과정에서,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완벽한 지시가 아니라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네 편'이라는 단단한 가족의 응집력입니다."
1. 아이의 이상 행동을 '고의'가 아닌 '질환'으로 바라봐 주세요
부모가 아이의 강박 행동을 '고집을 부리거나 일부러 말을 안 듣는 것'으로 오해하면 훈육을 가장한 비난과 갈등이 시작됩니다. 강박증은 뇌의 오류 경보기로 인해 아이 스스로도 멈출 수 없는 고통스러운 질환임을 먼저 이해해 주셔야 합니다. 아이를 탓하는 대신, "네 잘못이 아니라 강박증이라는 녀석이 널 괴롭히고 있는 거야"라며 아이와 한편이 되어주세요.
2. 치료 과정에서 화내거나 다그치지 말고 '안전 기지'가 되어주세요
아이에게 두려움을 직면하라고 억지로 강요하거나 답답해하며 화를 내면, 아이의 불안은 극대화되어 오히려 치료에 실패하게 됩니다. 두려워하는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어주고 공감해 주며, 조금 느리더라도 스스로 불안을 견뎌낼 때까지 옆에서 침착하고 다정하게 기다려주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3. 강박증 너머의 긍정적인 일상 공유로 '가족 응집력'을 키워주세요
연구에 따르면, 치료를 통해 가족 구성원이 서로를 지지하는 '가족 응집력'이 높아질수록 아이의 치료 경과가 훨씬 좋아졌습니다. 가족의 모든 대화와 관심이 오직 '아이의 강박 증상'에만 쏠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산책이나 보드게임, 취미 생활 등을 공유하며 가정 내에 따뜻하고 긍정적인 유대감을 단단하게 다져주세요.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Peris, T. S., Sugar, C. A., Bergman, R. L., Chang, S., Langley, A., & Piacentini, J. (2012). Family Factors Predict Treatment Outcome for Pediatric Obsessive-Compulsive Disorder. Journal of Consulting and Clinical Psychology, 80(2), 255-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