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인추정 해커들 “금메달 돌려달라” 요구
아시아태권도연맹 웹사이트(asiantaekwondounion.org)가 19일 대만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에게 해킹당해 운영이 중단됐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대만의 여자 태권도 선수가 1회전에서 실격패로 탈락하자 대만인들은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과 아시안게임 주최국 중국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태권도연맹 사이트를 해킹한 해커들은 홈페이지 내용을 모두 지우고 “아시아태권도연맹은 우리에게 금메달을 돌려달라” “우리 모두는 대만인들이다” 등의 글을 게재했다. 이들은 한국과 중국의 국기를 합성한 뒤 그 사이에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운 손을 그려넣어 반한(反韓), 반중(反中)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시아태권도연맹은 해킹 사실을 발견한 뒤 해커들의 글을 모두 삭제하고 사이트를 긴급히 복구하는 중이다. 19일 오후 현재 이 사이트는 ‘트래픽 초과’를 이유로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문제는 지난 17일 아시안게임 여자 태권도 49kg급 경기 1회전에서 불거졌다. 대만의 양수쥔(楊淑君·25)이 베트남 선수와의 경기에서 9-0으로 앞서가다가 종료 12초를 남기고 갑자기 실격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심판은 경기 도중 양수쥔의 전자양말 뒤꿈치에서 불법 전자센서 패치를 발견하고 상대의 승리를 선언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양수쥔은 결국 탈락했고, 이 체급에서는 중국인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 현재 대만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짜고 중국인 선수에게 49kg급 금메달을 주기위해 양수쥔을 탈락시켰다는 ‘음모론’이 나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