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트
제목 : 이층에서 본 거리
'조개껍데기를 눈에 끼운 사람이 안개 속에서 오래된 철교를 부수는 소리'
이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한 편의 콩트를 완성하시오.
시간 : 90분
글자수 제한 : 1200자
운문 - 음악실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조만간 서울예대측에서 발표가 나오면 알 수 있겠지요.
13일 오전 9시 40분 까지 신분증과 원서를 출력해서 배정받은 곳에 입실 완료,
10시 부터 11시 30분 까지 시험 실시. 시험 종료 10분 전부터 퇴실할 수 있습니다.
연필, 샤프, 수정테이프, 수정액은 사용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검은색 모나미 볼펜과 검은색 컴퓨터사인펜을 가지고 갔습니다.
주어지는 것은 문제지(조건이 적혀있는), 답안지(양면 종이 525x675), 연습지(한 장)
세개 모두 제출을 해야하고, 수험번호와 이름을 적어야 합니다.
입구에서 화이트나 볼펜, 명찰 등을 파는데,
모나미 볼펜을 1,000원 / 명찰을 2,000원 / 수정테이프(제일 작은 것) 3,000원 에 팔고 있더군요.
시중 가격의 10배 이상인 것 같습니다. 절대 사지마시고 만일 미심쩍다면 감독관에게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어보시면 됩니다.
수험표는 출력해서 가져가시고, 신분증 또한 필요합니다.
만약 수험표 출력 혹은 신분증을 가져오시지 못하셨다면 역시 감독관에게 말을 하세요.
수험표 출력 장소와 신분증 미소유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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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치루는 예대 실기 시험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긴장되었습니다.
경기 안산 고등학교에 도착한 것은 8시 10분 가량. 늦은 아침을 먹고 8시 40분부터 배정받은 교실에 앉아있었습니다.
2-11 교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험치기 전 까지 책을 읽다가 발견한 좋은 문장이나 사유를 옮겨 적어둔 공책을
꺼내어 살펴보았습니다.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감독관이 들어오고 유의사항을 말해주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이때부터 정신이 가출했습니다.)
저의 1차 목표는 '적응과 적용' 이었고, 2차 목표는 당연히 '좋은 글 쓰기' 였습니다.
연습장과 답안지 그리고, 시험지를 배부받고 10시부터 시험을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상단에 적어둔 그대로 입니다.
콩트 제시문과 조건을 보는 순간, 차라리 시를 써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목에서 가장 크게 당황했고 다음은 3인칭관찰자라는 시점이었습니다.
얼마나 당혹스럽던지 연습지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한 10분쯤 방황하다가
첫문장을 어떻게 쓰지, 고민하며 다시 10분을 보내고... 결국 평이하고 개성없는 첫 문장으로 시작했습니다.
글자 제한수가 1,200자 였고 시험지를 빼곡하게 채웠지만, 중간에 지운 것이 많아서 대략 800자로 적은 것 같습니다.
정신차리고 생각해보니 차라리 시험지를 새로 달라고 말해볼걸 그랬습니다. 젠장입니다. 젠장. 망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나름대로 찬찬히 분석해 보았습니다.
1. 제목 '이층에서 본 거리'
- 제목은 무조건 이것으로 해야한다고 하더군요. 제목이 이렇다는 것은 이층이라는 공간에서 거리를 내려다보는 장면이 나와야 하고 내려다보는 것으로 무언가를 보여줘야 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너무 단순하게 건물 2층에서 거리를 내려다보는 것으로 잡았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2층이라는 것이 건물뿐만 아니라, 육교가 될 수도 있고 산 일수도 있겠더군요. 심하게 당황했던 탓도 있지만, 너무 단순하게 생각을 한 것이 아닌가하는 후회가 듭니다.
2. 3인칭관찰자시점
- 3인칭은 글을 통해 자주 접하지만, 관찰자시점은 많이 접해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서술자가 밖에 위치해야하고 객관적으로 인물들을 서술해야 하고... 무엇보다 인물의 내면을 행동이나 대사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제목에서 반쯤 넉다운이 되었던 상태였던지라 3인칭관찰자시점을 제대로 살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적어도 두, 세명의 인물을 등장시켜서 대화나 행동으로 스토리를 풀어나갔으면 훨씬 더 수월했을 터인데...
3. 제시문
- '조개껍데기를 눈에 끼운 사람이 안개 속에서 오래된 철교를 부수는 소리'
이 문장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콩트 한 편을 완성하라길래 우선은 어떠한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고민했습니다.
눈에 끼운 조개껍데기, 안개, 철교, 부수는 소리...
불안, 위험 등이 떠오르더군요. 결국 눈에 끼운 조개껍데기는 단순하게 [보지 않는다.] 로, 안개는 [불안]으로, 오래된 철교를 부수는 것은 [여태 이어온 관계를 끊는 행위]로 생각하였고 이를 [단절]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글의 내용에 정말 조개껍데기를 눈에 끼운 인물을 등장시키거나, 오래된 철교를 부수는 것이 나오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시된 문장을 그대로 글에 차용하는 것은... 작년 제시문처럼 첫문장을 이렇게 시작해라!, 라는 조건이 없다면 최대한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주어진 문장을 너무 단순하게 이미지화 시켜버린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만들어진 이미지는 제목과 결합하여 절로... [창밖엔 새벽의 푸르스름한 미명이 희뿌연 안개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라는 너무 단순한 첫 문장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싶은 생각이 듭니다.
4. 시간 분배
- 제가 필사를 하는동안에 알아보았는데, 약 1시간 동안 1,200 ~ 1,400자를 적을 수 있더군요.
(글씨체가 너무 나빠서 한 달 정도는 한 시간에 1,000자도 힘들었는데, 어느정도 지나다보니 제법 괜찮아지면서 속도가 붙더군요.)
시험장에서 주어진 시간은 1시간 30분.
저는 20분 방황하고 20분 어벙하게 있었고 나머지 시간동안 800자를 작성 했네요. 사실, 시험 하루 전 날, 나름대로 전략, 전술을 세워두었습니다.
[30분은 플롯을 짜고 60분은 플롯을 토대로 글을 쓰자. 시제가 무엇이 나오든 결핍에 관한 글을 쓰자. 훈장님 작법강의에서 배운 것 대로 인물부-액션부-곁말부를 지키자!]
하지만, 시험장에서는...
[?????????????????????????????????????????????? 에라, 일단 지르고보자!]
정말... 머릿속이 새하얗게 탈색되더군요. 크흑... 시간분배.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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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반성도 해봤습니다.
1. 무엇보다 많이 읽어야 한다. 소설만 읽어서는 부족한 것 같다. 철학이든 기타 다른 분야든 관심이 있는 분야를 공부하다가 보면 글에 적용시킬 수 있는 소재가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읽고 난 다음에 감상문을 쓰도록 하자.
해결방안 : 2013년 책 100권 읽기 도전
진행상황 : 그리스인 조르바, 글쓰기의 전략, 소설에 살다 등 총 6권 완료.
시도때도 없이 책을 읽도록 하자.
2. 느리게 읽기 = 필사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 같다. 느리게 읽는 것이 힘들다면 필사가 더 좋을지도 모른다. 단, 아무 작품을 필사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읽어본 글 중에 가장 좋다고 여겨지는 글을 필사하도록 하자. 그리고 한가지한 할 것이 아니라 늦어도 한 달 내로 할 수 있는 분량의 글,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분량의 글 이렇게 두 가지를 가지고 필사를 하자.
해결방안 : 늦어도 한 달 내로 할 수 있는 분량의 글 - 이승우 '에리직톤의 초상' 예정
장기적으로 할 분량의 글 - 그리스인 조르바
필사로 문장력을 기를 수 있다고 하지만, 진행이 더뎌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 문장력을 올리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필사가 완료된 글은 다시 한번 뜯어보며 글의 구조를 살펴보도록 하자.
하루에 최소 두 시간 이상은 필사를 하도록 하자.
일주일에 최소 15,000자를 쓰도록 하자.
3. 한 달에 최소 두 번 이상은 시간제한을 두고 콩트를 쓰는 연습을 하자. 물론 원고지에다가 써야한다. 쓴 후, 내가 가장 먼저 독자가 되어서 글을 평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자.
4. 사유의 깊이를 넓히는 방법은... 모르겠다. 우선은 공익근무부터 끝내고 보자.
5. 글로 돈을 만져보면 무언가 바뀔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든다. 등단이나 공모전은 지금 내 실력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충분히 준비를 한 다음에 도전해 보도록 하자. 예전부터 쓰고싶었던 판타지를 연재해 보도록 하자.
적어도 2013년 5월 전에는 구상을 끝내고 100p 분량의 글을 써두도록 하자.
이 중에서 몇 개나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우선은...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시험이 끝나고 말았네요. 탈락을 하더라도 시험장에서 제대로 적용, 적응을 했더라면 이렇게 아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시험치러 가기 하루 전, 훈장님 작법 강의를 다시 읽어보며 그렇게 다짐했었는데... 어찌나 당황했던지... 정말... 하아... 마음이 아픕니다.
다른분들께서는 부디 좋은 결과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이제 날씨가 많이 풀렸네요. 내복을 입었더니 몸에 열이 차올라 땀이 날 지경입니다.
부디 행복한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음, '유지하라'라는 조건이 있었나요? 그렇다면 낭패네요...
저도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떠오르기론 문장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걸로 기억나네요;;
ㅋㅋㅋㅋㅋㅋ대충 활용하라 아니었나요?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그래서 중간중간 맞춰끼웠는데..
활용이었나요?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이 무슨 단체멘붕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엥 저도 11반이었던 것 같은데 주상진님 방가방갘ㅋㅋㅋㅋㅋ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_^
저 중간줄 제일 끝자리였어요~ 비니쓰고... 러시아 노동자 같은 룩에... 키 엄청 큰 사람... 못보셨었나요..허허
엄지원님은 좋은 결과 있으실거에요. 제가 이런 촉이 좋거든요...ㅎ
전 더 공부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하핫!!!
저는 6반이었는데 제목조건은 어딜봐도 없었습니다; 감독관님도 아무말씀 없으시고; 아짜증ㅜ뭐지? 근데 끝나고나서 맨 앞줄에 한 여자분이 친구한테 제목 이층에서 본 거리로 해야되는 것 맞지? 이러시더군요.. 시험볼때 정신이 집에갔다온듯합니더 그게 아니더라도 1인칭관찰자로해서 Fail..
제목 : 이층에서 본 거리
떡 하니 나와있길래, '뭐야 이거... 제목을 정해주면 어떻게 해?!'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감독관이 "제목 적으세요!" 하더군요. 마침, 누군가가 문제지에 제목 적어야하는 거냐고 물어보았고 감독관이 그렇다고 했습니다...
아아... 정말... 슬픕니다.
첫 입시부터 이런 수모를 당하다니...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준비하신 주상진님,
알찬 체험수기 잘 읽었습니다. 부디 합격하셔서 합격수기도 잘 남겨주셨으면 좋겠네요.
수고하셨고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반성한 내용들은 꼭 잊지 말고 실천하세요. -ㅅ-+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합격, 불합격을 떠나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반성내용은 곧장 실천 중 입니다.
으아~ ㅎㅎ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열심히 하시니..결국엔 잘되실게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