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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손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등에는 나이 어린 동생을 업은 19살 소녀가 악극단 모집 포스터를 보고 오디션을 봤다. 그리고 “대학에 진학을 못할 바에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성공해서 돌아오겠습니다.” 편지 한 장을 남기고, 악단 생활을 시작했다. 가수 송춘희 씨가 올해로 연예계 인생 50년을 맞았다. 송씨는 이를 기념해 지난 11월28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지인들을 초청, 작은 무대를 마련했다.
<사진설명: 송춘희 씨가 ‘가수 인생’ 50년을 맞아 지난 11월28일 출판기념회를 겸한 무대를 마련했다. >
출판기념회를 겸한 자리에서 송씨는 “후회없는 삶을 살았고, 앞으로 10년만 더 노래를 부르며 포교현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소회를 밝혔다. ‘가수 50년 결산 무대’로 꾸며진 이날 행사에는 방송인 송해 씨를 비롯해 가수 김상희 씨 등 선후배 연예인들의 축하인사가 줄을 이었다. 이날 송춘희 씨는 자서전 〈다시 태어나도 나는 가수가 되리라〉를 발간, 의미를 더했다.
“후배 불자가수들을 만나면 항상 당당해 지라고 말을 해요. 대중과 만날때 당당하고 웃는 모습으로 대하고, 불자라고 자신있게 밝히라고. 우리 불자들이 그런 점이 좀 부족하잖아요.”
교회 수석장로인 고모할아버지, 8남매중 5명이 목사 등 독실한 개신교인인 집안에서 자란 송씨가 불교를 접한 것은 음악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1966년 발표된 ‘수덕사의 여승’으로 10대 가수상을 수상하면서 “수덕사를 가보지 않고 수덕사 노래를 부른다”는 질타에 난생 처음으로 서울의 한 사찰을 찾았다. 그때의 인연을 시작으로 송씨는 점차 불법의 깊은 세계를 접하게 됐다.
송씨는 지금의 삶은 “부처님의 가피로 얻은 덤 인생”이라고 말했다. 1985년 겨울에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데 꿈에서 세 분의 부처님을 만났단다. “제가 구름 위를 걷다가 108계단을 힘들게 오르니 부처님 세 분이 계셨어요. 그래 좀 쉬어가겠다고 하니 엉덩이를 걷어차며 빨리 내려가라는 것이 아니겠어요. 눈을 뜨니 병원이더라고요.” 또 한번은 위암으로 죽음의 문턱에 갔다가 왔다고 했다. “부처님과 약속했어요. 남은 인생은 부처님 법을 전하기 위해 살겠다고요.” 송씨는 23년간 꾸준히 영등포교도소를 방문한 일, 군부대에서 병사들과 불법의 인연을 맺어준 일을 회고했다. “가끔 아는 스님이 쌀을 좀 모아놨으니 가져가라고 연락이 올 때면 정말 고마운 마음에 눈물이 나곤 해요. 그 쌀로 떡을 빚어 군법당을 찾습니다. 지나가다가 합장을 하고 ‘충성’ 인사를 하는 아이들을 보면 너무 예뻐요.”
송춘희 씨에게 가수라서 행복한 까닭을 물었다. “가수니까 지금 이 나이에도 군법당을 찾아 찬불가를 가르치고 포교를 할 수 있지, 그냥 할머니라고 생각해봐요. 누가 저 온다고 법당을 찾아올 건가. 가수라서 부처님 일을 할 수 있잖아요.”
[불교신문] 안직수 기자
첫댓글 후회없이 인생을 사셨다니~~~ 존경스럽네요^^
그 깊은 불심을 고운 佛緣으로 꽃 피워 내시니 참으로 고우신 분이시네요 . 나무 관세음보살 .... ()()()
관세음 보살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