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자체는 자기 고장을 알리고 그에 따른 주민소득을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예를 들면 경남 고성군은 공룡 발자국을 주제로 공룡 도시로 자리 잡아 공룡 하면 고성을 연상할 만큼 전국적으로 알려졌고, 전남 광양시는 매화 축제로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축제 기간에는 섬진강 일대의 교통이 마비될 정도다.
그러나 고성은 상족암 발자국에서 광양은 일본에서 들여온 매화나무에서 출발했다. 그런 데 비해 의성군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제오리공룡발자국화화석이 문화재로 지정되었고, 매화를 대신할 수 있는 “의성개나리”와 의성지역에서 채집(안계 모 저수지)하여 김용원 박사가 이름을 붙인 “의성 홍련(紅蓮)”, 화전 2리(숲실마을)가 원산지인 “사곡시(舍谷柿)” 가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를 조경 소재와 소득 작물로 자원화하지 못했다. 물론 “안계 쌀”, “의성 마늘” 등 의성을 대표하는 특산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쌀과 마늘은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니 명성을 유지하는 데 크게 신경 쓸 일도 줄었으니 새로운 과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의성에는 의성을 상징하는 조문국 사적지가 있다. 그곳은 작약(芍藥) 꽃밭으로 유명하다. 꽃이 필 때 장관을 이루어 많은 사람이 즐긴다. 그러나 의성의 정체성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이곳에 의성개나리와 의성홍련을 추가해서 심으면 4월 초순에는 개나리가 5월 하순에는 작약이 8월 하순에는 홍련이 피어 3계절 꽃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고 의성의 이미지에도 잘 어울린다. 특히, 침수가 자주 되는 서부의 낙단보 주변의 넓은 둔치는 의성군의 소중한 자산이다
명소로 만들기 위해 코스모스단지 조성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토양이 습해 잘 자라지 못한다. 이런 곳에 의성홍련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주변에 의성개나리를 대대적으로 심으면 전국적인 명소가 될 것이다. 이어 최근 시작한 유람선(율정호) 사업도 활성화될 것이다.
또 하나 사곡이 원산지인 사곡시(舍谷柿) 일명 숲실감의 활용이다. 농업 교과서에도 씨 없는 감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다른 지역의 감보다 당도가 높아 시장성이 크다. 충북의 어떤 사람이 삽수(揷穗)를 채취해서 묘목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우리 고장 특산물의 가치를 잊고 있는 사이에 다른 지역 사람이 재배하여 수익을 높이고 있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부끄럽다.
청도군이 반시와 감말랭이, 와인 등 감 관련 제품으로 연간 1,000억 원, 상주가 둥시 곶감으로 2,000억 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보면 큰 소득작목이다.
의성개나라, 의성홍련, 사곡시는 모두 의성 고유의 토종 자원 식물이고 공룡 알과 발자국 화석, 같은 사곡 산수유는 전국적으로도 손색없는 관광 자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농업기술센터 등 농산분야 기관에서 유전자를 확보하고 대량 생산하여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군과 소속 공무원들의 향토 자원 식물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소득과 연결하는 노력을 기대해 본다.
의성개나리는 씨를 맺지 않는 여느 개나리와 달리 씨가 있고, 사곡, 가음 등에서는 “이애” 또는 “이에”라 부르며 씨는 연교(連翹)라고 하여 주로 옴 등 피부과 질환과 해독제·강심제로 쓰이며 1970년대까지만, 해도 농가소득 작물로 이용되었고, 사곡시 즉 숲실감은 감 중에서 진짜 감이라고 하여 “참감”이라 불렀다고 한다.
보도 (매일신문, 10월, 8 일자)에 의하면 군(郡)이 2022년부터 총사업비 85억 원(국비 59, 지방비 26)을 투자하는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을 23년까지 추진하며 우선 1차로 내년에 5억 5천만 원(국비 3억 8천 500만 원, 지방비 1억 6천 500만 원)을 들여 말도 많았던 쓰레기산 후적지 복원계획을 수립하여 생태서식 습지, 생태계류, 탄소저감 숲, 곤충서식지, 생태교육장을 조성한다고 한다. 이때 추가로 낙단보 주변 둔치에 의성홍련단지가 포함되었으면 한다. 소위 “종자전쟁”이라고 하여 토종 유전자 보존은 국내를 뛰어넘어 국제적인 어젠다(Agenda)가 되었다. 이런 귀중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방치(?)하고 있는 의성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