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하늘 아침 해로 밝아오더니언제 꽃이 피었는지..언제 꽃이 시들었는지..눈 한 번 감았다 뜬 죄로밑동 빠진 세월을 뒤로하고 어머니 듯한 나이 많은 노모를휠체어에 태워 병원문을 나서고 있었습니다귀밑머리 하얀 운명을 부여잡고두 사람은 병원 옆 골목길로 사라지더니 허름한 국밥집 안으로 들어가 국밥 두그릇을 시킵니다국밥에 고기를할머니 그릇에 더 담아내고는“엄마...의사 선생님이많이 드셔야 빨리 났는데요”“나 때문에 네 얼굴이 못쓰게 됐구나..자…. 너나 많이 먹어“라며 퍼담은 고기를 다시 아들의 국그릇에 넣어두고서야 할머닌 수저를 들어고기 한 점을 입에 넣어봅니다화석 같은 지난 날들을 뒤로하고국밥을 드시는 엄마의 숟가락 위에 깍두기를 얹어주며 국물까지 뚝딱 비워낼 때까지 시중을 들더니엄마가 수저를 상위에 놓고서야빠른 손놀림으로 엄마가 불편하지 않게 퍼담듯 자신에 입에 넣고는서둘러 계산을 하고 국밥집 문을 나서고 있습니다빗물이 삶을 거두어 갈 듯거리에 내려서는 걸 보며“아. 큰일이네……. 어떡하죠….“라며자신의 점퍼를 벗어엄마의 머리 위에 씌어 주고는휠체어 손잡이를 잡으려던 그때마치 엄마가 아이에게 이불을 덮어주듯 할머니 머리 위로 까만 우산 하나가 씌어집니다“이거 쓰고 가세요. 전 저 앞에 차가 있어 뛰어가면 됩니다“ 라며 우산 손잡이를 아들에 손에 쥐여주고선 그 남자는 빗속을 달려 나가고 있었습니다“저렇게 고마울 때가 있나”“그러게 말이에요 엄마” 뜨끈한 국밥 한 그릇에 행복한 우산까지 얻어 쓴 모자는 아팠다는걸 잊은 채 빗방울이 탕겨져 올라오는 골목길을 걸어 나오다 손수레에서 과일을 팔고 있는 할아버지를 보며 다가갑니다“많이 파셨어요?“병원을 오가며 안면을 익혀온할아버지는 20년 넘게 내리는 비를 오롯이 맞아가며 저 손수레로 자식들은 가르쳐 큰 세상으로 실어 보낸 너털웃음을 오늘도 어김없이 내보이며 말하고 있었습니다"퇴원하시는구먼요…. 축하해유““아, 네 감사합니다”“오늘은 비가 와서인지마수도 못 하고 들어가는 거구먼요""어르신…. 과일 오천 원치만 주세요" "아이고 그냥 가셔도 돼유... 볼 때마다 팔아주셔서 미안하기만 한디..“ 얼룩진 안경알을 닦아내듯 살가운 인사를 나눈 뒤 차들이 다니는 큰길가로 나와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땅을 헤집을 듯 내려 꼬치는 빗줄기를 피해 도망이라도 가듯 사라지는 택시들만 지나갈 뿐 멈춰서는 택시는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감기가 들까 걱정이 된 아들이 우산도 없이 길가에 나가 택시를 잡아보려 했지만 겨울 같은 침묵만이 드리워지고 있던 그때 노란 택시 한 대가 미끄러지듯 멈춰 섰습니다 “애야…. 저기 택시가 왔구나” “네 엄마…. " 라며 할머니를 번쩍 안아 뒷좌석에 앉혀놓고 있을 때 택시기사는 덩그러니 놓여있는 휠체어를 트렁크 안에 넣어두고는“자, 빨리 타세요. 비가 더 쏟아질 것 같아요”라며 소리치고 있었습니다택시에 오른 남자는 수건으로 엄마 머리에 젖은 물기를 닦으며“기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휠체어까지 실어주시고..““아닙니다…. 비가 쏟아지는데 고생하셨죠...“빗줄기를 세워보듯백미러로 비치는 기사님 얼굴을찬찬히 들여다보던 할머닌“아까 우산을 주셨던 분 아니신가요?”“하하 알아보시는군요”“식당에서 엄마랑 아드님이식사 하시는게 넘 다정스럽게 보여부러워서 한참을 바라보았죠“ 라며 봄바람에 나를 실어 보낸 사람처럼 해맑게 웃어 보이고 있었습니다“저도 어머님이 소천하신 지 3년이 되어가는군요” 불어오는 바람에 꽃이 지듯 아쉬운 가슴을 쓸어넘기고는“택시비는 필요 없습니다교대할 짝지가 이 근처에 살거든요“"아…. 그래도 너무 감사해서..이것 받으세요.아까 퇴원 축하 한다고 누가 주신 건데““네..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할머니와 아들은기사의 고마움 앞에 고개를 떨굽니다 두 모자가 걸어가는 모습을 지는 노을을 아쉬워하는 하늘처럼 바라보던 기사는 병원이 있던 그길로 다시 돌아가고 있을 때 휴대전화기가 울립니다“응.. 여보…. 그의 다 왔어... 참 당신 사과 좋아하지..?“오늘이 아내가 퇴원하는 날이라고내리는 비는 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만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미 행복은 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펴냄/ 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출처: 사즐모 - 댄스스포츠ㆍ사교댄스ㆍ리듬댄스 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강북의전설(춤은꽝)
첫댓글 좋은글 잘보고 갑니당~^^
형아야ㅡㅡ일찍주무세요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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