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위기> 강연 요약
※강연자 김누리 박사는 독일 브레멘대학교의 문학박사로 현재 중앙대학교 독일어과 교수이다. 본 강연은 <함안조가 하림유사>에 조성래 님(관정 스님)이 올린 “유튜브‘ 강연 내용을 42년생 조우제가 듣고 요약한 것입니다. 강연 일시와 장소, 대상은 알 수가 없습니다.
※강연자 김누리 박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인문포럼 강연에서 독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 사회를 진단하면서, 한국은 생태적 파국, 국제정치적 파국, 사회적 파국, 교육적 파국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강연을 하여 대환영을 받았습니다.
(1)생태적 파국
-2022년 독일의 총선에서 논의된 정책의 문제는 생태 기후변화와 미래 생명에 대한 책임 문제가 주류였다. 그래서 30년 전 창당된 녹색당이 다수가 되어 사민당과 연정을 꾸려 집권하고 있다. 한국은 생태 환경에 관심을 가진 정당이 거의 없는 완전 무관심 상태이다.
-2022년 한국의 대선에서는 정책 대결은 없고, 상대방 후보의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 그것으로는 부족하여 대선 후보 부인의 문제까지 들추어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지금까지의 물질주의적 성장 정책은 인류 종말론적 현상으로서 생태복원이 불가능해져, 학자들은 2050년이면 이 지구는 ’거주 불능의 상태‘가 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2)국제정치적 파국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갈등의 폭발이고, 한국전쟁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향후 동아시아에서 미·중갈등이 심화되면 대만해협 아니면 한반도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는 실제로 북한의 영변 폭파 계획을 세운 바가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 초기에는 김정은과의 갈등으로 북한 공격계획을 세웠었다. 유럽의 언론은 다 알고 있었는데 한국은 모르고 있었다.
-한반도는 세계 최고의 화약고이다. 한반도 주변에 강대국의 엄청난 무기가 기회를 엿보고 있다. 미국(오키나와와 평택)과 중국, 일본 등은 첨단 무기로 대치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도망갈 곳도 없다.
-일본의 과거(청산)+한국의 현재(분단)+중국의 미래(패권)이 소통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한·중·일 간에는 혐오가 도사리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국수주의, 민족주의, 애국주의의 광기가 자리 잡고 있다. 어떤 선동자가 나타나 이 광기에 불을 지르게 되면 활활 타오를 것이다.
-상대국의 잘못에 대해서는 비판하되 근거 없는 비판은 삼가야 한다. 한·중·일 3국 간의 긴장 해소책은 특히 젊은 세대의 교류 활성화가 답이다. 만나면 오해가 사라지고 공감대가 형성되어 평화의 씨앗이 뿌려진다. 독일과 프랑스의 교류는 많다. 프랑스 국민의 65%가 독일은 좋은 이웃이라고 응답했다. 두 나라 간의 연대는 EU(유럽연합) 성립 가능성의 제일의 조건이다. 동북아의 영구 평화체제의 구축, 즉 동북아평화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3)사회적 파국
-이탈리아의 ’아드르노‘라는 저명한 철학자가 한국에서 살아본 후, 한국은 ”⓵끝없는 경쟁 ⓶극단적 개인주의 ⓷일상의 사막화 현상 ⓸생활 리듬의 초가속화“의 사회라고 평가했다.
-유럽은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한국은 데모 잘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2016년의 촛불혁명을 보고 대통령이 탄핵이 되는 과정은 민주주의의 정석으로 세계가 감동했다. 당시 독일 모 신문은 “미국과 유럽은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배워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스웨덴의 한 민주주의 관련 연구소에서는 ‘인구 5000만 명 이상에 소득 3만불 이상인 나라’ 중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다는 나라 7개국 중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 6개국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태리 등으로 모두 제국주의를 경험했던 나라이지만, 한국은 식민지인 피지배 국가였던 나라로서 세계 후진국의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일본은 ‘위장된 군국주의=가면을 쓴 민주국가’로 보고 있으며, 미국은 거대한 시장을 경찰이 지키고 있는 경찰국가로 본다. 그리고 트럼프는 정신병자로 본다.
-한국은 근대국가가 경험한 모든 것을 경험한 나라로 본다. 식민+분단+냉전+내전+군사독재를 경험한 유일한 나라인데, 현재 독일에 한국 자동차의 비율이 11%이다. 일본 자동차는 거의 없어졌다. 현재 독일 백화점에서 TV, 냉장고, 휴대폰 등 가전제품에서 한국제품이 가장 비싸고 그다음이 독일제품이며, 미·일·불 제품은 없다. 경제적으로 세계에서 9번째의 경제력을 지닌 국가가 되었지만, 그 이면은 너무 비극적이다.
-한국은 자살률 세계 1위의 나라이다. 노인 자살률이 높다. 산업화에 기여하여 그 혜택을 누려야 할 노인들의 빈곤률이 50% 정도이다. 현재 유럽은 1.5-3.5% 정도이다. 노인 혹은 가족이 죽었는데 1주일, 아니 1달이 되어도 아무도 돌보지 않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또 끝없는 경쟁에 내몰린 젊은이의 자살률이 높다.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64% 수준이다. 노동시간이 세계 1위이고, 산업재해로 많은 노동자가 계속 죽어가고 있다. 유럽보다 연간 5개월 정도 더 일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것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한국의 출산율은 0.75%로 지구상에서 소멸될 가장 첫 번째의 나라로, 2070년이면 가장 늙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때가 되면 65세 이상의 인구가 46.5%로 피부양인구가 부양인구보다 많은 최초의 나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유럽의 세계 각국의 가치관 조사에서 “소득이 평등해야 되는가? 아니면 불평등해도 되는가?”의 질문에서, 평등해야 된다고 하는 문항에 응답한 한국인은 2014년 24.59%, 2020년에는 12.66%로 감소하였다. 정글이 더 정글이 되어도 좋다는 응답이 나왔으니, 참으로 끔찍한 현상이다.
-한국은 가장 오만한 엘리트의 나라이다. 그래서 한국 국민을 개와 돼지로 취급하는 안하무인의 엘리트와 이에 굴종하는 국민이 있을 뿐이다. 독일에는 경쟁이 없으니 열등감도 없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독일인 중에 오만한 사람이 있느냐고 물어도 모두가 “아무도 없다”고 대답했다.
-독일 기업의 이사회에는 노동이사 50%와 주주이사 50%로 구성되어 있다. 독일 사회에서의 문제해결의 정신은 ⓵경쟁 아닌 연대의식 ⓶기독교의 이웃사랑 정신 ⓷전통적인 계몽주의(이성존중) 사상에 의하여 상식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세계에서 사회적 갈등이 가장 최소화되어 있는 나라이다.
(4)교육적 파국
-대학입학을 위한 한국의 학교와 학원은 경쟁의 극치이다. 유럽은 주관식(논문식) 문제가 대부분인데 한국은 선다형 출제로 기계로 채점하는 유일한 나라이다.
-독일은 1970년대부터 교육개혁을 실시했는데, 그 기조는 “경쟁교육은 야만”이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석차나 등수가 없고 입시도 없다. 입학을 원하면 추천제로 언제나 입학할 수 있다. 독일 교육은 적응보다 비판력과 창의력을 강조한다. 창조는 융합이다. 창조에는 공감+연대+소통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 주관적 개인주의에 무슨 창조적 발전이 있을 것인가? 독일은 국민 독서가 보편적이다. 버스는 물론 해수욕장에서도 책을 읽고 있다.
-산업화의 시대에는 모방+성실로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창의성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다른 나라가 생산하지 못하는 자기 나라만의 부품 제조를 하는 ‘강소기업’이 독일에는 1530개, 미국에는 350개, 일본에 250개, 한국은 22개(25위)로 조사되었다.
-독일은 성교육을 통해 성에 대해 억압이 아닌 긍정적 인식을 심어 폭발하지 않도록 한다. 예를 들어 “자위”는 성적 욕망 해소의 바람직한 방법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그러나 성은 생명+인권과 밀접한 것이므로 책임을 강조하여 지도한다.
-독일 히틀러 체제의 기본정신은 ‘다윈의 법칙’이었다. ‘적자생존+약육강식+자연도태’ 사상으로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것은 정상적인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재 독일은 교육개혁으로 경쟁을 없애고 연대를 강조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성숙한 민주시민을 길러냈다. 20세기에 가장 잔학했던 독일 국민이 21세기에는 가장 모범적인 국민이 된 것이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시리아 내전 때 난민 117만 명을 받아들였고, 요즈음에는 100만여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는 모범 국가이다.
-지금 한국의 학교 교실에서 교육을 받으면 과연 민주시민이 될 것인가?, 아니면 파시스트가 될 것인가? 한국은 어떻게 이 지옥을 탈출할 것인가?
※이 모든 위기의 근원은 자본주의다. 180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세계의 물적 성장은 100배이다. 이로 인해 생태파괴를 초래하여 자연치유력의 임계점을 넘어 인류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다. 유럽에서는 그 대안으로 ⓵새로운 공산주의 ⓶자유 보장의 사회주의 재발명 ⓷탈성장 공산주의를 제시하고 있다. (끝)
첫댓글 조우제 교장 아재님, 요약 정리한 글을 잘 읽었습니다. 글로 보니 강의를 들으면서 놓친 내용이 구체적으로 잘 전달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홍골 아재, '동북아의 영구 평화 체제의 구축, 즉 동북아평화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는 말씀에 적극 동의합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이유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해치는 제국주의의 원흉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처한 위기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