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분석했다.
[자포리자=AP/뉴시스] 지난달 중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트 지역에서 약 20㎞ 떨어진 곳에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원전)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 기업 에네르고아톰의 페트로 코틴 대표는 27일(현지시간) 국영 TV에서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에서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우리는 실제 그들이 자포리자 원전을 떠날 것이란 징후가 있다는 정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코틴 대표는 "러시아군이 원전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러시아 언론에 원전에서 철수할 가치가 있고 통제권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넘겨야 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많다"며 "사람들은 그들(러시아군)이 짐을 싸고 가능한 모든 것을 약탈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러시아군은 무기와 폭발물로 추정되는 군 장비와 인력, 트럭을 현장에 들여와 원전 지대 영토를 채굴했다"고 부연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인 지난 3월부터 자포리자 원전을 통제 중이다. 10월 초 우크라이나 4개 지역(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을 강제 병합한 뒤 원전을 러시아 자산으로 편입하고 국유화했다고 주장했다. 원전 지대엔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는 잇단 포격으로 핵 사고 위험 우려가 반복돼왔다. 지난 19일과 20일에도 원전 일대에 10건 이상의 폭발음이 발생했다. 다만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빈번한 포격에도 필수 장비는 손상되지 않았고 즉각적인 핵 안전 문제는 없다고 평가했다. IAEA는 원전 주변에 보호 구역을 설치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 최대 규모 원전으로, 우크라이나 전력의 5분의 1을 공급해왔다. 자포리자주(州) 드니프로강 동안(남쪽) 에네르고호다르시(市)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