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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프란치스코와 우리들 원문보기 글쓴이: franciscopaik
어제 빈 오퍼에서 열린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보았다.
지휘자 정명훈이 이번시즌 이곡을 지휘하기로 되있던 Franz Welser Moest가 빈필을 전격
사임함으로 지휘자 공백이 된 이번 연주를 맡게 되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지휘였다.
우선 대타의 지휘 경우 리허설을 할 틈이 없다. 시즌 중에 곡에 정해지면 대게 두명에
지휘자가 한편의 오페라를 맡아 오케스트라와 연습을 하고 시즌을 준비한다.
그러나 정명훈 같이 시즌 중 지휘자 결원이 생기면 연습할 틈이 없이 연주를 해야한다.
살인적인 빈필의 일정 때문에 어찌 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어제 연주는 그래도 정명훈에게 오전에 한번의 리허설을 할 수 있게 배려를 했다.
빈필과 단 한번의 리허설을 마치고 저녁 연주에 들어간 지휘자 정명훈은 그의 진가를
발휘한다. 처음 지휘자가 오케스트라 박스에 등장하자 빈의 관중들은 시큰둥 한 반응을 한다.
지휘자가 바뀌었고 그들이 사랑하는 오스트리아 출신 뫼스트가 악단과의 불화로 이번 연주를
하지 못한대 대한 무언의 시위일까? 지휘자 정명훈에게 그 화살이 돌아 간것이다.
빈의 관중들은 아주 보수적이다. 정명훈의 등장에 거의 박수를 치지 않는다.필자가 우려 했던
일이 벌어 진것이다. 그러나 정명훈은 개의치 않고 슬픈 이곡에 서곡을 피아니시모에서
출발시킨다. 단 한번의 연습으로 자신의 지휘봉에 의지한 채 빈필의 스트링들을 이끌고
오직 지휘봉만으로 라 트라비아타 비극의 시작을 그려낸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는 처음부터 60%이상 비올레타 역의 소프라노에 의해 이루어져
비올레타 역을 맡은 소프라노의 역량과 컨디션에 따라 그날의 오페라가 성공적인가 아닌가
결정이 된다. 어제 소프라노를 맡은 알바니아 출신의 Jaho는 소리자체는 풍부하고 홀을
꽉 채우는 소리를 가졌는데 느린 비브라토에 폭까지 넓어 모든 음정이 정확하지 않고
조금씩 비켜있다. 알프레도 역의 Pirgu 역시 알바니아 출신인데 소리의 질은 그렇게 나쁘지
않으나 홀을 지배하지 못하고 힘없는 아리아들을 쏟아 낸다.
둘의 두엣은 전혀 어울릴수 없는 음색에 발란스 마져 소프라노에 폭넓은 비브라토에 의해
깨져있어 듣기가 힘이들 정도였다. 정명훈만이 홀로 어렵게 이곡을 이끌고 있다.
오케스트라 마져 어제 저녁연주 아침에 또 리허설로 인해 피곤하다.
이곡은 백스테이지에 별도의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담당한다. 필자가 감상한 위치 때문인지는
몰라도 연출이 만들어 논 과도한 천으로 된 막들 때문에 그들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가 않고있다.
필자는 2년전인가 연출가 Sivadier이 연출한 오페라를 본적이 있는데 그때도 고루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번 곡 역시 참신한 면이 전혀 없다. 한번 맞춰 본 합창까지 앙상블에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휘자의 칼라를 이 오페라에서 나타낼 여유가 전혀 없는대 목관 파트의
오보 솔로, 클라리넷 솔로에서 지휘자의 색채를 지휘봉으로만 칠한다.이것은 한번의 리허설로는
정말 만들기 힘든 일이다. 지휘자나 연주자들이나 정말 프로다.
지휘자 정명훈 만이 피곤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겨우 주옥 같이 많은 아리아의 라 트라비아타를 몰아 부쳐 1막을 마친다.
휴식시간을 이용해 오케스트라 박스 앞에 가 보았다. 정명훈의 스코아가 아주 낡아 보인다.
이곡을 많은 연습과 연주를 했다는 증거이다. 지휘봉 역시 기존의 지휘봉이 아니라
손으로 깍아 만든듯 손잡이가 불균형하다.오래 사용한듯 손잡이가 때에 배어있다.
스코어와 지휘봉
프로의 세계는 아마추어들이 전혀 이해 할수 없는 그 무엇들이 존재 한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인 경우에는 더욱 더 그러하다.
라 트라비아타 같이 익히 아는 곡은 지휘자와 리허설 없이도 바로 무대에서 연주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지휘자나 오케스트라나 합창단이나 솔로들이 서로 완벽하게 이곡을 소화
해 놓고 짜집기를 지휘자와 연습 한번없이 무대위에서 해내는 것이다.
아마추어들은 상상도 할수 없는 일들이다.
아마추어들은 짧은 한 곡을 연주를 할 때도 수없이 반복을 통한 연습으로 이루어 내는데,
그들은 바로바로 해낸다. 아니 해 내야한다. 우리나라 전문 오케스트라나 오페라 단에서도 상상
할수 없는 일이다. 이것이 세계 최 정상급의 오케스트라와 오페라단과 지휘자의 실체이다.
서울 시향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에 상황들을 보면 정말 실소가 저절로 나온다.
문화에 깊이를 전혀 모르는 자들이 문화를 경제원리에만 적용을 하고 문화인들을 그 틀에서,
칼자루를 잡은 그들이 그들의 잦대로 재단 할려는 대서 오는 부작용 들이다.
서울시의회 의원들이나 전문 경영인으로 뽑혀 무리를 이르키고 있는 그 여인이나 문화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사랑을 품고 있다면 이러한 일이 벌어질 수가 없다.
문화는 산업의 잦대로 들여다 본다면 투자 산업이지 생산 산업이 아니다. 문화의 투자에서 나오는
생산적이 부분은 돈으로 환산되는 것이 아니다. 무형에 그나라의 얼굴로 세계에 각인되는 것이다.
그것을 무식하고 몰지각한 자들이 투자금이 회수 되지 않는다고 또 너무 많이 투자를 한다고 말들을
하니 기가 막힐 뿐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이 나고 패전국인 오스트리아는 빈에 경우 모든 건물들이
기둥만 남은 채 파괴되었고 빈 오퍼 역시 쟂더미로 변했다. 그때 오스트리아 국민들은 국회의사당을
먼저 지을까 오퍼를 먼저 지을까를 놓고 토론하고 투표를 한다. 그들이 선택한 것은 지금에
빈 오페라 하우스다. 이렇듯 문화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빈 오퍼의 예산은
빈 시에서 많은 보조를 받고 유지를 하고 있다. 표만 팔아서는 절대 유지를 할수없는 것이
산업적 시각의 음악산업 현실이다. 경제적인 논리로 본다면 퇴출 시켜야 할 산업인 것이다.
과거에도 지금도 문화는 국가의 정신적 지주의 역활을 한다. 그 중요성을 인지한 국가들은
어떠한 것들 보다 먼저 문화에 투자를 한다.
2막에 들어서서 오케스트라든 솔리스트든 조금씩 나아 지고 있다.
비올레타는 피아니시모로 노래를 할때 차라리 음이 모아지고 음정도 나아지고 있다.
정명훈은 확실한 비트로 오케스트라를 독려한다. 오페라를 지휘하게 되면 지휘자는
일반 콘써트때와는 다른 형태의 지휘를 해야한다. 무대위의 합창이나 솔로에게도 전달되야
하는 이유로 모든 동작들이 커지고 더욱 확실한 비트를 주게 된다.
점점 청중들도 몰입을 해 라 트라비아타에 빠져든다. 비올레타의 죽음으로 오페라가 끝난다.
빈의 오퍼는 스테 플라츠라고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만든 서서보는 곳이 따로있다.
3유로에서 4유로까지 값싸게 오페라를 감상 할수 있는 이곳을 찾아 오페라를 보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좋은 귀들을 가지고 있다.
연주가 끝이 나면 이곳에 박수 소리로 그 연주를 평가가 된다. 막이 내리고 각 솔리스트들이
인사를 한다. 박수 소리가 시원치 않다. 지휘자 정명훈이 무대위로 인사를 한다.
갑자기 폭풍같은 브라보를 동반한 광난 수준의 박수 소리가 스테 플라츠 부터 전체 오페라 홀을
꽉 채운다. 청중들이 이제서야 마음을 열고 지휘자 정명훈의 역할에 감사의 보답을 한다.
오로지 정명훈에게서만 오늘의 연주를 느낄수 있었다는 증거 이기도 하다.
즉흥적으로 글을 써 내려가 문장의 어긋남과 과도한 표현들이 있습니다.
카페회원 여러분의 아량으로 글을 보아주셨으면 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연주를 막 마치고 나온 지휘자 정명훈
franciscopaik.
첫댓글 좋은 귀와 함께 냉철하고도 적절한 매너까지 갖춘 청중들도 브라보~♪♬
생생 클래식~ 이런 리뷰에 더 정이 가는건 저뿐만이 아닐듯~^^
범상치 않은 글을 주신다 했더니 음악의 도시..빈에 계시는군요.
앞으로도 SPO의 눈과 귀가 열리게..많은 도움 부탁 드립니다.
서울시향을 바라보시는 시각..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성별.연령.지역을 밝히지 않으셔서 아직도 깜깜이지만...^^
짝~짝~짝~ !!!
멋찜니다 ~~ ♡^^♡
이 글두 ..
정명훈 지휘자님두 ..
감 동 ! !
현장의 열기 그대로 가감없어 전해주셔서 낯선나라 연주홀 풍경이 그려집니다.
앞으로도 종종 소식주세요!
정말 고맙습니다....또 부럽고요.....우리의 지휘자님 자랑스럽습니다
유대인들은 능력이 않되는 자신들의 음악인에게도 애정을 쏟아 세계적 음악인으로
합심하여 가꾸어 나가는데 우리들은 세계적으로 인정 받아도 깍아 내릴려고만 하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지휘자 정명훈선생은 우리의 보물이자 세계의 보물입니다.
카페회원 여러분의 넓은 지지와 사랑을 보내야 할 시기입니다. 우리들이 나서서 지키지 못한다면
그 책임 역시 우리에게도 피해갈 수 없을 것입니다.
본문에서,,"문화의 깊이를 전혀 모르고 경제원리에만 적용을하고",,,그 부분에 동감하며 뉴스를접하며 많이 화가났었는데
정명훈님께 큰 박수보냅니다,꿈의도시 빈 거기모였던 관중에게도 고마움의 인사보내며 글쓰신분께도 감사함을전합니다
부럽습니다. 더구나 이리 생생한 글도 주시고 감사합니다.
빈 오퍼가 그런 사연이 있군요.. 투자사업이란 말씀에 동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