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간의 여행 - 셋째 날/이끼폭포 ♠
♠ 이끼폭포(하) ♠
2009년 6월 5일
3일간의 여행 마지막 날
꿈에서도 그리던 곳,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무건리에 있는
육백산의 용소골 이끼폭포를 탐방하러 아침 6시 50분에 숙소를 나서다.
♠ 이끼폭포(상) ♠
♣ 삼척 무건리 용소골 이끼폭포 가는 길
♤ 삼척시 도계읍⇒도계읍 고사리에서 산기골 방향 우회전⇒농로를 타고 산으로 진행
⇒태영EMC광산 입구지나 무건리 도착⇒현불사 앞 임도따라 도보진행
⇒가파른 고갯길(갈지 자)⇒돌배나무/돌무지⇒비포장도로⇒분교 터 길 아래로 500m
⇒로프타고 진행⇒이끼폭포
♠ 벌채한 산의 옆에서 임도가 끝난다 ♠
삼척시 도계읍에서 국도 38호선을 따라 10여분 가면 도계읍 고사리에서 우측 산기골로
진입한 후 농로를 타고 계속 산속으로 가다 보면 태영EMC광산이 나오며,
이 광산을 지나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800m쯤 가면 현불사 앞 삼거리에 이르고,
이끼폭포로 가는 오른쪽 길은 차단기로 길이 막혀 있다.
차단기 바로 옆 할머니 혼자 계시는 집에 주차를 하고 콘크리트 포장도로인 가파른
고갯길인 임도를 갈지자로 30여분 오르니 돌무지가 있는 고개가 나타난다.
♠ 이끼폭포 ♠
제법 급경사라서 인지 걷다보니 종아리에 힘이 실린다.
여기서 오르막과 포장도로는 끝이 나고 비포장 길로 확 트인 용소골 계곡이 오른쪽으로
보이지만 이끼폭포 위치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비포장의 걷기 좋은 숲길이 이어진다.
오른편으론 첩첩의 산줄기가 늘어섰고 길 양편엔 뽕나무, 산복숭아나무가 지천에 널려있다.
뽕나무엔 오디가 새카맣게 익어가고. 다래도 꽃망울을 터뜨리고……
비포장 길을 25분가량 걸으니 큰 오동나무가 숲 속에 자리하고 있고, 다시 25분가량 걸으니
왼쪽 산비탈에 집이 보이는데 비어있고 주인은 가끔 농사지을 때만 와서 농막으로 쓰고
있다고 하네요.
임도가 끝난 지점에 조그맣게 이끼폭포라고 써진 팻말이 있다고 하여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를 않아 정상 쪽으로 계속 걷는다. 이끼계곡을 찾아서……
옻나무를 심기 위해 벌채를 한 봉우리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가니 임도는 없어지고 길은
수풀 속으로 희미하게 이어진다.
이끼계곡 표지판을 중얼거리면서 계속 걷는다. 숨이 턱 밑에서 맴돈다.
육백산 정상 부근에서 계곡이 나타나길 래 다 왔다 싶어 다가가니 물도 없고 이끼도 없다.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길을 잘 못 든 것이라고 깨닫기에는 너무 늦었다.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3시간이나 산을 헤매면서 헛고생을 하고 나니 다리가 풀리고
맥이 빠진다.
할 수 없이 오던 길을 다시 돌아갈 수밖에……
되돌아오면서 표지판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 길 위쪽 숲속에 숨어있는 주황색
지붕인 집 부근에서 밑으로 난 소로가 있어 무작정 내려갔다.
여기가 옛날 분교가 있었던 곳이라고 하네요.
길 아래로 내려서서 급경사에다 미끄럽고 험한 길을 따라 가냘픈 줄에 의지하여 500m
가량을 내려가다 보니 협곡이 보이며 적막을 깨는 폭포의 물소리가 들린다.
계곡으로 내려서니 눈앞에 연한 녹색 이끼사이로 가냘픈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다.
사진으로 많이 보던 그 이끼폭포는 아니었다.
이끼바위 왼쪽으로 바위 언덕을 오를 수 있도록 줄사다리가 놓여있는 것을 보고
저 위에 보고 싶어 하는 폭포가 있을 것 같아 무작정 줄을 타고 올라갔다.
바위언덕 위의 협곡에는 이끼폭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정경은 감탄 그 자체다. 경탄을 금할 수가 없다.
그늘진 바위에는 연초록빛 이끼가 새싹 돋아나듯 파랗고, 이끼위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솟구쳐 넘쳐흐르는 물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높이 7~8m 되는 절벽위로 여러 갈래 물줄기가 이끼사이로 흘러내리는 은은한 자태가
계곡의 나무들과 어우러져 너무나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광경을 연출하여 황홀감 속으로
빠져든다.
폭포 왼쪽에는 깊이가 3~4m 정도는 될 것 같은 용소가 수정같이 맑다 못해 검푸르다.
수백 년의 세월동안 자연이 빚어낸 이끼폭포와 이끼계곡은 6월을 맞아 더욱 싱그럽다.
이곳에 대하여 옛 전설은 많지 않답니다.
폭포가 샘솟은 곳은 육백산 준령으로 6부 능선 계곡에 심산이 깊지 않은데도 샘물이
계절에 관계없이 수량은 같다고 하며 예전에 가뭄이 많이 들면 면장들이 개 한 마리와
술을 가지고 기우제를 지냈다고 하네요.
이곳은 자연의 섭리에 맞게 자연 그대로의 자태를 뽐내고 있으므로 잘 보존하여
이 아름다운 자연을 이대로 후세에 물려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육백산은 높이 1,244m. 태백산맥의 지맥에 솟아 있으며, 주위에 두리봉(1,072m)·응봉산
(1,267m)·사금산(1,092m)·백병산(1,259m) 등이 연이어 있어 고산지대를 이룬다.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의 육백산 골짜기에 위치한 작은 마을 무건리.
무건리를 중심으로 북쪽에는 자일산, 서쪽에는 수치, 동쪽에는 반치산 등이 있고, 반치산
아래의 용소 물이 소천을 이루고 있다. 또한 성황, 소치, 척비, 대포, 사기, 내무건, 외무건
등의 자연부락도 함께 하고 있다.
무건리란 이름은 처음에 물건네라 일러오던 것이 와전되어 무건(武建) 또는 무건(武巾)이
되었다고 합니다.
달콤한 3일간의 여행은 여기서 막을 내리다.
3일 동안 17시간의 산행과 1,002km의 운전으로 너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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