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연인(Immortal Beloved)
' 피아노소나타 비창 1악장(Piano Sonata No.8 In C Minor Op.13 'Pathetique'-I.grave allegro di molto e con brio)
영화의 시나리오가 실존 인물들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겠지만, 영화에서 쉰들러가 불멸의 연인을 찾기위해 처음 찾아간 이는 실존인물이 확실한 줄리에타 귀차르디 백작부인입니다.
이 장면은 그녀가 쉰들러 앞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
브라운 슈바이크 백작의 딸이고, 베토벤의 피아노 제자인 테레제와 요제핀의 사촌이었습니다. 영화 장면에 사촌들의 이름도 나오죠. 피아노 소나타 <월광>을 헌정한 대상도 바로 이 여인입니다.
피아노 소나타 <비창> 1악장의 선율과 함께 그녀가 흠모했던 베토벤을 만나러 가는 장면입니다.
흔히들 베토벤의 3대 피아노 소나타라고 하면 비창,월광, 열정을 말하는데 비창이나 아래 장면에 나오는 월광은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피아니스트 빌헬름 켐프의 회고 중
..."아버지가 무거운 악보를 들고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 피아노 위에 올려진 갖가지 악상지시가 마법의 기호처럼 느껴졌다. 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아버지에게 '이건 누가 쓴 거죠?'라고 물었다. 당연히 하느님이라는 대답이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아버지는 '베토벤이란다'라고 대답했다"....
벨헬름 켐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No.8 <비창> 1악장
<비창>이라는 부제는 베토벤 자신이 '비창적 대 소나타(Grande Sonate Pathetique)'라고 명명한 데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전에 소나타 형식에 대해서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가지고 설명드린 적이 있는데, 비창의 1악장 역시 소나타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파격적인 것은 제시부 앞에 커다란 서주가 붙어 있는데, 가장 느린 속도를 지시하는 Grave라는 악상기호와 함께 시작됩니다. 이 곡의 제목인 비창이라는 말은 이 서주의 분위기에 의한 것입니다.
위의 동영상을 기준으로 잠시 설명을 붙여보겠습니다.
이 서주는 처음부터 강력하게 출발해서 점차 고조되다가, 1분 40여초 되어서야 빠르게 하강하는 선율로 변화하면서 소나타 형식의 제시부로 들어가게 됩니다.(1분47초) 1테마가 2분20초 정도까지 연주되고 2테마가 3분45초정도까지 연주되고, 다시 이 서주가 잠시 나타나 발전부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1테마와 2테마가 다시 변형되고 발전되어서 나타나다가 6분50초 정도에 서주가 다시 나타나면서 코다에 들어가게 되고, 곧이어 1테마만을 이용해 악장이 끝나게 됩니다. (음~~ 피노키오님이 또 벽시계를 보면서 시간을 재고 계시는군요....)
알프레드 브렌델 연주 비창 1악장
피아노소나타 비창 2악장(Piano Sonata No.8 In C Minor Op.13 'Pathetique'-II.adagio cantabile)
그녀는 피아노 연주자가 베토벤인줄 알고 있고, 진짜 베토벤에게는 아주 무례한 인상을 받는군요.
비창 2악장의 선율이 그녀의 말대로 아주 달콤합니다. 대중가요에서도 이 멜로디가 많이 차용되어 사용됩니다. 앞의 글에 올린 오케스트라 연주는 Raymond Lefevre 악단이 편하게 연주한 음원입니다.
2악장은 전형적인 가요 형식의 악장으로 멜로디가 무척 아름답습니다. A-B-A 의 전형적인 세도막 형식입니다.
악상기호는 아다지오 칸타빌레(느리게 노래하듯이)입니다.
알프레드 브렌델 연주 비창 2악장
휘성 <사랑은 맛있다>
3악장은 론도 형식 A-B-A-C-A-B-A-coda, 쉽고 듣기 좋습니다.
3악장은 빌헬름 켐프의 연주 음원을 못 찾겠습니다. 프레디 켐프의 연주를 올리겠습니다.
Freddy Kempf - Beethoven - Sonata Pathetique mov 3
알프레드 브렌델 연주 비창3악장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이 나옵니다.
교향곡 3번 영웅 1악장
1편 두번째 영상, 마지막에 보면 베토벤이 악보에 써놓았던 글을 지우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표지에는 Bonaparte 라고 나폴레옹의 이름을 써놓았습니다. 베토벤은 1804년 봄에 이 곡을 완성하고 그 당시 프랑스 초대 집정관이었던 나폴레옹에게 헌정하기 위해서 이 곡을 썼습니다. 왕정을 종식하고 민중의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를 찾기위한 갈망이 얼마나 강했는지, 베토벤은 적국인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이 가치를 실현시켜줄 것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당시 이미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선언했고, 프랑스가 일련의 혁명을 거쳐 루이16세를 처형하고 프랑스 인권선언을 채택하게 되어, 유럽의 왕정들은 몹시 두려워하던 때였습니다. 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나폴레옹이 프랑스 혁명전쟁에서 주변국들에게 연승을 거두자, 민중들은 모두 나폴레옹에게 열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1804년 황제에 즉위하여, 수많은 민중의 피를 뒤로하고 다시 왕정으로 돌아가자, 베토벤은 실망하여 표지에서 나폴레옹의 이름을 지워버립니다.
그리고 나중에 출판된 악보에 다음과 같은 부제를 붙입니다.
"심포니아 에로이카, 한 사람의 영웅에 대한 추억을 기리기 위해서..."
베토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교향곡이라고 전해집니다.
당시 복잡한 시대상황은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의 배경이 되기도 하는데, 그 글에서 자세한 내용과 <별은 빛나건만>등의 유명한 아리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토스카 바로 가기 1편 http://cafe.daum.net/missinguandu/Gcei/36
2편 http://cafe.daum.net/missinguandu/Gcei/37
피아노소나타 비창 1악장
줄리에타는 베토벤의 열정에 압도당하여, 겔렌버그 백작을 포함한 다른 모든 남자들의 청혼을 거절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는 베토벤을 탐탁치 않게 여기게 되고 그들은 베토벤을 상대로 시험을 하게 됩니다. 옆방에서 숨은 채로 그가 연주하는 장면을 보게됩니다.
피아노 소나타 월광 1악장(Piano Sonata No.14 In C Sharp Minor Op.27 No.2 'Moonlight'-I.adagio Sostenuto)
듣지 못하는 베토벤이 피아노의 진동을 느끼기 위해 이 곡을 피아노에 엎드린채로 연주합니다.
이 장면이 제일 인상 깊었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영화를 언제 개봉하였는 지는 모르겠는데 1990년대 후반이었을 것 같습니다. 리뷰를 보면 가장 인상깊은 장면으로 이 장면을 꼽는 분이 많더군요.
학교 단체 관람도 많이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단체관람으로 보았다는, 당시 고등학생들은 줄리아가 꿈에서 베토벤을 그리던 장면, 제일 위 첫 영상에서 상체를 벗는 장면이 무척이나 고마웠고, 제일 인상 깊었다고...
인터넷이 들어오기 전이었겠네요... 고맙고도 감사합니다. 줄리아....
제가 찾아본 한글 자막이 있는 영화장면 영상은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순서는 제가 마음대로 바꿨습니다. 거꾸로 읽으시면 영화 순서와 거의 같을 겁니다.
네이버블로그의 혼수상태님이 만드신 영상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베토벤의 월광소나타는 독일의 시인 루드비히 렐스타프가 1악장을 듣고난 후, "달빛이 비치는 루체른 호수의 물결에 흔들리는 작은 배 같다" 라고 말한 것에서 비롯되어, 베토벤이 죽고난 후 월광 소나타로 불려지게 되었습니다.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황제를 이야기하다가 긴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베토벤의 좌절과 외로움, 그리고 그것을 이겨낸 힘을 생각하며 월광소나타 1악장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
<< 정호승의 '수선화에게' 중에서
빌헬름 켐프 베토벤 월광소나타 1악장
첫댓글 베토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교향곡
저 또한 소중함으로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