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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독> 크리브 스텐더스 감독, 드라마, 호주, 92분, 2011년
개와 인간은 가장 일찍 공생관계가 되었다. 영화는 호주 서부의 철광석 마을에서 살게 된 레드독이라 불리는 개와 노동자인 마을 사람들과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댐피어에는 1976년 레드독의 개 동상이 서 있다고 한다. 전북의 오수처럼 주인을 구하고 죽은 개나, 이사간 주인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닌 개처럼 개와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는 세계 곳곳에 있다. 그런 만큼 이 영화는 상투적일 수 있지만, 호주 서부 노동자들의 마을 특유의 공간과 공동체에 대한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장점이 도드라졌다. 어쩌면 구석기시대부터 개는 사람의 공동체 일원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영화에서 레드 독은 거칠기 짝이 없는 광산노동자들의 애환을 달래주며,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했다. 영화를 보며 나는 군에 있을 때 소대에서 기른 mad dog 생각이 났다. 소대원을 정확히 알고 잘 따랐던 개다. 하지만 어느날 판문점에서 매독은 경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돌아오는 험비(짚차)에 치여 죽었다. 마침 그것을 목격한 분대와 운전병은 개가 자살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개가 죽는 시각에 나는 마침 판문점 초소에 있었다. 그런데 어디서 개가 왈왈 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 열린 창문으로 되받아 나도 개소리를 냈다. 옆에 있던 고참이 뭐하냐고 그래 개소리를 듣지 못했냐고 했더니, 고참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그날 날 선임병장이 나보고 매독에 대한 시를 써서 벽에 써붙이라고 해서 판문점 상황실에 매독을 애도하는 시를 써놓았던 기억이 있다. 마침 매독이 유난히 잘 따르던 병장이 제대하자 매독이 자살을 한 것이라고 병사들은 믿었다. 내가 속한 소대이름이 mad dog이었다. 그 후 소대는 다른 개를 키우지 않았다.
= 시놉시스 = 호주 서부의 댐피어에 있는 동떨어진 광산 마을에 호주 태생의 꼬질꼬질한 캘피(양 지키는 개)가 갑자기 나타나고, 거주민들의 삶은 훨씬 좋아진다. 그러나 개가 독살되면서, 마을 사람들은 개에 대한 기억을 사랑의 마음으로 함께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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