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 (월) 제주도 단체여행 코로나 날벼락… 9명 집단감염
경기 안양과 군포에서 최근 제주도 단체여행을 다녀온 일행 중 9명이 한꺼번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5월 31일 안양시에 따르면 이날 안양 일심비전교회 목사인 A(61·안양9동 거주)씨 가족 7명 중 5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 등 5명은 A씨와 부인, 며느리와 손자 2명 등이다. 다른 가족 2명은 음성 판정받았다. 확진 판정받은 A씨 손자는 초등학교 2학년·초등학교 6학년 등이며 이 중 2학년 학생은 지난 5월 28일 안양 양지초등학교에 하루 등교했다.
전국의 초등학생은 지난 5월 27일부터 등교를 시작했으나 양지초의 경우 5월 28일 하루만 등교했다. 안양시는 양지초교에 대해 교육 당국과 등교 중지 조치를 협의 중이다. 해당 학생과 접촉한 교직원과 학생 등 150여명을 대상으로 학교 내 선별진료소에서 관련 검사를 진행했다. 군포시의 경우 은혜신일교회 B목사(48) 부부 등 관내 4명도 전날과 이날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목사 부부 이외 확진자 2명은 산본1동 창대한교회 목사 가족(53), 군포1동 새언약교회 목사 가족(40) 등이다. B 목사를 포함한 군포지역 확진자 4명과 A목사 등은 지난 5월 25일부터 5월 27일 제주도를 함께 여행했다. 이번 제주 여행에는 안양지역 교회 3곳, 군포지역 교회 9곳 목사와 교회 관계자 등 12개 교회 25명이 함께 했다.
여행을 같이 다녀온 다른 안양지역 2개 교회 관계자들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제주도와 경기도 등 두 지자체는 확진자 거주지 등에 대해 방역소독을 마무리하고, 확진자의 정확한 동선과 접촉자 등을 파악 중이다. 안양시는 이와 함께 A씨가 목사로 있는 교회 등 제주 여행에 동행했던 지역내 3개 교회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A씨 교회 신도 등 50여 명에 대해선 관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3분에 비행기 1대'… 신월3동 주민의 고통
굉음소리가 들렸다. 하늘을 올려다보자 비행기 한 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비행기 꼬리 색깔부터 바퀴모양까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비행기가 있다. “저건 저가항공사 비행기야. 저런 비행기는 지나가도 소음이 크진 않아.” 이미 목이 쉬어버린 한 주민이 목청 높여 말했다. 비행기가 머리 위를 지나가는 순간 사람들의 목소리는 비행기 소음에 묻혔다.
서울 양천구 신월3동. 이곳의 주민들은 매일 2.5~3분 당 1대의 비행기가 지나가며 내는 소음을 들으며 살아간다. 코로나19로 비행기 운항 대수가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2018년 하루 평균 387대의 비행기가 이곳을 지나다녔다. 국토교통부 전망에 따르면 2030년에는 하루 평균 617대의 비행기가 신월 3동 주택가 위를 다니게 된다. 1.6분 당 한 대가 지나간다는 말이다.
이곳 주민들은 한 여름에도 창문을 열 수 없다. 주말 연속극 속 인물들의 대사를 끝까지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한다. 비행기가 지나가는 순간에는 TV볼륨을 최대로 올려도 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주민들 간의 대화도 비행기가 지나갈 때마다 끊긴다. 이제는 비행기가 지나가는 순간 알아서 대화를 멈춘다. 어차피 크게 말해도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서로가 잘 알기 때문이다. 비행기 소음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계속된다.
‘항공기 소음에 의한 영향’에 따르면 인간은 63웨클(WECPNL·항공기소음 단위)이상부터 호흡·맥박수가 증가하고, 계산력이 저하된다. 73웨클부터 수면장애가 시작되고, 83웨클부터는 정신집중력이 저하되며 TV·라디오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93웨클부터는 청력장애가 시작된다. 신월 3동은 3종 ‘가’지구(85~90웨클)와 2종 지구(90~95웨클)가 혼재된 곳이다.
김포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가 지나가는 길목이자 비행기 직하구역이기 때문이다. 웬만한 평균인이 느끼는 ‘소음’이 이들에게는 더이상 소음이 아니다. 국토부는 그러나 지난 5월 15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에서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의 ‘김포~대만 가오슝’ 신규 노선 운수권 배분 결정을 내렸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항공업계에 숨통을 틔워준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여기에 양천구의 의견은 단 한 줄도 들어가지 않았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그동안 소음 피해지역 주민들과 지자체는 끊임없이 실효성 있는 공항소음 저감 및 피해보상 대책을 요구해왔음에도 여기에 대한 실질적 보상대책은 없이 국토부가 또다시 주민 동의 없는 일방적 국제선 증편을 결정했다”고 항의했다. 지난 5월 26일 만난 30여 명의 신월 3동 주민들은 “떠나겠다”고 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신월 3동을 빠져나간 상태다.
한 주민은 “이곳은 이미 죽은 마을”이라고 했다. 신월 3동 시장 점포 곳곳에는 ‘임대’라 적힌 종이만 붙어있었다. 주민 김영주씨는 “여기가 집값이 싸니까 사람들이 들어왔다가 석 달을 못 견디고 나간다”고 말했다. 그나마 정부가 이들에게 하는 보상은 여름철 전기료 20만원(5만원×4달) 지급과 에어컨 설치, 방음공사비 지급이다. 20대 국회에서 4월 7일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을 공표, 어린이집을 포함한 노유자시설에 설치된 냉방시설의 전기료 지원을 추가했지만 이들이 원하는 것은 전기료 지원이 아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 ‘2019년 서울시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신월 3동을 선정, 5년간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30여 명의 주민들은 “도대체 누구를 불러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민 유금옥씨(78)는 “있던 사람도 나가겠다는 판에 쓸데없는 데에 돈을 쓴다”면서 “항공기 소음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도시재생이 가능할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은 “박원순 시장이 여기 옥탑방에서 한 달만 살아보면 그런 계획 싹 다 철회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항 소음문제 해결과 도시재생 문제는 병행해서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신월3동은 지나치게 열악하고 노후화된 주택이 많은 데다 경제적 문제 등으로 어쩔 수 없이 계속 살아야 할 사람들을 위해서는 주택성능개선 작업 및 주민편의시설 확충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신월3동을 ‘항공소음 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적절한 이주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적절한 이주대책’ 안에는 만족할만한 이주비용도 포함돼 있다. 공항공사가 신월 3동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집의 집값보다 높은 금액으로 사들이라는 말이다. 주민들의 ‘욕심’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그러기에는 이곳의 집값이 너무 낮다. 비행기가 아파트 옥상을 근접해 지나가는 ‘금호 뜨라네’ 아파트 102.48㎡(31평)의 매매가격은 현재 2억9000만원이다.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같은 크기 아파트 가격은 5억1000만원이다. 2억2000만원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은 ‘공항소음’이다. 건축물 고도제한으로 개발가능성이 낮은 것도 한 몫을 한다. 주민 김나연씨는 “우리가 지금 사는 집을 팔아 공항소음이 75웨클 이하인 인근 지역으로만 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게 이기심은 아니지 않나. 우리가 목동으로 보내달라는 것도, 강남으로 가겠다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실제 영국은 2016년 히드로 공항 확장을 위해 토지매수를 실시하면서 이주가구의 주택은 시장거래가격에 25%의 프리미엄을 보상금으로 지급하고, 이주 및 매입에 따른 취·등록세 및 중개수수료 지원을 했다. 우형찬 서울시의원은 “국토부와 공항공사는 국제선 증설을 즉각 중단하고, 주민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심야시간 비행통제 시간을 강화하고, 85웨클 이상 지역의 토수매수 신청, 손실보상신청시 보상비용을 감정가가 아닌 현실적 이주가능 비용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했다.
文대통령, 비서관 7명 교체… 4년차 靑비서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 31일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탁현민(47) 전 행정관을 임명하는 등 비서관 일곱 명을 교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집권 4년 차 청와대 개편이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안보실 2차장 등 안보 라인 개편을 두고선 여권 내부의 관측이 엇갈린다. 여성 비하 논란으로 비판받았던 탁현민 전 행정관은 이번에 결국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했다.
탁현민 비서관은 과거 책 등에서 "콘돔은 섹스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여자는 가슴에 볼륨이 있어야 하고 가슴골을 적당히 과시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발탁돼 승진까지 한 것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2016년 네팔 트레킹을 다녀오는 등 각별한 신임을 받아왔다. 정의당과 일부 여성 단체는 "n번방 사건 등에 단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라면 탁현민 비서관을 임명하지 말아야 한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탁현민 비서관이 코로나19 대응 이후 높아진 우리나라의 국격을 더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교육비서관에 박경미(55)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보기획비서관에 한정우(49) 춘추관장, 해외언론비서관에 이지수(56) 한국표준협회 산업표준원장, 춘추관장에 김재준(49)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 시민참여비서관에 이기헌(52)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사회통합비서관에 조경호(54) 비서실장실 선임행정관을 임명했다.
박경미 비서관은 민주당 의원 임기가 끝나자마자 청와대로 직행했다. 청와대는 임명 이유에 대해 "국정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박경미 비서관은 2016년 20대 총선 때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이 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이후 친문(親文)으로 활동했다. 그는 작년 11월 유튜브에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직접 피아노로 연주하면서 "월광(月光)이 문 대통령의 성정을 닮았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서초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김재준 춘추관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손혜원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청와대에선 '문고리'로 불리는 1부속실에서 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입성 전까지 살았던 서울 홍은동 빌라를 매입해 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홍은동 빌라는 대통령 퇴임 이후 공적 용도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헌 비서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주로 일했고, 조경호 비서관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측근이다. 탁현민, 한정우, 김재준 비서관은 모두 1970년대생이다.
총선 이후 교체설이 나왔던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은 유임됐다.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했고,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노영민 실장과 김상조 실장이 중요 역할을 했다는 문 대통령의 판단이 있었다고 한다. 작년 1월 임명된 노영민 실장은 재직 16개월째다. 전임 임종석 비서실장의 20개월 재직 기록을 넘길지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서실과 달리 안보실에 대해선 일부 개편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5월부터 근무하고 있는 정의용(74) 안보실장의 거취가 관심사다. 장기 근무와 나이를 감안해 정의용 실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참모들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때 해외 정상과의 연쇄 통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재신임을 받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의용 실장 입지가 더욱 탄탄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보실 개편이 필요하다는 여권 인사들도 있다. 만일 정의용 실장이 교체된다면 서훈 국정원장이 안보실장으로 이동하고, 국정원장에는 김상균 2차장이 내부 승진될 가능성이 크다. 김현종 안보실 2차장 교체 여부도 주목된다.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은 일단 잔류하는 쪽으로 정리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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