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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순서]
사회: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
1. 기자회견 취지 발언 – 반올림 조승규 노무사
2. 집단 산재신청 참여자 및 대리인 발언 – 김OO님(폐암), 송OO님(다발성근염) 대리인 반지모 이상규 노무사 – 산재신청자 목소리 대독 – 한승교님(신부전증) – 고 임한결님(백혈병) 어머님 유정옥님
3. 기자회견문 낭독 – 반지모 이성민 노무사 & 반올림 권영은 상임활동가
* 이후 산재신청서류 접수 (반지모 : 반올림을 지원하는 노무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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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최 :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 문의 : 010-4322-2259 (조승규 반올림 상임활동가/노무사)
[자료1] 반올림 집단산재신청 경과
- 반올림이 제기하는 14번째 집단 산재신청
2007년 6월 1일 고 황유미 유족 첫 산재신청
2007년 11월 20일 반올림 결성
1차 집단 산재신청 2008년 4월 28일 / 박지연 등 4인
2차 집단 산재신청 2010년 5월 13일 / 고 주교철 등 5인
3차 집단 산재신청 2010년 7월 23일 / 오상근 등 3인
4차 집단 산재신청 2011년 6월 29일 / 김미선 등 2인
5차 집단 산재신청 2012년 10월 16일 / 김기철 등 5인
6차 집단 산재신청 2013년 7월 23일 / 손경주 등 10인
7차 집단 산재신청 2014년 1월 27일 / 강OO 등 3인
8차 집단 산재신청 2014년 10월 28일 / 김윤정 등 19인
9차/10차 집단 산재신청 2015년 3월 2일, 31일 / 신효선 등 7인
11차 집단 산재신청 2015년 10월 29일 / 조은주 등 7인
12차 집단 산재신청 2016년 12월 26일 / 신정훈 등 5인
13차 집단 산재신청 2017년 10월 31일 / 정은규 등 5인
[자료2] 전자산업노동자 산재신청 현황
<산재신청 현황> (이번 집단산재신청 포함)
137명 신청 (개별신청 6명 포함)
산재 인정 43 / 불인정 40 / 취하 2 / 각하 1 / 진행 중 51 (+ 재신청 2건)
<주요 신청질병> (5건 이상)
백혈병 33 / 유방암 23 / 뇌종양 12 / 비호지킨림프종 11 / 폐암 7 / 재생불량성빈혈 7 / 갑상선암 5 / 루푸스 5
<산재 인정자 현황>
■ 공단인정(25명)
1. 김지숙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재생불량성빈혈, 2012년 4월 승인)
2. 故김도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2012년 12월 승인)
3. 故김진기(SK하이닉스/매그나칩 청주공장, 백혈병, 2013년 4월 승인)
4. 故최OO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재생불량성빈혈, 2013년 11월 승인) *반올림 외 신청
5. 故박효순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비호지킨림프종, 2016년 6월 승인)
6. 故이경희 (삼성반도체 기흥/화성공장, 폐암, 2016년 9월 승인)
7. 故송유경 (삼성반도체 기흥/화성공장, 폐암, 2016년 9월 승인)
8. 故이미자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ATK), 유방암. 2015년 12월 승인)
9. 김OO (삼성반도체 기흥/화성공장, 불임, 2017년 3월 승인)
10. 오상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뇌종양. 2017년 3월 승인)
11. 김OO (SK하이닉스 청주공장, 비호지킨림프종. 2017년 7월 승인)
12. 김OO (삼성LCD 천안공장, 백혈병. 2017년 7월 승인)
13. 장OO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뇌종양, 2017년 8월 승인) * 반올림 외 신청
14. 김OO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비호지킨림프종, 2018년 4월 승인)
15. 김OO (삼성테크윈 창원공장, 백혈병, 2018. 4월 승인)
16. 김OO (삼성디스플레이 탕정공장, 비호지킨림프종, 2018년 8월 승인)
17. 故이혜정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전신성경화증, 2018년 9월 승인)
18. 성OO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ATK), 유방암. 2018년 10월 승인)
19. 이OO (서울반도체/에스피 반도체, 비호지킨림프종, 2018년 10월 승인)
20. 故김OO (삼성LCD 천안/아산공장, 뇌종양, 2018년 11월 승인)
21. 신OO (삼성SDI 천안공장, 비호지킨림프종, 2018년 11월 승인)
22. 안OO (삼성디스플레이 기흥공장, 백혈병, 2018년 12월 승인)
23. 김OO (SK하이닉스 청주공장, 뇌종양, 2019년 1월 승인)
24. 장OO (LG반도체 청주공장, 난소암, 2019년 1월 승인)
25. 이경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뇌종양, 2019년 2월 승인)
■ 법원인정(18명)
1. 故황유미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백혈병, 2심)
2. 故이OO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백혈병, 2심)
3. 故김OO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백혈병, 2심)
4. 유OO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재생불량성빈혈, 1심)
5. 윤OO (삼성반도체, 다발성신경염증, 3심) *반올림 외 신청
6. 故이은주 (삼성반도체, 난소암, 2심)
7. 김미선 (삼성LCD, 다발성경화증, 2심)
8. 이소정(가명) (삼성반도체, 다발성경화증, 2심)
9. 이희진 (삼성LCD, 다발성경화증, 3심)
10. 김경순 (삼성사외하청 큐티에스, 유방암, 1심)
11. 故이윤정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뇌종양, 3심)
12. 故손경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협력업체), 백혈병, 1심)
13. 故김기철 (삼성반도체 화성공장(협력업체) 백혈병, 1심 조정권고결정)
14. 장OO (엘지전자 평택공장 재생불량성빈혈, 1심)
15. 김민정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백혈병, 1심)
16. 이지영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뇌종양, 1심 조정)
17. 정OO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백혈병, 1심)
18. 박민숙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유방암, 1심)
[자료3] 전자산업노동자 직업병 제보 현황
<제보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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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사업장) |
생산제품 |
제보현황 | |
제보 |
사망 | |||
삼성 |
삼성전자 |
반도체 |
292 |
83 |
LCD (2012년부터 디스플레이로 분사) |
78 |
21 | ||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
370 |
104 | ||
휴대폰,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 |
74 |
28 | ||
삼성전자 합계 |
444 |
132 | ||
삼성전기 |
PCB, 전자부품 |
25 |
17 | |
삼성SDI |
TV브라운관, PDP, 전자부품 |
59 |
16 | |
테크윈, SDS 등 |
IT모듈(칩조립),정밀기기등 |
9 |
6 | |
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
537 |
171 | ||
비삼성 |
SK하이닉스, 엠코(ATK), 페어차일드, 서울반도체, LG전자 등 |
73 |
12 | |
기타 장비업체 (배관포함) |
6 |
2 | ||
총계 |
616 |
185 |
비삼성 |
엠코(ATK) |
반도체 |
23 |
3 |
SK하이닉스 / 매그나칩 |
반도체 |
15 |
3 | |
LG전자 |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
7 |
1 | |
QTS |
반도체 |
3 |
0 | |
ASE코리아 / 세목반도체 |
반도체 |
3 |
1 | |
서울반도체 |
반도체 |
2 |
0 | |
SKC |
2차전지 |
1 |
1 | |
SK실트론 |
잉곳(Ingot) |
1 |
0 | |
ELK |
터치스크린 |
1 |
0 | |
아이엠텍 |
반도체 공정 부품 |
1 |
1 | |
페어차일드코리아 |
반도체 |
2 |
0 | |
(주)화성 |
화학약품 정제 |
1 |
0 | |
세메스 |
반도체 |
2 |
0 | |
기타 |
한국니토옵티칼, 선에디슨코리아, QSI, 에이원 |
4 |
2 | |
기타 |
오리온전자, 현대전자, 롯데전자, 대우전자 |
4 |
0 | |
기타 |
스태츠칩팩코리아, 안산반도체, 동부하이텍 |
3 |
0 |
* 위 제보 수는 현재까지 반올림에 들어온 제보로,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 사례들도 감안해야 함
* 협력업체이나 특정 회사의 사업장에서 근무한 경우 해당 회사의 제보 수에 포함
[자료4] 기자회견문
여전히 남은 문제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는 정말 해결된 문제인가?
반올림은 12년 동안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직업병 실태를 알리고 국가와 기업에 문제해결을 요구해왔다. 2007년 황유미님의 사연이 제보된 이후로, 반올림에는 600건이 넘는 피해제보가 쏟아졌다. 그리고 이번 제14차 집단산재신청자 14명을 포함하여 총 137명의 직업병 피해자들과 함께 산재를 신청하였다.
이번 14번째 집단산재신청을 진행하는 우리의 마음은 무겁다.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는 이제 다 해결된 문제라는 말이 들리곤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러한가. 여전히 우리는 백혈병 등 희귀병의 발병 원인을 모른다. 여전히 우리는 삼성이 어떤 공정에서 어떤 유해화학물질을 쓰고 있는지 모른다. 심지어 우리는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 전체 규모가 얼마나 큰지도 모른다.
우리는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라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만을 겨우 확인했을 뿐이다. 삼성 앞 농성도 끝나고 산재 인정자도 꽤 늘었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문제의 원인 중 그 무엇 하나도 충분하게 밝혀진 것이 없고, 문제의 해결책으로 그 무엇 하나도 충분히 바뀐 것이 없다. 그 결과 지금도 직업병 피해자는 계속 늘어나고만 있다.
12년 전 황유미가 걸렸던 백혈병으로 최근에도 연구원 한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도 그 누가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를 해결된 문제라고 말할 수 있는가.
- 부적절한 잣대를 여전히 들이대는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연구원, 고용노동부
그래도 약간의 진전은 있었다. 전자산업의 경우 과학적, 의학적 지식의 한계로 인해 어떤 병이 왜 일어나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래서 2년 전 대법원은 산재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첨단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정리해보자면, ⓵ 첫째로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명백히 규명되지 않더라도 쉽게 인과관계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⓶ 다음으로 화학물질 노출수준이 기준치 이하라고 하더라도 복합노출에 따른 상승작용을 고려해야한다. ⓷ 그리고 마지막으로 높은 발병률이나 정부의 조사 미흡 또는 사업주의 조사 협조 거부와 같은 사정들은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인정해야 한다.
대법원 판결은 아직 첨단산업의 직업병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회적 한계를 고려한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었다. 그러나 일선 행정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연구원, 고용노동부는 산재 판단에 있어서 부적절한 과거의 잣대를 계속 들이대고 있다. 높은 노출수준, 협소한 의학적 발병원인, 엄격한 입증 등을 피해자에게 요구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되묻고 싶다. 회사는 사업장의 위험요소를 계속 은폐하고 있고, 희귀병에 대한 의학적 지식은 턱없이 부족하며, 재해자에게는 별다른 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그러한 입증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연구원, 그리고 고용노동부는 의학과 과학을 핑계로 내세워서 첨단산업 직업병의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닌지 돌이켜보아야 한다.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사실이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로 인정하지 않은 많은 사건들이 법원에서는 산재로 인정되었다(75%, 소송을 진행한 24건 중 18건 인정, 진행 중인 사건 제외). 또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산재로 인정된 사건들 중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연관성을 인정하였다(6%, 역학조사를 거치고 산재로 인정된 32건 중 2건 인정, 진행 중인 사건 제외). 마지막으로 고용노동부의 재심사위원회는 놀랍게도 아직까지 단 1건도 산재로 인정한 바가 없다.
이렇게 잘못된 것으로 드러난 과거의 판단 기준을 고수하는 것은 신속한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산재보험법의 취지에 맞지 않고, 그 기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허무는 것이기도 하다. 부디 이번 집단산재신청 사건들에 대해서는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연구원, 고용노동부가 그간의 잘못된 관행을 철회하고, 대법원 판례법리에 따라 신속하게 산재를 인정하길 촉구한다.
2019. 3. 4.
제14차 집단산재신청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자료5] 산재신청자 재해경위 및 당사자의 목소리
<재해경위>
- 별지 참조
<당사자의 목소리>
1. 손OO (유방암)
30대에 입사하여 주어진 일을 열심히 했을 뿐입니다. 삼성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사용할지는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각종 화학약품의 역한 냄새가 났지만, 무서움을 모르고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유방암이라는 큰 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육체적인 고통보다 여자로서의 상실감이 더욱 커서 감정을 다스리기가 어렵습니다.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절대 이런 일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꼭 산재가 인정되어 일하면서 받은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싶습니다.
2. 김OO (폐암)
삼성전자에서 9년 가까이 웨이퍼 가공공정 크린룸에서 웨이퍼 불량 검사원으로 일하다 퇴사했다. 결혼 후 육아와 남편 일을 도우며 살았다. 퇴직한지 10년여가 지난 2014년 경 기관지가 안 좋아서 병원에 갔는데 기관지확장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2017년 얼굴에 두드러기가 심해지고 가래에 피가 섞여 나와서 CT검사를 통해 비소세포폐암(선암)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가 뇌와 늑막으로 전이되었다(4기), 수술과 방사선 치료로 종양을 최대한 제거했으나, 뇌에 일부 남아서 현재 항암치료와 함께 추적관찰중이다. 담배를 피운 적도 없고 가족력도 없는데, 갑자기 폐암에 걸렸다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수술과 방사선 치료 등을 하면서 정말 많이 힘들다.
돌이켜 보면 업무가 검사담당이라서, 가공공정에서 일하는 다른 엔지니어나 오퍼레이터에 비해 유해하지 않다고 하여, 안전교육도 없고 위험을 경고하는 일도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크린룸 내 각종 가공공정들 사이에서 검사업무를 수행한 것 자체가 위험한 것이었다. 회사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안전 조치를 충분히 취해주었어야 했다. 회사가 이런 조치를 소홀히 해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니 참담하다. 나 같은 이가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3. 송OO (다발성근염)
다발성 근염은 면역성 질환으로 과로와 스트레스가 발병원인이라고 한다. 불량을 잡아내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동료와 상대 평가하여 6개월 단위로 등수를 낸다. 등수에 따라 상여금 차등지급 및 진급사정에 반영한다. 동료들과 협력관계가 아니라 극심한 경쟁관계로 만들어 스트레스가 정말 심했다. 그리고 크린룸에서 일할 때는 1인 1대의 Repair 장비를 담당했으나, ROS룸으로 나오면서 여러 대를 담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최대 8대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야 했다.
얼마 전 삼성전자 보상위원회는 크린룸에서 일하다 발병한 모든 근로자에게 보상한다고 보도했다.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특정 질병만 보상한다. 다발성 근염과 발병 요인이 유사하다고 알려진 다발성 경화증이나 루푸스는 보상대상이 되나, 다발성 근염은 보상대상이 아니다. 신청도 받지 않는다. 언론에는 모두 다 보상하는 것처럼 떠들고 실제는 특정 질병만 선별하여 보상한다. 명백한 사기다. 직업성 암과 희귀질병을 모두 다 보상해야 한다. 나는 지금 다발성 근염 치료를 위해 복용한 스테로이드 제제의 부작용으로 고관절이 괴사해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하고 회복 중에 있지만 나머지 한 쪽도 진행중이이다. 그곳도 결국엔 인공관절 치환술을 해야 한다고 한다. 통증도 심하고, 언제까지 이렇게 제대로 활동도 못하며 지내야 할지 모른다. 재발이나 악화는 되지 않을지 불안한 상황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차별적 보상으로 더욱 힘들다. 삼성은 보도내용대로 배제 없는 보상을 하여 나 같은 재해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어야 한다.
4. 김OO (만성신부전 / 유방암)
병원을 다니면서 왜 나에게만 이렇게 힘든 일이 생기는지 많이 우울하고 괴로웠습니다.
재직 중에 발병한 질병으로 병가를 자주 사용하게 되면서 삼성으로부터 희망퇴직까지 권유 받아 오랫동안 일하던 직장에서도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를 장애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경제적으로도 가족에게 큰 짐이 되고 있단 생각에 더욱 더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모르고 당하는 억울함이 커서 산재 신청을 결심하게 되었지만, 매달 들어가는 병원비 및 향후 발생할 수술비 등의 경제적 어려움 없이 치료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큽니다.
부디 저의 질병이 산재로 인정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저와 같은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없어지길 바랍니다.
5. 고 임한결 (어머님 유정옥) (급성골수성백혈병)
어느 날 갑자기 건강하던 서른 살 아들에게 백혈병이 찾아왔습니다. 아들의 백혈병 진단은 말 그대로 청천벽력이었습니다. 우리 부부에겐 자식이 단 하나 뿐입니다. 운동을 좋아해 주말에는 축구를 즐기던 아들입니다. 그날도 하나 뿐인 우리 아들은 공을 차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몸에 열이 나길래 단순한 감기일거라 생각했는데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땅이 꺼지는 듯하고 눈앞이 캄캄하여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어 그저 눈물만 흘렸습니다. 참담한 순간이었습니다.
왜 그냥 흔한 병이 아니라 백혈병이라는 희귀병이 우리 아들에게 찾아왔을까를 천번만번 생각해보았지만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본가도 외가도 모두 건강하기에 아들의 백혈병은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저 별일 없기만을 바라며, 다 나아서 건강해지기만을 밤낮으로 기도했습니다. 백혈병에 대한 의학적 지식도, 기초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의사선생님을 믿고 항암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아들은 암 수치를 떨어트리기 위해 무균실에 입원했습니다. 항암을 하는 동안 입맛이 없어 아무것도 먹지 못하며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너무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 제대로 볼 수조차 없었습니다. 자식이 아프면 오장육부의 장기를 다 떼어주고서라도 자식이 빨리 나아 건강하기만을 바라는 것이 모든 부모의 심정일 것입니다. 저희 부부도 그러한 심정으로 아들에게 골수를 이식해 주었습니다.
골수이식 후 경과가 좋아서 아들과 우리 부부는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완치되리라는 굳은 믿음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도 잠시뿐, 병은 재발하였고 아들은 또 다시 암과의 사투를 벌이며 무균실의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습니다. 진단을 받고 1년 동안 고통스럽게 치료해왔지만 폐렴이 합병증으로 와버렸습니다. 그리고 작년 10월, 하나뿐인 우리 아들은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어느 부모나 다 똑 같겠지만 30년 동안 아플세라 다칠세라 애지중지 키웠습니다. 그렇게 다 키워놓은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냈습니다. 가슴을 짓누르는 아픔을 평생 품고 살아야 하는 부모의 심정을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나 건강했던 아들이었습니다. 아들에게 병이 온 다른 이유를 짐작할 수 없습니다. 단지 단 하나, 반도체 산업과 희귀병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아들이 일하러 나갔던 장소가 반도체 공장이었단 사실에 마음이 아렸습니다. 아이가 일을 하다 죽은 것은 너무 슬프지만, 산업재해로 인정받아 왜 우리아이에게 그런 병이 걸렸는지 납득하고 싶습니다.
6. 홍OO (루푸스 / 유방암)
젊을 때 일하다 희귀병을 얻었는데, 젊은 시절이 아픔으로 기억되는 것이 안타깝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 병이 업무로 인한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고, 처음 치료할 때 비용부담이 컸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도 많았고, 때문에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눈치도 보였습니다. 몸에 흉터가 많이 생겨 대인기피증도 생겼으며, 결혼하려고 했던 사람과도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떠올리면 모든 것이 아픔의 기억입니다.
신앙으로 극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으며, 저에게는 상처와 아픔입니다.
7. 최진경 (유방암)
근로복지공단은 산재인정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일피일 미루는 안일하고, 기업우선주의식의 잘못된 행정처리 관행을 개선하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