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상토 계통구매사업을 하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농가비난이 일고 있다.
최근 화성시와 지역농민들에 따르면 시는 올해부터 노동력 및 농업 경영비 절감을 위해 관내 벼 및 원예작물 재배농가에 농업용 상토 44만여포를 전액 지원, 공급했다.
시, 제조업체와 포당 4500원에 매입계약…농가 부담없이 공급 계통구매가격은 평균 6500원…수수료 등 유통마진 '거품' 논란
지난해 못자리용 상토 비용의 70%를 경기도와 화성시가 보조하고 농민은 30%를 부담했으나, 올해는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농민부담 없이 상토를 제공한 것.
이에 시는 기존 농협중앙회 계통구매 형태를 지양하고 올해는 상토 제조업체를 직접 선정, 포대당(40ℓ․경량상토) 4500원에 일괄 매입 계약했다.
시는 농가 수요 조사를 거쳐 읍면별 3~4개 상토업체를 화성시 보조사업 대상 업체로 선정하고 읍면 대표농가(이장단)와 계약을 체결하게 한 후 이들을 통해 직접 정산토록 했다.
이는 올해 농협중앙회 계통구매가인 평균 6500원대(경량상토)에 비해 2000원 저렴하고, 농협중앙회 농가 매출가 평균 7300원대 대비 2800원이나 싼 것이다.
시가 상토 제조업체와 직접 계약을 통해 유통마진을 크게 줄여 경영비를 절감하게 된 것.
문제는 기존 농협중앙회 계통구매 상토가격 거품이 너무 과했다는 결론이다. 이는 각 지역대리점 및 농가공급 운송비, 농협 취급수수료, 판매 장려금 등을 포함한 유통마진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화성시의 한 농민은 “40만여포대를 시가 직접 계약해도 4500원에 하는데 농협중앙회는 거대 물량을 계약하기 때문에 더 저렴하게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취급수수료 등을 감안하더라도 7300원은 너무 큰 폭리를 취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농민은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은 제조업체간 거래를 단순히 계약만 하고 정산업무만 하면서 수수료를 터무니없이 높게 받는다는 건 상도덕에도 어긋나고 농민을 상대로 장사 잇속을 챙기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따라 화성시이장단협의회는 최근 화성시장을 접견하고 이 같은 농협의 불합리한 상토 구매형태를 개선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한 이장은 “도․시비 세금으로 지원하는 상토를 업체와 농협이 과하게 높은 가격으로 책정한 것은 분명 문제”라며 “시장도 이를 인식해 화성시의 사례를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담당부서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협의회는 또 상토 외에도 초기 제초제 및 항공방제 약제 등도 제조업체와 직접 계약한다는 방침이어서 화성지역 농협의 상토․농약 등의 구매․판매사업은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농협 관계자는 “취급수수료는 계통구매 공급 및 관리에 따른 인건비와 기타 경비 등에 사용하고 있다”면서 “일부 농협은 수수료를 농가에 상토 구입비로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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