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지구가 오염이 되듯, 꿈에서도 맑던 달이 인간의 잦은 탐사로 오염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달은 우주의 행성인 달이 아닌, 사랑의 징표라고 해도 틀린 달은 아닐 터, 달은 그 무엇도 될 수 있는 달이므로 시인에게는 꿈이자 상상의 안식처다. 8월도 12월도 달을 가리키는 손도 달에서 보는 지구가 잿빛인 걸로 봐서 달도 머지않아 잿빛으로 보이지 않을까? 이렇듯 사소한 시인의 고민이 한 편의 시에 모티브가 된다는 것은, 놀라운 것이다. 시인은 반복적으로 달에게 미안해하는 것도, 다 이유는 있는 것이다. 식어가는 사랑에도 함부로 재를 날려서는 안 되는 일이다. -박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