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바위꾼이 되게 하소서 ^^
추락의 공포에 떨지 않고 슬립~하고도
"아~ 쓰바.." 입에서 쌍소리 하지 않도록 하소서
후등자가 공포심에 떨어도 친절히 가르치고..
떨어지며 "엄마!"를 찾더라도 빌레이를 놓아버리지
않는 너그러움을 갖게 하소서
등반 중 추월하는 넘이 있어도 일단 참을 줄 알며
그 넘이 설치하고 간 프렌드를 살짝 뽑아
놓을 줄 아는 재치를 갖게 하소서.
등반 중에도 옆 루트 등반자를 살피는
날카로운 안목을 기르게 하옵시고
여자라면 일단 몸매가 되더라도 안면을 깊이 살피는
신중한 안목을 갖추게 하소서.
"낙석! 낙비!"를 만나면 일단 벽에 납작하게
붙는 요령을 키우게 하시고
떨어진 장비가 있거든 신속히 하강하여
선점할 수 있는 순발력을 갖게 하소서
나를 시험하고자 하는 무리들이
"여기.. 계단이야, 버스손잡이도 있어"
하더라도.. 감언이설에 속지 않고
"여기 살벌나.. 뺀뺀이야"로
새겨 들을 수 있는 판단력을 갖게 하소서
야바위, 물바위를 겁내지 않는 열정을 주옵시고
발목 한 번 부러졌다고 등반을 포기하지 않는
백절불굴의 투지를 갖게 하소서
술잔은 역시 돌릴 때 기쁨이 두 배가
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하옵시고,
돌아가는 술잔에 고춧가루 빠뜨려도
못본척하고 마실 수 있는 관대함을 갖게 하소서.
등반 후 정상주 한 병을 즐길 줄 아는
풍류를 알게 할 것이며
밤새 마시고 나서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맞는
기쁨을 깨닫게 하소서
물이 없어 소주를 부어 지은 밥이라도
일용할 양식이 있음에 감사할 줄 알게 하시고
남은 밥 고통분담 할 때도 뒤로 빠지지 않는
동료애를 갖도록 하소서
내가 아끼는 후라이팬을 포크로 긁는 넘이 있어도
일단 참을 줄 알게 하시고
잠자고 있는 우모침낭에 가스랜턴을 살짝 들이밀어..
그 넘을 오리로 만드는 지혜를 갖게 하소서
침낭속에 휘발유 뿌리고
라이터를 갖다 대며 깨워도 묵묵히 참고
"형님이 설마 진짜로 불 붙이랴.." 하고
끝내 버틸 줄 아는 인내심을 갖게 하소서.
산악회 모임 있는 날은 회사일 제쳐 두고
나갈 줄 아는 결단력을 갖게 하옵시고
1차만 먹고 도망가는 넘이 있더라도
"그러려니.."하고 이해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해 주시옵소서
.... 이에 간절히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출처 -후배넘 불러그
카페 게시글
◆ 자 유 로 운 글
이런 바위꾼이 되게 하소서.
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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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0
08.12.18 16:4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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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직도 조금 남아있는 발의 마비만 풀리면~ 저도 바위꾼들과 어울려보고 싶습니다~ 특히 한산님과 설악에 가고 싶습니다~ 오래오래~^^
후후후 멋진 말들이군요...
회사일 제처두는 바위꾼은 아니되옵니다 짤리면 갈대두 없잖아요~ㅎ